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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예술은 이론을 초월하는 묘미…'수화와 우성, 70년 만의 재회'

2022.10.1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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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화'와 '불각'...‘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종영미술관, 두 작가 화업 고찰 전시 13일 개막

[서울=뉴시스]김종영미술관

“늘 생각하라. 뭔지 모르는 것을 생각하라.”(김환기)

"예술의 목표는 통찰이다."(김종영)

수화 김환기(1913~1974)와 우성 김종영(1915~1982)은 ‘한국추상 미술의 선구자’로 불린다. 회화와 조각에서 20세기 한국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이다.

둘은 서울대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김환기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이 개교한 1946년 제2 회화과(서양화과) 교수로, 김종영은 1948년 조소과 교수로 부임했다. 하지만 김환기는 1950년 전쟁 전에 교수직은 사임했다. 2년간 같이 교수로 근무했던 인연은 이어졌다. 6·25동란 중 김환기는 창원 고향 집으로 피난 온 김종영을 만나러 왔다. 김환기가 ‘해군종군화가단’으로 활동하며 진해에 들렀을 때로 추정된다.

김종영미술관 박춘호 학예실장은 "당시 김환기는 진해에서 창원 소답동까지 배낭을 메고 산을 넘어 그 먼 길을 걸어왔다고 전해진다"며 "전쟁 중인 1952년 김환기는 홍익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겼고, 김종영과 김환기는 이후 개인적으로 만났다는 기록은 없다"고 했다. 이 고리를 엮어 70년이 지나 김환기와 김종영을 다시 만나게 한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뉴시스]김환기, '무제', 종이에 연필과 과슈, 20x32cm, 1958, 환기미술관 소장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수화(樹話)와 우성(又誠), 70년 만의 재회' 전을 13일 개막한다.

본관 3개 전시실을 시간순으로 '프롤로그', '실험과 모색(소재, 형식)', '종합(점화(點畵), 불각(不刻))'이라는 제목으로 구성했다. 각 전시실에는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한 작품과 글도 선보였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한국추상미술의 선구자’라고 하지만, 두 작가의 화업(畫業)에 대한 고찰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전시를 준비하면서 두 작가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작업에만 매진한 두 작가는 동년배 작가 중에서 글을 많이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김환기는 뉴욕에서 유명을 달리하기 얼마 전 일기에 “일하다가 내가 종신수(終身囚)임을 깨닫곤 한다. 늦기는 했으나 자신은 만만.”이라고 적었습니다. 그전 일기에도 이런 심정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한편 김종영은 언젠가 주변에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나눌 동료가 없으니, 작업에 매진해야겠다는 다짐을 비망록으로 남겼습니다. 한마디로 이들은 ‘신독(愼獨)’ 하는 자세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그 결과 지천명이 되어서 ‘점화’와 ‘불각의 아름다움’의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의 여정은, 작품이 상품이 된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참으로 큽니다."

박 실장은 "20세기 초 유럽에서 추상미술이 태동하던 상황에 빗대어 김환기와 김종영의 추상을 살펴본다면, 한편의 서정시(抒情詩)라 할 수 있는 김환기의 ‘점화(點畵)’는 ‘뜨거운 추상’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고, 김종영이 지향한 ‘불각(不刻)의 아름다움’은 ‘차가운 추상’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종영, '풍경', 76×54cm, 종이에 먹과 수채, 1960, 김종영미술관 소장

[서울=뉴시스]김종영미술관, 수화(樹話)와 우성(又誠), 70년 만의 재회 전시 전경.

전시는 두 작가의 추상을 대변하는 ‘점화’와 ‘불각’이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그리고 ‘점화’와 ‘불각’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전시실 '프롤로그'는 두 작가의 자화상으로 시작한다. 공통 추상의 작품 뿐만 아니라 미술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는 거장들의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예술은 이론을 초월하는 데 묘미가 있다.”(김환기)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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