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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노은님 前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교수 별세…향년 76

2022.10.1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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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019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노은님 작가.

천진난만한 그림을 그렸던 화가 노은님이 18일 독일에서 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76.

1946년생 파독 간호보조원 출신으로 독일에서 우연하게 화가로 데뷔 국제적 명성을 누렸다.

고인은 1946년 전주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사업가 아버지 덕분에 유복하게 자랐지만, 중학교 2학년 때 집안이 기울었다. 갑자기 어머니마저 돌아가면서 생업 전선에 나서야 했다. 경기 포천 면사무소에 취직해 결핵 관리요원으로 일했다. 가난을 이기려고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의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다.

그러다 감기에 걸려 출근을 하지 못한 그의 집을 병원 간호장이 방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그림을 보게 된 것을 계기로 병원 한쪽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세상에 없던 그림을 그리는 동양 화가', '동양의 명상과 유럽의 표현주의를 잇는 다리'라는 평을 얻었다. 전시를 본 함부르크 국립미술대학 티먼 교수 추천으로 27세에 미대에 진학했다.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정교수로 임용되어 20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또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작품이 수록된 국제적인 화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9년 11월에 독일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영구 전시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해당 미술관에서 영구 전시관을 개관한 비독일 출생 작가로는 노은님이 유일하다.

물고기와 새, 꽃 등의 자연물을 소재로 생명이라는 주제로 '무위자연(無爲自然)'에 충실했다. 회화 속 생명체들은 단순하고 거친 선들로 그려졌지만, 일필휘지의 붓놀림이 만들어 낸 원초적인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2019년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던 고인은 "생각이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그냥 시작하면 저절로 붓이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지난 6월 서울 가나아트 보광에서 연 '마리타가 만든 정원' 개인전이 마지막 전시가 됐다. 유족으로는 독일인 남편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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