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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그림은 수신과 치유의 도구"...'박서보 미술관' 제주 서귀포에 첫 개관

2023.03.05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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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메리어트 호텔 안에 건립...올 상반기 개관
스페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 설계

【서울=뉴시스】박서보 화백, Photo By An, Ji Sup

'단색화' 거장 '묘법' 박서보(92)화백의 이름을 단 '박서보 미술관'이 제주도에 생긴다.

제주도 저지리 예술인마을에 있는 박서보 작업실과는 별개다.

제주 서귀포시에 새로 문을 여는 JW메리어트 호텔에 들어선다. 최근 JW메리어트 호텔은 올 상반기 서귀포시에 호텔을 개장하고 스페인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71)가 설계한 '박서보 미술관'(가칭)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박서보 미술관을 설계하는 건축가 페르난도 메니스는 지난해 11월 제주도에 내한 "서귀포 JW 메리어트와의 첫 만남은 박서보 작품 전시장을 설계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고 왔다"며 "박서보 작품을 매우 좋아한다. 박서보 작품은 스페인에서도 잘 알려져 있어서 그와 친분은 없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서 그를 알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스페인령 테네리페 섬의 산타크루즈시를 본거지로 활동하는 건축가로 폴란드 토룬에 있는 콘서트홀 ‘CKK Jordanki’를 설계했다.

[서울=뉴시스] 박서보 화백. 사진=조현화랑 제공.

"손상된 것을 다시 회복시키는 작업을 좋아한다"는 페르난도 메니스의 건축 철학에 박서보 화백도 화답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메니스의 설계안을 본 박 화백은 “그의 건축 작품들을 처음 봤을 때 이 사람이다 싶었다. 우리 둘은 좋은 궁합이다”고 했다.

JW메리어트 호텔 '박서보 미술관'은 제주 앞바다 범섬이 보이는 위치에 세워진다. 나지막하고 경사진 형태의 작은 건물이 바다와 섬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관이 단지 작품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공간에서의 경험, 나아가 지역성과의 조화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박 화백의 확고한 철학을 반영했다.

JW메리어트 호텔은 오는 14일 '박서보 미술관' 기공식을 개최한다. 그동안 '박서보 미술관'은 고향인 경북 예천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박서보 미술관' 건립을 제안해왔지만 결실을 맺어 정식 개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뉴시스] '권태를 모르는 위대한 노동자'(인물과사상). 미술심리치료사로 활동하는 박 화백의 딸 박승숙씨가 펴낸 '권태를 모르는 위대한 노동자' 책은 딸이 쓰는 화가 아버지의 진짜 모습을 담아냈다.영문 번역판이 웹북 형태로 발간되어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됐다.

한편 박서보 화백은 최근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술인들의 안타까움속 그는 "안부 전화하지 마라. 나는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며 “사는 것은 충분했는데, 아직 그리고 싶은 것들이 남았다. 그 시간만큼은 알뜰하게 살아보련다”며 화가로서 생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노쇠해졌지만 '그림은 수신과 치유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그 말의 뜻을 더욱 새기고 있다.... 박서보는 '아무래도 살기 위해 다시 작업을 해야만 한다'고 말하며 다시 작업실에 있다. 구순을 바라보는 그의 머릿속은 하루 종일 작업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으며, 창조 욕구로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박서보는 팔의 힘을 기르기 위해 캔버스를 직접 만들고 망치질을 한다. 집게로 캔버스 천을 잡아당긴 날이면 손은 어김없이 떨려서 들고 있는 수저로 저녁 테이블을 두드리는 드러머가 된다. 사실 아무도 그가 작품을 끝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필을 깎는 그의 떨리는 손에는 무기를 닦으며 전쟁터로 나갈 준비를 하는 노장의 비장함이 서려 있다."(책 권태를 모르는 위대한 노동자 중에서)

[서울=뉴시스] 추정가 9억~15억원, 박서보, 묘법 No.200~86, pencil and oil on cotton, 165.0×260.0cm(200), 65.0×102.4in, 1986.

국내를 넘은 단색화 거장으로 세계 미술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박 화백은 지난달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화이트 큐브(White Cube) 갤러리 개인전을 열고 있다. 1970년대 초기 ‘묘법’부터 최근작 화사한 '묘법'까지 선보이는 전시로 4월1일까지 전시한다. 화이트 규브갤러리는 영국 런던이 본점으로 뉴욕·파리·홍콩 지점을 가진 세계 정상급 갤러리 중 하나다.

박서보 화백 2016년, 2017년 영국 런던 화이트큐브에서 개인전을 가진 바있다. 2016년 1월 단색화 거장으로 영국에서 처음 열린 개인전은 런던이 떠들썩할 정도로 화제가 됐고, 두번째인 2017년 개인전때에도 전시가 끝나기 전에 '완판'사태를 일으켜 런던에서 '박서보' 이름은 단색화 브랜드가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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