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트 서울은 9월 5일부터 28일까지 인도네시아 작가 에디 수산토 (Eddy Susanto) 의 개인전 10+3 프로젝트: 작은 서사의 회화 (10+3 Project: Small Narrative Paintings) 전을 연다.
에디 수산토의 작품은 손글씨로 이루어진다. 그가 작업에 사용하는 굉장한 양의 텍스트는 캔버스에 그려지는 선과 같이 함께 연결되고, 덧 씌워진다. 그의 이미지는 오늘날 큰 영향을 끼쳤다고 일컬어지는 위대한 철학자, 사상가의 말에서 발췌한 수천 혹은 수십만 단어로 이루어졌다. 다시 말해, 거대 담론(grand narrative) 원본에서 가져와 패러디하고 재구성하고, 알레고리화(풍유)한다. 작가는 자바의 정체성과 철학에 대한 관심을 가진 한 명의 자바인의 입장을 출발점으로 하고 자바어로 쓰여진 스크립트로 시각 언어(회화의 형식)를 만든다.
그의 작품은 정치 권력의 역학에 대해, 특히 헤게모니가 취약하거나 소수인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적용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작가는 세계적 관점이 헤게모니 다툼의 문화와 문명, 그리고 세계 사회에 대한 영향의 패턴 등으로 이루어져왔고 세계 사회가 서구의 힘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보통 에디 수산토가 그리는 텍스트는 자바 언어이지만 이번 “10+3 프로젝트”에서는 영어 알파벳을 사용했다. 영어는 자바 언어보다 접근이 쉽지만 여전히 작품 속에서 텍스트를 읽기는 불가능하다. 자바어 기반의 작업처럼 글의 가독성이 그의 목적이 아니다. “10+3 프로젝트” 전시 작품은 자바인 일상에 대한 소소한 서사의 시각 이미지로 지역성과 소외 지역을 나타낸다. 에디 수산토는 자바 지역에 뿌리 내린 사회 지역(지역화 된)에서 영감을 받은 이미지를 선택했다. 이는 거대 담론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소소한 내러티브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사용한 알파벳은 헤게모니의 파워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에디 수산토의 전시, “10+3 프로젝트” 에서 거대 담론은 작은 서사를 만난다. 이 중에는 아담 스미스-국부론도 있다. 이 작업은 거대 이윤과 집중 자본, 그리고 전통 시장에 반하는 자본주의적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를 늘어놓는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에도 자본 집중적인 수퍼마켓 체인과 소형 시장의 확산 일로에 있지만 아직도 전통 시장은 번창하고 있다. 외견상 전통 시장은 기본적인 것만 갖추고 길가에 나무 판매대에서 허름하게 장사를 한다. 수퍼마켓과 달리 전통 시장은 일상품이 예쁘게 판매대에 진열되어 있는 곳이 아니다.
흥정을 하거나 그저 잡담을 하고 친근한 사회적 만남과 오고감이 있는 곳이다. 대규모 설비와 투자가 있는 수퍼마켓도다 물건 값이 쌀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주요 도시에서 때묻고 흙묻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전통 시장들을 계속 번창한다. 자바섬의 작은 도시와 마을에서 일하는 소규모 판매인들의 적은 이윤과 제한된 상품은 자본의 경제 그림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작가가 아담 스미스의 자본 경제에 대한 전제에 대항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는 작은 자본으로 일하는 적은 수의 상인들이 세상의 한 구석에 굉장히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은 것이다. 작가의 의도가 거대 담론을 풍자하거나 비난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 이번 전시 프로젝트는 세계화되는 사회 관계 안에서 매일의 현실 속 자바 문화의 전통을 생각해 보는 반향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자바 사회 내 현실을 통해 본 열 셋의 세계적 담론 혹은 이론에 대한 해석이다.
에디 수산토의 작품을 즐기는 동안, 우리는 에디가 작품을 통해 제공하는 작은 내러티브를 추측하고, 상상하고, 해석하며 지금 논의 되고 있는 거대 담론들의 모순과 연결시키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