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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현실과 꿈 사이, 익숙함과 낯섦…P21, 박성소영 개인전 '천산수몽'

2023.02.20

[뉴스1] 김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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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간, 자연물들과의 관계와 경이로운 사건의 시각화…4월1일까지

갤러리 P21에서 4월1일까지 열리는 박성소영의 개인전 '천산수몽' 모습. (갤러리 P21 제공)

멀리서 수평선을 보면 하늘과 바다의 경계를 구분할 수 없듯, 박성소영의 작품에서는 형태의 경계는 사라지고 색이 존재를 드러낸다.

붉은 노을로 물들어가다 시시각각 검게 변하는 저녁의 하늘처럼 배경과 대상이 섞여 화면을 채우고, 이를 모를 어느 별의 표면처럼 반짝인다.

문명 이전의 풍경인지, 언젠가 맞이할 그 끝의 풍경인지 알 수 없지만 언젠가 데자뷰처럼 기시감과 최초의 발견이 주는 생경함이 동시에 다가온다.

박성소영은 우리 존재 탄생을 가능하게 했던 궁극적인 질서 안에서 형성되는 자연과 인간, 자연물들과의 관계와 경이로운 사건을 시각화한다.

과거와 미래가 분화되지 않은 채, 고대인 동시에 미래일 수 있는 비선형적 시간의 축이 작동하는, 태고의 시공간이 상정된다. 이 때에 그의 천(天), 산(山), 수(水), 몽(夢)에서 우리는 현실과 꿈 사이에 있듯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작품에서 뚜렷한 대상을 구성하지 않음에도 숨 쉬는 생명체나 고요한 정물 같기도, 원시의 암석이나 바다와 같은 초자연적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광활한 공간감과 어우러지는 점성 강한 유화 물감과 분말처럼 느껴지는 금속성 안료의 조화는 근원적인 광물질의 인상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처럼 오지 않은 미래까지 상상케 한다.

그의 그림 속 장면들은 물질의 발생 지점으로 거슬로 올라가되 그것으로부터 다시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초시간적 시점을 제시한다.

시간뿐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관계도, 하늘과 태양, 물 등 자연 요소를 암시하는 듯한 형태는 파편화된 신체 일부와 혼재되어 몽환적인 이미지로 연출된다. 반짝이며 녹아 내리는 화면 속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면서, 천지만물과 사람은 본래 한 몸이라는 만물일체 사상을 떠올리게 한다.

박성소영의 이같은 작품들은 오는 4월1일까지 서울 이태원에 있는 갤러리 피투원(P21)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명은 '천산수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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