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를 맞아 금산갤러리에서는 오는 1월 16일부터 2월 9일까지 서정희 작가의 개인전 <성유>를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작가의 신앙적 고백으로서의 ‘성유: 기름 부으심’을 모티브로 종교적 숭고함을 통한 영혼의 치유와 회복을 염원한 28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정희 작가는 그동안 다양한 판화 기법과 사진 등 복제 기술을 창작의 주요 매체로 사용해 왔으나, 이번 전시작품들은 주로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제작하였다. 더불어 2점의 렌티큘러 작품들은 기존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개의 이미지가 교차하고 변화되는 움직임의 효과를 내며 ‘기름 부으심’의 순간적인 역동성을 잘 나타내 보인다. 렌티큘러를 이용한 특유의 효과는 빛의 순간성과 영원성을 포착하며 우주적 신비감을 극대화했으며, 형용할 수 없는 찬란한 빛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서정희의 빛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종교적 사유의 범주 안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최근 작품에서 자주 나타나는 금gold leaf은 히브리어로 빛을 상징한다. 작가는 그림에 금색의 옷을 입힘으로서 작가가 원하는 영원성을 획득함과 동시에, 생명을 지닌 모든 생명체의 존엄성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예술은 그것이 만들어내는 개개의 형상들을 마치 수 천 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처럼 만들어 그 개개의 부분 속에 내면의 영혼과 정신을 드러나게 한다.”
- (이종호,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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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와 기법의 새로운 탐구와 더불어 작가는 색상의 상징성을 통해 종교적 의미를 작품 속에 담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기름 부으심’의 현상을 금색(영원, 지혜, 승리), 흰색(숭고, 순결, 순수), 무지개(하나님의 약속, 평화, 사랑)의 다채로운 색을 사용하여 신앙적 이야기를 함축하여 표현해냈다. 상징적 색채들은 직선의 형태로 구현되며 규칙적이고 정교한 방식으로 완성되었고, 이를 통한 조형적 특성은 미니멀리즘적인 성격을 강하게 보여준다. 섬세하게 표현된 색상들의 조합이 만들어낸 무수한 톤은 공간적 차이와 더불어 입체적인 깊이를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는 <성유>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작가의 신앙적 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본인의 개인적, 종교적 이야기로 한정되기보다 인간의 영혼과 정신과 같은 삶의 근원적인 물음들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함이며, 더 나아가 작품을 통해 영혼의 치유와 회복을 얻길 바란다. 전시장에 빛으로 가득 채워질 서정희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삶의 충만함을 얻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