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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벨기에도 국왕도 예술에 빠져 있다

2019.03.27

[뉴스1] 윤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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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여행의 필수 코스 '플랜더스 지역'
2020년까지 진행하는 마스터스 캠페인 주목

브뤼셀 왕립미술관

필립 벨기에 국왕이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방한하면서 '벨기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벨기에 국왕으로서 방한은 27년 만이며, 새 정부 들어서 유럽 왕실 인사로는 최초의 국빈 방한이다.

벨기에는 한창 '예술'에 취해 있다. 지난해부터 플랜더스 지역을 중심으로 벨기에의 문화 예술적 가치를 보다 널리 알리고자 '플랜더스 마스터스'(Flemish Masters) 캠페인을 전개되고 있다.

필립 국왕이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캠페인이 더욱 특별하다. 국왕은 2017년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비서실장이 퇴임할 때 본인이 직접 그린 비서실장의 초상화를 선물했을 정도다.

따라서 지금 벨기에를 간다면 '플랜더스'로 가야한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플랜더스관광청 제공

◇유럽 유명 화가들의 주 무대, 플랜더스 지역

플랜더스는 중세시대 화가들의 로망으로 꼽혔던 벨기에 북부를 통틀어 일컫는다. 수도 브뤼셀(Brussels)을 비롯해 브뤼주(Bruges), 앤트워프(Antwerp), 겐트(Gent), 루뱅(Leuven) 등 벨기에 6대 예술 도시가 플랜더스에 속해있다.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플랜더스는 상업이 번성하며 문화에 있어서도 유럽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이에 유럽 각지에서 모여든 화가들의 예술적 자양분이 됐다.

이러한 과거는 오늘날 플랜더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어떤 그림도 사소하게 여기지 않고 모든 예술 작품에 높은 가치를 두는 풍토가 그대로 남아있다.

역사 속 플랜더스는 이처럼 브뤼헐(Brueghel), 루벤스(Rubens), 반 에이크(Van Eyck) 등 뛰어난 화가를 배출하며 플랑드르 화파라는 유산을 남겼다.

이 화가들을 플랜더스가 낳은 거장이라는 의미로 플랜더스 마스터스(Flemish Masters)라 부른다. 중세시대 거장의 삶으로 걸어 들어가 그들의 시공간을 공유할 수 있는 도시, 그곳이 플랜더스다.

플랜더스 마스터스 캠페인은 2020년까지 벨기에를 대표하는 세 명의 미술 거장을 중심으로 벨기에의 명소를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과 친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겐트 미술관

◇브뤼헐의 작품이 숨쉬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

올해는 16세기 화가 브뤼헐의 서거 450주년을 맞아 그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특히 브뤼셀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지는데, 이는 브뤼셀이 브뤼헐의 작품으로 알려진 40여 개 그림 중 무려 3분의 2가 그려진 곳이기 때문이다.

브뤼헐은 그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 기록된 것이 많지 않고 알려진 작품 수도 적어 비밀스러운 인물로 남아있지만, 올해는 그의 세계를 가장 가까이 접할 기회다.

벨기에 브뤼셀 왕립미술관(Royal Museum of Fine Arts of Belgium)에는 브뤼헐 컬렉션의 상설 전시와 더불어 여러 특별 전시가 준비돼 있다.

작품 속에 들어간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브뤼헐 박스(Brueghel Box)에 들어가면 벽 3면에 걸쳐 작품이 투영되는 공간에서 그의 수수께끼 같은 풍속화를 구석구석 살필 수 있다.

브뤼헐이 묻힌 브뤼셀 성모마리아 성당(The Church of Our Lady of the Chapel)에서도 그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다. 브뤼셀 인근에 있는 지방 딜빅(Dilbeek)에서는 브뤼헐의 관점에서 풍경화가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투어형 전시가 올해 10월까지 이어진다.

앤트워프

◇고전적인 화려함으로 반짝이는 도시, 앤트워프

앤트워프는 17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 루벤스의 고향이다. 그가 화가로 성장한 것도, 화려한 경력을 쌓은 후 생애를 마친 것도 모두 앤트워프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80%가 거쳐 간다는 앤트워프는 세계 다이아몬드의 수도로도 불리는데,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석 가게들과 도심 곳곳을 수놓는 루벤스의 흔적이 오늘날까지 도시를 빛내고 있다.

한국에서도 앤트워프 다이아몬드를 만나볼 기회가 있다.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진행되는 벨기에 라이프 페스티벌에서는 앤트워프 월드 다이아몬드 센터(AWD)가 한국의 주얼리 업체인 골든듀와 앤트워프의 3개 다이아몬드 관련 업체가 합작한 '다이아몬트 커팅' 3종을 선보인다.

루벤스의 집

루벤스의 삶을 돌아보는 여정에 그의 생가에 들어선 미술관 루벤스하위스(Rubenshuis)는 필수 코스다. 이탈리아에서 돌아온 이후 루벤스와 그의 가족이 생활한 궁궐 같은 저택은 부유했던 루벤스 집안의 일상을 보여준다.

100여 명의 조수가 함께 작업했던 작업실에는 루벤스는 물론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고, 그가 사랑했다던 자택 내 정원은 고요한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앤트워프 성모마리아 대성당(Cathedral of Our Lady)에서는 루벤스의 대표작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섬세히 조각된 화려한 외관과 루벤스의 작품 '십자가를 세움'(The Elevation of the Cross)과 '십자가에서 내림'(The Descent from the Cross) 등은 경이로운 조화를 이룬다.

여름에 벨기에를 찾는다면 매년 8월 그를 기념하여 열리는 중세시대 테마의 시장 루벤스 마켓(Rubens Market)도 찾아볼 가치가 있다.

겐트 도시 풍경

◇아름다운 과거와 활기찬 현대가 공존하는 곳, 겐트

겐트에서는 수백 년간 자리를 지켜온 운하와 거대한 저택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중세도시를 연출한다. 크고 작은 전쟁을 거치면서도 보존된 옛 모습 속에서, 세계 최초로 안료에 기름을 섞는 유화 기법을 고안한 것으로 유명한 얀 반 에이크의 뚜렷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16세기에 세워진 성 바보 성당(St. Bavo Cathedral)은 후베르트와 얀 반 에이크(Hubert and Jan van Eyck) 형제가 그린 제단화 '신비한 어린 양에 대한 경배'(The Adoration of the Mystic Lamb)를 소장하고 있는데, 작품은 현재 단계적으로 복원되는 과정에 있다.

성 바보 대성당

완전체의 제단화가 비로소 제 자리를 찾는 2020년, 플랜더스 마스터스 프로그램의 테마는 바로 반 에이크이다.

고풍스러운 이미지로 대표되는 겐트의 이면은 현대의 거리 예술로 채워지는 중이다. 그라피티(graffiti)는 겐트에서 합법적인 예술 행위로, 전 세계에서 온 예술가들이 거리 곳곳에 작품을 남긴다. 그라피티로 그려진 반 에이크의 제단화도 만나볼 수 있다.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겐트 미술관(Ghent Museum of Fine Arts)에서는 반 에이크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회도 열린다고 하니, '중세의 맨해튼'으로 불렸던 겐트의 도시적 면모가 되살아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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