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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변화무쌍한 유희 즐기는 이헌정, 사람과 주변에 주목

2015.04.15

[뉴시스] 유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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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정 'Self-portrait'(95×46×160(h)㎝, 세라믹, 장작가마소성, 철조, 2015) 2015-04-15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화무쌍한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이헌정이 ‘사람’으로 눈을 돌렸다. 정확히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그 주변의 것들에 대한 애정’이다.

그가 15일부터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아트사이드에서 ‘사람’을 주제로 긴 여정을 시작한다. 그는 “몇 년에 한 번씩 터닝포인트가 되는 전시가 있었는데 이번이 그 시점”이라며 “‘인간’이라는 하나의 관심으로 시작하는 첫 번째 전시”라고 소개했다. “10~20년은 이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은 ‘움직임’ ‘욕망’ ‘사랑’ ‘가족애’ 등의 소주제를 내세워 풀어낼 계획이다.

이헌정 'Animal'(42×90×95(h)㎝, 세라믹, 장작가마소성, 2014) 2015-04-15

전시장 한쪽 벽면에 생뚱맞게 보일 수 있는 자신의 나체가 담긴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이는 그의 앞으로 작업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다. “어떻게 보면 이번 전시의 중요한 키(key)가 될 것 같다”며 “나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근거가 하나는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걸어놨다”고 웃었다.

도예와 조각, 건축 등을 공부했으나 그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매체는 세라믹이다. “(세라믹 작업 할 때는)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할 정도다.

미술가 이헌정 2015-04-15

전시장 윈도갤러리에는 세라믹 몸체에 철제 팔이 붙은 ‘셀프-포트레이트(Self-portrait)’란 작품이 세워졌다. 자신의 자화상으로 분노의 예술가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예술가에게 새로운 자극은 분노와 외로움이다. 밑바닥을 쳐야 새로운 작품이 나온다”는 주의다. 큰 작업을 앞두고 주변 사람들과 싸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약처럼, 나를 극한으로 몰고 간 다음 나온 결과물에 희열을 느낀다”며 껄껄거린다. “분노의 대상은 없다. 나 스스로 만들 뿐이다.”

전시장 한쪽에는 집의 형태를 설치했다. 이는 자신의 귀환을 보장하는 장소를 의미한다고 했다. 여행을 통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는 그는 “여행이 존재하는 이유가 귀환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라며 “귀환이 없으면 방황이 돼버린다. 집 콘크리트에 ‘캠프 A’라고 각인해 놓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헌정 '백자항아리'(45×40(h)㎝, 세라믹, 장작가마소성, 2014) 2015-04-15

이번 전시에는 자화상뿐만 아니라 인간의 코를 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동물 등 다양한 표정의 동물 도자도 나왔다. 특대형부터 실내에서 의자처럼 쓸 수 있는 작은 동물 도자까지 크기도 다양하다. 최근 미국 레지던시에서 작업한 신작 중에는 도자기를 빚어 채 마르기 전에 총으로 쏴 구멍을 낸 작품도 포함됐다. 색도 제각각이다. 그 외에 생활자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그릇과 가지각색의 달항아리,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작품들은 우연한 효과로 얻어진 결과물들이다. 가마에 굽는 과정에서 색이 변해도, 줄어들어도, 갈라져도 개의치 않는다. 기교와 짜인 틀 보다 작업하면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사건, 그런 즐거움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시는 ‘퍼스니지(Personage)’란 제목으로 5월12일까지 이어진다. ‘사람’에 대한 그의 애정이 어떻게 작품으로 드러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02-725-102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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