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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박지성 장모' 오명희 화백, 베니스에서 특별전 연다

2022.04.0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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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23일 개막
ECC 초청, 팔라조 모라 ‘퍼스널 스트럭쳐서 개최
빛 바랜 가족 사진첩에서 시작된 신작 연작 공개
화려하지만 애잔한 한의 정서 담아..."희망과 온기" 전해

[서울=뉴시스]The days were snowy but warm, 300x227cm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소리꾼 장사익의 절절한 노래 '봄날은 간다' 같은 작품이 휘날리는 봄바람을 타고 이탈리아 베니스로 날아간다.

'스카프 화가'로 유명한 오명희(수원대 명예교수)화백이 유러피안컬쳐센터(ECC·European Cultural Centre)의 초청으로 오는 23일부터 베니스 팔라조 모라(Palazzo Mora)에서 열리는 ‘퍼스널 스트럭쳐(Personal Structures)에서 특별전을 갖는다. 오 화백은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의 장모다.

2022 베니스 비엔날레와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의 주제는 ‘반영(Reflections)’. 오 화백은 이 전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를 역사적인 시선으로 담담하게 해석한 작품을 준비했다.

한국전쟁 종식과 함께 찾아온 여성들의 해방의 시대에 대한 한국인 집단의 기억을 그린다. 옛날 사진첩에서 끌어낸 사진으로 만든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 등의 연작을 새롭게 선보인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공명하는 여성적 정서를 흐드러진 벚꽃과 함께 담아내 화려하지만 애잔한 한의 정서를 전한다.

[서울=뉴시스]The days were snowy but warm, 450x227cm여성의 이미지: 작가는 단아한 단색 치마를 입은 전통적인 한국 여인의 한쪽에는 노출 심한 옷을 걸친, 당당하고 자유분방한 먼로를, 다른 한 쪽에는 한국 페미니즘의 선구자이자 작가 및 예술가인 나혜석을 나란히 배치했다.

옛날 가족 사진 등에 꽃과 새를 그려 넣은 화조 기법의 멀티미디어 작품을 선보인 오 화백은 유교 사상이 내재된 한국의 남성 중심 사회의 역사적 현실에 맞서는 한국 여성의 이야기를 전한다.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 작품에는 1954년 마릴린 먼로의 주한 미군 방문 당시의 이미지와 그와 대비되는 단색의 한복을 차려입은 전통적인 한국의 여인, 그리고 한쪽에는 한국의 선구적인 페미니스트이자 작가, 예술가인 나혜석을 병치했다.

전시의 제목은 마릴린 먼로의 인터뷰 중 한 대목에서 따왔다. 당시 1만7000명의 미군 앞에서 가졌던 위문 공연을 두고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고 회상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번 작품은 빛 바랜 사진첩에서 시작되었다"는 오 화백은 "역사 속 한국 여성들이 오랜세월 공유하던 ‘서러움의 서사’에 도전장을 내밀고, 우리가 하나의 끊기지 않는 경험을 공유하고 살고 있으며, 그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The days were snowy but warm, 450x227cm한국 가족의 모습: 작가는 시아버지의 사진첩에서 발견한 가족 사진의 양쪽에 각각 ‘본처’와 ‘첩’을 배치하여, 무리의 힘을 발산하는 남성들의 모습과 고독한 여성의 모습을 대비시켰다.

오 화백은 이전 작품에서도 날아가는 스카프의 이미지를 통해 자유의 열망을 표현해왔다. 1990년대 초 야생화 핀 들판 위를 날아다니는 생명력 넘치는 스카프가 특징인 작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작품은 스카프 속에 있는 꽃이나 새 무늬들이 스카프 밖으로 나와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넘친다.(작품은 실제로 봐야 화려한 삶의 환희를 느낀다)

오명희 화백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삶의 지속 가운데 봄날은 오고 간다"며 "내 그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생에서 꽃을 피우는 봄의 희망과 온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미술축제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전 세계 미술인들과 만나는 오명희 특별전은 11월27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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