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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매립지공사, 테마파크 때문에 조형박물관 ‘팽’ 시켰다”

2020.10.14

[뉴스1] 강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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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담당자 “박근혜 아시안게임 공약 활용 목적” 주장
매립지공사 “협약서 내용 해석의 차이 있을 수 있다”

업사이클 삼족오(왼쪽)가 매립지공사에서 방치돼 원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독자 제공)© 뉴스1

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공사가 환경조형박물관을 유치한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사업 이행에만 활용하고 위탁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뉴스1 10월13일 보도) “인천아시안게임에만 활용하고 조형박물관을 폐기시키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매립지공사가 설립한 드림파크문화재단에서 조형박물관 유치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매립지공사가 조형박물관을 속인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A씨는 2013년 2월부터 경기 양평군에 있던 조형박물관을 매립지 내 녹색바이오단지로 유치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A씨의 주장을 종합하면 매립지공사는 2013년 5월31일 조형박물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4개월여 만인 같은 해 9월25일 조형박물관 소유 조형물 75점을 매립지로 이전했다.

이 협약은 매립지공사가 박 전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 추진했다.

매립지공사가 2013년 8월 작성한 문서 ‘환경재생조형작품 등 이전·설치 위탁계획’ 큰 제목 밑에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문화콘텐츠 지원 대통령 공약사업’이라고 적혀 있어 이 사업이 박 전 대통령 공약사업임이 드러난다.

협약은 매립지공사가 조형물을 기증받고 조형물 관리·환경체험 프로그램 등 ‘운영’은 조형박물관에 위탁하는 내용이며 최초 10년, 이후 5년씩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매립지공사는 또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양측은 조형박물관이 담당할 ‘운영’의 범위를 ‘조형물 등을 관람객 및 일반인에게 전시, 안내, 교육, 홍보, 유지보수, 수선, 관리 및 재배치, 인력운영 등 일련의 행위’로 폭넓게 정했다.

매립지공사가 이런 전반적인 내용을 조형박물관에 위탁하고 운영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위탁계약 체결이 필수이지만 차일피일 미뤄졌고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A씨는 위탁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이면에 매립지공사가 당시 추진했던 ‘테마파크사업’이 있다고 의심한다.

매립지공사는 2014년 9월18일 세계적인 규모의 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투자자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5조1000억원을 들여 515만㎡ 규모에 워터파크와 MCM 리조트, 백화점, 쇼핑몰, 복합상업단지 등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이 테마파크 예정부지 중심부에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박물관 건립이 예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조형물들과 건립 예정인 박물관이 테마파크를 조성하는데 걸림돌인 셈이다.

A씨는 “매립지공사가 테마파크사업을 위해 조형박물관 측과 위탁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아시안게임까지 활용하기 위해 박물관을 속이고, 어르고 달래면서 끌고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매립지공사는 “협약서 상 해석의 차이가 있다. 담당자로부터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며 답변을 미뤘다.

대부분 환경작가 이환씨가 제작해 매립지공사에 기증한 조형물 중에는 폐타이어와 페트병으로 만든 ‘새천년의 문’, 폐자전거를 활용한 ‘업사이클 삼족오’ 등 중·고교 교과서에 실릴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도 많았다. 특히 새천년의 문은 1999년 개최된 하남 국제환경박람회에서 박람회장 관문으로 장식되기도 했다.

매립지공사가 위탁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동안 이들 작품들은 쓰레기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몸을 부딪치면 힘의 강도를 알 수 있도록 제작된 ‘내 몸의 파도’라는 작품은 페인트가 다 벗겨져 형체만 남았고 페달을 밟아 페트병을 쏘아 올리는 ‘로켓파크’는 하얀 철기둥에 녹이 잔뜩 슬었다. 또 다른 작품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고 일부 작품은 구석에 처박혀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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