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개요
학고재는 2021년 2월 17일(수)부터 4월 3일(토)까지 윤석남(b. 1939, 만주)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를 연다. 윤석남은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린다. 가부장적인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반기를 든 여성주의의 움직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로 손꼽힌다.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 연작과 대형 설치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전시 개막에 맞추어 김이경 소설가가 동명의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한겨레출판, 2021)을 출간한다. 전시 서문은 지난 20여 년간 윤석남 및 한국 여성주의 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온 김현주 추계예술대학교 교수가 쓴다.
전시는 온·오프라인에서 동시 개막한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등 14인을 그린 채색화와 연필 드로잉을 선보인다. 본관 안쪽 방을 가득 채운 설치 〈붉은 방〉(2021)도 만나볼 수 있다. 본관 전시 및 김이경 소설가의 책에 포함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도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그중 오광심, 이병희, 조신성, 김향화, 동풍신, 부춘화, 윤희순, 이화경 등 8인의 초상을 학고재 오룸(OROOM, online.hakgojae.com) 온라인 전시 공간에서 추가로 선보인다.
앞으로도 조명할 인물이 많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에서 관내 3개 도로 구간에 전통과 역사적 특성을 반영한 명예도로명을 부여했다. 학고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율곡로 3길에는 ‘여성독립운동가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여성해방운동가이자 덕성학원의 전신 근화학원을 설립한 차미리사(1880-1955) 선생이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교육을 실천한 장소다. 근화학원 학생들이 이곳에서 만세 운동을 했다. 이러한 인물들을 염두에 두고,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그림으로 복원해내는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다. 100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을 그리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았다. 사진 기록에 근거하여 그려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자료가 많지 않아 난항을 겪기도 했다. 윤석남은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다”라는 굳은 소신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전시 주제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 – 미술과 문학으로 조명하다
지난 2019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이하여 잊힌 독립운동가, 특히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려는 사업이 다각도로 진행됐다. 당해 자료 기준 훈장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수가 종전의 170여 명에서 470여 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전체 1만 5825명 중 3%에 불과한 숫자다. 한국의 독립운동사는 남성 위주로 기록되어 있다. 이미 알려진 위인에 대한 연구에 편중되어 있기도 하다. 모두가 3·1절마다 유관순 열사를 기린다. 그런데 그보다 한 살 어린 소녀, 매우 비슷한 삶을 살았으나 우리가 잊은 인물이 있다. “남쪽에는 유관순, 북쪽에는 동풍신”이라 불리며 함경도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한 동풍신(1904-1921) 열사다. 만세를 외치다 일제에 의해 생을 마감한 순국열사 중에는 김향화(1897-?)라는 이름도 있다. 동풍신은 이북 출신, 김향화는 기생 출신이기에 역사에서 소외됐다.
학고재 본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박자혜(1895-1943)의 초상을 만난다. 독립운동가 신채호(1880-1936)의 아내다. 1920년 신채호와 결혼하기 이전의 활동에 대해서는 조명된 사례가 많지 않다. 박자혜는 1919년 3·1운동 당시 간호사로서 부상자들을 치료하다 민족적 울분을 느꼈다. 간호사들을 모아 ‘간우회’를 조직하였고, 만세 시위와 동맹파업을 시도하다 체포되기도 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되었으나 대중에게는 그 이름이 아직 낯설다. 전시장 중앙 벽에는 김마리아(1892-1944)의 초상을 걸었다.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널리 신망 받은 인물이다. 3·1운동을 일으키는 데 적극 가담하였으며 체포 후 극심한 고문을 겪어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다. 1944년 투병 끝에 숨을 거둘 때까지 독립에 대한 열망과 민족의식을 잃지 않았다. 1962년 그의 업적을 기리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윤석남은 이매창, 허난설헌, 김만덕 등 한국의 여성 위인들을 화폭에 담아 왔다. 이번 연작은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장기 과제다. 뚜렷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인물이 많으므로 지속적인 연구를 선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일 년여 간 김이경 소설가와 함께 이들에 관한 자료를 조사했다. 김이경 소설가는 윤석남이 그린 인물들의 삶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하여 독특한 역사기록으로 풀어냈다. 치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고,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문체로 서술했다. 김이경이 쓴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한겨레출판, 2021)이 이번 전시 개막에 맞추어 출간된다.
고운 세필로, 강하게 그린다 – 윤석남의 인물 채색화
윤석남은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두서의 자화상을 본 후 채색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눈빛에 매료되어, 여성의 시선을 드러내는 채색화를 그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난 2018년 학고재에서 《윤석남》(2018)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다. 2015년경부터 그려온 채색화 연작을 최초로 발표한 자리였다. 전시 제목에 걸맞게 자화상을 다수 출품했다. 1982년도에 연 첫 전시부터 줄곧 어머니와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지만 자신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처음이었다. “자랑스러운 나의 엄마”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것이 많았으나 자신을 드러내기가 못내 망설여졌다는 그가 고운 세필을 쥐고, 강렬한 필치로 스스로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주위의 벗들을 그린 초상 연작을 OCI미술관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수년간 개인의 삶을 돌아본 윤석남이 이제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복원한다.
채색화를 그리며 과거의 복식 등을 참고하고자 한국의 초상화를 모은 책을 구입했다. 방대한 분량 속 여성의 초상은 가장 뒤편에 이름도 없이 단 두 점 실려 있었다. 일제강점기 당시 그려진 그림이었다. “왜인지 울화가 치밀었다.” 어려운 시대, 나라를 위해 싸운 여성들의 삶을 조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석남은 역사가 충분히 주목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화폭에 기록하기로 했다. 남아 있는 사진 자료를 참고하여 얼굴을 묘사하고, 각 인물의 생애에 대한 기록을 토대로 배경과 몸짓을 구상해 그려 넣었다. 윤석남의 초상에서 인물의 손은 크고 거칠게 표현된다. 살아온 삶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신체 부위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자립적인 여성의 삶을 대변하는 투박한 손이 작고 고운 손보다 아름답다고 본다.
작가 소개
윤석남은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다. 한 가정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을 행하며 살다 40세 불혹의 나이에 붓을 잡았다. 1982년 문예진흥원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 서울)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85년 여성 작가 김인순, 김진숙과 함께 ‘시월 모임’을 결성하여 여성신문 창간에 참여하고, 여성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프랫 인스티튜트 그래픽 센터(뉴욕)와 아트 스튜던트 리그(뉴욕)에서 수학했다.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아르코미술관(서울), 인천아트플랫폼(인천), OCI미술관(서울), 학고재(서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경기도미술관(안산), 제주도립미술관(제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수원) 등에서 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1996년 베니스비엔날레와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다. 2018년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내셔널포트레이트갤러리에서 개최한 《세계의 초상화들: 한국(Portraits of the World: Korea)》(2018~2019)에 작품을 선보여 주목 받았다.
1996년, 여성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제8회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1997년에 국무총리상을 받으며 동시대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제29회 김세중조각상을 수상했다. 2019년에는 여성주의 문화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테이트 컬렉션(영국),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아르코미술관(서울) 등 국내 주요 국공립 미술관과 퀸즈랜드 미술관(브리즈번, 호주), 오리건주립대 조던슈니처미술관(오리건, 미국), 타이베이 시립미술관(타이베이), 후쿠오카시 미술관(후쿠오카, 일본) 등 해외 유수의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윤석남은 현재 경기도 화성에서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며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 전시 서문
*서문에서 4단어 이상 발췌 시 글쓴이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학고재로 문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뒤흔든 여자들: 윤석남의 여성독립운동가의 ‘채색 초상화’
김현주︱추계예술대학교 교수
윤석남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 주체의 삶을 드러내는 예술에 반평생을 바쳐온 작가로 유명하다. 작가의 어머니, 치열한 삶의 현장의 기층 여성 노동자들, 한국의 여성(주의)문화를 함께 개척해 온 작가의 벗들처럼 현실 세계의 여성에서부터 허난설헌, 최승희, 김만덕, 바리공주 등 역사와 설화 속 인물에 이르기까지, 40년 동안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상상력에 기반해 폭넓은 스펙트럼의 여성상을 그려왔다. 그녀는 여성 주체의 발굴과 재조명 작업 및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다른 생명체와의 공생을 위한 여성주의적 성찰을 화두로 삼았고, 그런 화두를 20세기 한국 미술계를 지배해 온 빈약한 남성중심적 상상력에 대한 대안적 예술 언어의 개발과 더불어 전개해 왔다. 유화와 아크릴화로 시작된 그녀의 작업은 1990년대 나무 조각과 설치로 전환되었고 2000년대의 종이를 이용한 대형 공간 설치로의 확장과 최근 채색화까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유연한 작업 방식을 취해 온 작가는 작품의 주제와 본인의 감성에 공명하는 최적의 표현 방법을 찾아내고 새로운 방법을 연마하는데 지칠 줄 모른다. 그런 유연성은 국내의 제도권 미술교육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배경과 무관하지 않은데, 그녀는 자신의 약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줄 알았다. 그리고 여성주의에 대한 변함없는 신념과 특유의 뚝심으로 현재까지 국내 여성주의 미술을 견인차하고 있다.
윤석남은 2016년 또 하나의 변곡점을 거치며 ‘채색 초상화’라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고 점차 성공적으로 안착해 가는 과정에 있다.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의 초대로 개인전(《윤석남♥심장》)을 마친 직후 오랫동안 미뤄온 채색화에 대한 도전을 결행했다. 평소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작품에도 무속이나 제의적 요소들을 반영해 오던 터라 크게 이상할 건 없다. 그러나 젊은 나이도 아니고 평생 서양화 어법으로 작업해오던 작가가 동양화 재료와 기법에 도전한다는 것은 한국미술계에서 전례가 드물고 무모할 정도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긴 해도 기존 작업에 안주할 법도 한데 그녀는 왜 이런 모험을 감행할까? 주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점이다. 그 계기에 대해서 작가는 한결같이 윤두서의 자화상을 처음 보았던 순간의 경험을 언급한다.
윤석남은 2011년 가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초상화의 비밀》 전시에서 조선시대 사대부 화가인 윤두서의 《자화상》(18세기, 종이에 색, 해남 녹우당 소장)을 직접 보았다. 그의 자화상은 인물의 내면의 기운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어 조선시대 초상화 중 수작으로 꼽힌다. 당시 초상화 양식과 달리 정면상을 취하고 있으며 날카로운 눈매와 사방으로 뻗은 수염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래 그려졌던 귀와 어깨 및 의복의 선이 세월이 흐르며 사라지고 색이 바래며 그 얼굴에서 독특한 아우라가 뻗쳐 나오는 듯하다. 윤석남은 윤두서의 자화상과 마주친 그 순간을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것”같았고, 한 작품이 영혼을 뒤흔들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표현했다. 그날 윤석남의 특별한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 프랑스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가 강조한 타자의 얼굴과의 마주침의 중요성을 적용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 하다. 레비나스에 의하면 얼굴은 타자가 스스로를 드러내 보이는 존재 방식이며 타자는 나에게 얼굴로 현현하며, 무엇보다 눈은 타자가 내 앞에 현존함을 보여주는 가장 특별한 통로가 된다고 주장하였다. 타자와의 마주침에 의한 주체의 절대적 윤리를 주장하기 위해 그는 타자의 얼굴이 그림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인물과의 마주침은 타자의 얼굴을 대체하는 자화상이나 사진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다른 시간을 살았던 윤두서는 타자의 얼굴을 가지고 윤석남 앞에 현현했다. 자화상을 통해 그의 얼굴과의 마주침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건으로서 타자를 향한 그녀의 의식이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최근의 여성 초상화는 당시 깨우침이 도달한 미래라고 하겠다.
윤석남은 2015년 말부터 민화 작가 김현자(경기무형문화재 제 28호 이수자)를 소개받아 약 3년 동안 일주일에 하루는 그녀의 작업실에 나가서 민화 제작 방법을 통해 채색화 기법을 익혔다. 화실로 돌아와서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투시하고 수없이 많은 자화상을 그려가며 자기 성찰과 사실적인 묘사력 및 필력의 향상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초기 수묵 자화상은 색 한지를 사용하고 부분적인 채색을 거쳐 자유롭게 채색을 운용하는 오늘의 초상화에 도달했다. 실험 단계에서 제작된 2016년의 자화상들에는 작가의 나이를 드러내는 얼굴 주름의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지고 강렬한 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마치 기운생동하는 듯 사실적으로 표현된 머리카락에서는 윤두서의 자화상에서 내면의 기운을 받아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듯한 수염이 연상된다. 윤두서의 자화상을 통해 초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는 초상화의 전통을 연구하다가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하였다. 초상화는 전통적으로 채색으로 그려졌다는 것과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세운 조선시대의 초상화는 사실적 묘사를 중시했는데 내외법으로 인해 여성 초상화가 거의 그려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한편, 광복 후 미술계에서는 채색은 일본미술 전통, 수묵은 한국미술 전통으로 편리한 이원화가 진행되었고, 일제 잔재를 척결한다는 명분에 따라 채색화가 미술계에서 오랫동안 배척되어 왔다. 2000년대 들어서야 채색화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일정 성과를 거두며 동시대 미술 형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데, 이런 변화는 우리 사회를 강타한 민화붐이 한 몫을 했다. 여성초상화와 채색은 한국문화 속에서 배제되어온 타자로서의 역사를 공유한다. 윤두서의 자화상과의 마주침에서 시작된 윤석남의 각성이 여성의 채색 초상화로 귀결된 배경에는 한국문화에 내재된 이 같은 타자의 역사에 대한 뼈아픈 인식이 자리한다. 그녀의 초상화는 재료와 기법에 따르면 채색화고, 장르와 주제에 따르면 인물화 중 초상화며, 더 세분하면 여성초상화이다. 즉 ‘채색으로 그린 여성초상화’인데, 이 글에서는 아직 그것을 부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맥락에 따라 임시로 ‘채색 초상화’ 또는 ‘채색 여성초상화’라고 부르기로 한다.
2018년 학고재의 개인전은 본격적으로 펼쳐질 채색 초상화 작업의 예고편이었다. 늦은 나이에 채색에 도전하는 작가의 모습을 필자는 줄곧 가까이서 지켜보았는데, 강단과 예술적 내공으로 다져진 작가도 새로운 작품에 대한 미술계의 반응에 대한 불안감을 종종 내비쳤다. 다행히 2018년 두 차례의 개인전에 출품된 자화상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었고, 그에 자신감을 얻은 작가는 채색의 숙련과 더불어 앞으로 여성 인물 중 누구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진지하게 질문하기 시작한다.
2019년 팔순을 맞은 그녀는 《윤석남, 벗들의 초상을 그리다》 (OCI미술관)라는 개인전에서 작가의 길을 걸어오는 동안 버팀목이 되어준 22명의 생존하는 여성들의 대형 초상화를 발표했다. 먹의 부드러운 필선과 선명한 채색, 인물과 배경의 사실적 묘사에 의해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냈으며, 특히 얼굴과 눈을 통해 인물의 내면세계를 포착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몇 달에 걸쳐 제작된 것이다 보니 뒤에 그린 초상화일수록 새로운 기법에 숙달되어 인물 표현과 색의 사용이 자연스럽다. 초상화의 주인공은 대부분 미술가와 문인, 비평가와 큐레이터, 연극인과 가수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 문화인들로서, 한국 사회에 깊이 자리한 유교적 가부장제 문화 구조에 맞서 평생 각자의 영역에서 기존 문화에 틈을 만들고 성평등 문화를 만들기 위해 자기 역량을 발휘해 온 여성들이다. 22개의 초상화는 개성을 띤 단독 초상화로 제작되었으나 한 공간 속에 한꺼번에 펼쳐지자 거대한 집단 초상화의 효과를 발휘했다. 그 앞에서 우리는 작가의 여성주의적 가치를 담은 예술이 다양한 분야의 문화 현장을 누비고 있는 여성들과의 경험적, 지적 교류를 통해 생성되고 확장되었음을 목격한다. 윤석남이 그린 벗들의 초상은 힘든 길을 함께 해온 여성들에 대한 오마주이자 가부장 사회에서 간과되어 온 여성들 간의 지속적인 우정과 유대의 증거이기도 하다. 벗들의 초상화는 페미니즘 문화운동에 자극받아 메리 베스 에델슨이 제작한 여성예술가들의 집단 초상화(<미국의 생존하는 여성예술가들: 최후의 만찬>, 1972)처럼, 1970-80년대 미국의 여성주의 작가들에 의해 제작된 여성 초상화에 상응하는 면이 있지만, 그런 선례들과는 차이가 있다.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학고재 개인전에서 윤석남은 드디어 본궤도에 오른 채색 여성초상화를 보여준다.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대형 채색 초상화와 설치작 <붉은 방>이 전시될 이번 전시를 위해 윤석남과 소설가 김이경은 몇 달간 협력하며 인물을 선정했다. 김이경은 기록과 문헌을 바탕으로 14인의 독립투쟁을 소설 형식으로 각색하고 소개하는 글쓰기 작업을 맡았고, 윤석남은 김이경의 글을 참고해 그들의 초상화를 제작했다. 김이경의 글은 전시에 맞춰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14인(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은 일제강점기 여성운동과 구국을 위한 항일운동에 투신한 여성들이다. 여성독립운동가라면 자연스럽게 유관순을 떠올리는 우리 현실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이름이 낯설 것이다. 수많은 여성들이 남성과 함께 독립투쟁을 했지만 오랫동안 잊혀지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여성학자나 여성운동가들이 주축이 되어 여성독립운동가들의 발굴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평생 여성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작업에 앞장 선 이윤옥 시인은 근 10년 동안 그들의 삶을 시로 풀어 10권의 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서간도에 들꽃 피다』) 그런 노고 덕분에 새롭게 발굴되고 국가의 수훈을 받는 여성독립운동가의 수는 매년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남성의 2-3%밖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나마 최근 몇 년간 대중적 성공을 거둔 영화 “암살”(2015)과 TV드라마 “미스터 선샤인”(2018) 같은 영상물에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암살”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은 남자현을 모델로 했으며,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강력한 국민국가를 기반으로 열강들이 세계패권을 다투는 상황에서 식민지 시대 한국인들은 민족주의적인 국민국가로의 변화를 열망하였고, 그 열망은 1919년 3.1운동으로 폭발하였다. 3.1운동은 남녀노소가 참여한 거족적인 민족 민중 운동이었으며, 여학생과 신여성, 기생, 노동자 할 것 없이 수 많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3.1운동을 계기로 개화기부터 싹터온 여성 해방의 기운은 기층 여성들에게도 널리 확산되었다. 여성들은 3.1운동 등 민족독립을 위한 다양한 사회 참여를 통해 자긍심을 느끼고 여성도 인간이며 민족의 일원이란 자각을 갖게 되었다. 그들에게 항일투쟁은 가부장제 억압에서 벗어나 평등한 인간으로 인정받기 위한 여성 해방운동이자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는 민족운동과 진배없었다. 1920년대 들어 사회주의가 전 세계로 퍼지자 민족주의 계열과 사회주의 계열의 여성들은 여러 단체를 조직하고 민족 독립을 위한 활동을 계속 전개해 나갔다. 14인의 초상화 중에는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들(김명시, 김알렉산드라, 박진홍, 박차정, 정칠성)이 여럿 포함되었다. 그 중 김명시, 이화림, 정칠성은 그런 활동으로 인해 여전히 국가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각자 달랐지만 모두 죽음을 불사하며 독립을 위해 국내외를 종횡무진 누볐고, 그녀들의 활동 거리를 연결한다면 아마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민족 독립에 능동적으로 투신한 여성들은 여성교육과 의식화 운동, 생존권 투쟁, 항일 독립운동, 무장 투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동을 전개하며 독립에 기여하였다.
윤석남은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얼굴과 독립운동의 방법을 알려주는 상황의 묘사나 단서를 통해 각자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녀에게 얼굴은 타자의 존재 방식이자 나와 타자와의 정신적 교감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다시 말해 사진 등 얼굴을 알 수 있는 자료를 보지 않고는 그 사람을 그릴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얼굴 중 특히 눈을 통해 내면의 기운이 전달된다고 생각해 항상 생생하고 강렬한 눈의 묘사를 중요시 여겨왔다. 얼굴 다음으로 손은 실행 수단으로서 크고 중요하게 묘사된다. 작가는 제일 먼저 작은 사이즈로 얼굴 드로잉을 하고 인물의 특성을 파악한 뒤에야 원본 크기의 초본을 만들어 한지에 옮기고 채색으로 마무리한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얼굴 드로잉과 소형 초상이 대형 초상화와 나란히 전시되어 초상화의 제작 과정을 동시에 볼 수 있다.
14인의 여성의 투쟁 방법은 의상과 소품, 배경, 또는 주변 상황의 간결한 묘사에 의해 전달된다. 독립운동이 계속 이동하며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전개되다 보니 당시 현장의 사진 자료는 희귀하다. 따라서 작가는 그들의 활동 상황을 역사적 사료나 고증을 거치기보다는 글을 읽고 상상해서 그렸다. 여성들의 독립운동이 겨우 알려지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인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없이 그들의 활동을 짐작할 수 있게 할 방법을 찾는 것이 아마도 작가에게는 가장 큰 고민거리였을 것이다. 초상화마다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그런 고민은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미지 읽기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정자가 있는 풍경과 기와 지붕 위에 앉아 있는 강주룡의 모습에서 을밀대에 올라가 고공 노동 투쟁을 한 전력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남자현이 독립의지를 전하는 혈서를 쓰기 위해 단지한 사실은 이미 잘려 나가 붕대가 감긴 짧은 왼손 약지와 작은 종지에 담긴 붉은 피로 직감할 수 있다. 김명시와 박차정, 이화림의 초상에서는 무장 투쟁을 짐작할 수 있고, 김마리아와 정칠성은 교육운동과 관련성이 보인다. 임시 정부의 살림을 도맡아 하며 독립자금을 모금해 전달하는 역할을 했던 정정화는 중국 의상을 입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14인의 초상화는 사실성에 기반해 초상화의 순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인물의 사실적 묘사에 그치지 않고, 화면을 꽉 채운 인물 배치, 평면적 배경에서 드러나는 인체의 생생한 볼륨감, 부분의 과감한 생략과 강조, 추상적인 배경 처리, 먹과 채색의 자유로운 운용, 필선의 강약 조절 등으로 예술적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윤석남은 특별히 <붉은 방>을 제작했다. 삼라만상을 도형으로 펼쳐내는 붉은 색 종이작업과 이름 없는 여성들의 나무 조각으로 채워진 <붉은 방>은 식민지 시대에 세상을 뒤흔든 모든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오마주이다. 민족독립을 위해 죽어간 모든 여성들이 흘린 붉은 피와 사회주의 혁명을 외친 여성들의 열정, 여자도 평등한 인간이라는 여성들의 커다란 외침이 <붉은 방> 안에 넘쳐흐르고 우리의 마음을 뒤흔든다.
윤석남은 앞으로 여성독립운동가 100인의 초상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2-3년 내에 100인의 초상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윤석남의 초상화는 여성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는데 기여할 것이다. 초상화의 수가 많을수록 그 효과는 커지리라 생각한다. 그 초상화를 통해 윤석남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게 민족과 국가가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자립’이 무엇인지 진중하게 묻고 있다. 세상은 크게 변했지만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그 물음은 과거형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녀는 이번 개인전에서 채색화의 기법을 독창적인 어법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 그 물음에 다가가고 있다. 덧붙여 서양화와 동양화라는 애매한 경계선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한국미술계에서 윤석남의 채색 여성초상화는 둘의 경계 짓기 자체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 점에서도 과히 도전적이다.
- 작가 약력
윤석남
1939 만주 출생
1966-67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수료
1983-84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 그래픽 센터 수료
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 오브 뉴욕 수료
서울에서 거주하며 경기도 화성에서 작업
개인전
2021 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학고재, 서울
2019 벗들의 초상을 그리다, OCI미술관, 서울
2018 윤석남, 학고재, 서울
해움미술관, 수원
2017 이상원미술관, 춘천
기억공작소 II: 사람과 사람 없이 – 윤석남, 봉산문화회관, 대구
마침내 한 잔의 물이 되리라, 자하미술관, 서울
2016 빈 방, 학고재 상하이, 상하이
2015 우연이 아닙니다 필연입니다,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윤석남 – 심장,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 제주
2015 세마 그린: 윤석남 – 심장,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3 나는 소나무가 아닙니다, 학고재, 서울
2011 핑크룸 5,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윤석남 1,025 – 사람과 사람 없이, 송파구립갤러리 수(水), 서울
2009 부산아트센터, 부산
학고재, 서울
2008 윤석남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아르코미술관, 서울
2004 열린화랑(김재선갤러리), 부산
2003 늘어나다, 일민미술관, 서울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1998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1997 빛의 파종,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아트 스페이스 서울, 서울; 학고재, 서울
1996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조현화랑, 부산
1993 어머니의 눈, 금호갤러리, 서울
1982 미술회관, 서울
주요 단체전
2020 우리가 지나쳐 온 그녀들의 공간, 이화여자대학교 ECC 대산갤러리, 서울
내 나니 여자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
드러난 섬, 제부도아트파크, 화성
조각의 아름다움, 모란미술관, 남양주
인간 2020, 정문규미술관, 안산
2019 제6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 공생도시, 안양파빌리온, 안양
역단(易斷)의 풍경, 자하미술관, 서울
미술여행2 여름프로젝트 – 종이 충격,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한국근현대조각 100주년_한국 현대조각의 단면,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서울
소화(素畵) – 한국근현대드로잉, 소마미술관, 서울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8 세계의 초상화들: 한국, 내셔널포트레이트갤러리, 스미소니언 박물관, 워싱턴 D.C.
낙원의 이편, 안양박물관, 안양
오늘의 여성미술,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설문대(設問大), 크게 묻다, 제주돌문화공원, 제주
2017 윤석남, 방정아 – 두 엄마,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부산
보고 싶은 얼굴, 이한열기념관, 서울
아시아 여성미술가들,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16 한반도의 사실주의, 아메리칸 유니버스티 뮤지움 카젠 아트센터, 워싱턴 D.C.
사회 속 미술 – 행복의 나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조각적 전회, 모란미술관, 남양주
공재恭齋, 녹우당에서 공재를 상상하다, 녹우당, 해남
다정해서 다정한 다정씨, 복합문화공간 에무, 서울
skyA&C 아틀리에 스토리 –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22인의 작업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 자하루미술관, 해남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표현, 도쿠시마시현립근대미술관, 도쿠시마, 일본
2015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 어머니,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디 아워즈 – 그리고 만나다,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
코리아 투모로우 2015, 성곡미술관, 서울
용한점집, 자하미술관, 서울
2015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 – 동백매화 화첩 펼쳐보기, 행촌미술관, 해남
미술관 동물이야기,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14 마음의 기억 – 이너 보이스, 단원미술관, 안산
레트로_’86~’88 “한국 다원주의 미술의 기원”, 소마미술관, 서울
비엔날레 아카이브 – 한국 현대미술 비엔날레 진출사 50년, 부산문화회관, 부산
제10회 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우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한국의 초상미술 – 기억을 넘어서,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2014 태화강 국제 설치미술제 다리, 연결된 미래, 울산교, 울산
선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13 누락된 기록 – 어느 위안부 할머니의 기억, 복합문화공간 에무, 서울
마음해인아트프로젝트2013, 해인사, 합천
윤석남 최인호 2인전, 갤러리 아쉬, 파주
제3회 인천 평화 미술 프로젝트, 2013 정전60년 특별 기획전 백령도 525,600 시간과의 인터뷰,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어느 노병의 이야기 – 60년의 기억, 130년의 우정, 아시아하우스, 런던
인물 파노라마, 전북도립미술관, 완주
한국현대미술의 흐름 Ⅵ – 여성주의,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김해
가족이 되고 싶어요 – 반려동물 이야기, 경기도미술관, 안산
탐하다,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자연, 동동(童動), 라임유치원, 부산
2012 여성+몸,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서울; 빛고을시민문화관 미디어큐브338, 광주
제2회 인천 평화 미술 프로젝트, 평화의 바다_물위의 경계,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리버풀 비엔날레 테라갤럭시아, 리버풀 존무어대학 코퍼러스힐 빌딩, 리버풀, 영국
익산국제돌문화프로젝트, 익산중앙체육공원, 익산
숨, KCDF갤러리, 서울
우먼 인-비트윈: 아시아 여성작가 1984-2012,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10명의 큐레이터가 제시하는 10개의 미래 – 속하거나 혹은 갈망하거나,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기획 – 여기 사람이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모성,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한국현대미술_거대서사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1980년대 인간 그 이후, 오늘의 동향, 정문규미술관, 안산
2기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결과보고, 플랫폼 아티스트,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1 한국미술100년 삶・자연・예술, 암웨이갤러리, 성남
창・창・인・생 創·創·人·生, 경기도미술관, 안산
삶과 풍토, 대구미술관, 대구
조각가의 드로잉, 소마미술관, 서울
제1회 인천 평화 미술 프로젝트, 분쟁의 바다 화해의 바다,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가인(佳人) – 동양미술 속의 아름다운 사람들,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비형식의 논증, 자하미술관, 서울
코리안 랩소디: 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
2011 인천상륙작전(作展),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0 워킹 맘마미아: 그녀들에게는 모든 곳이 현장이다, 국립여성사전시관, 서울
한국드로잉30년: 1970-2000, 소마미술관, 서울
춘추(春秋), 학고재, 서울
강진 셀라돈 아트 프로젝트 2010_강진에서 청자를 만나다, 강진청자박물관, 강진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 63 스카이아트 미술관, 서울
노란 선을 넘어서, 경향갤러리, 서울
타임머신, 얼 갤러리, 서울
경기도의 힘, 경기도미술관, 안산
컨템퍼러리10인, 김재선갤러리, 부산
2009 거울아, 거울아 – 그림 속 사람들 이야기, 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 과천
루씨와 오렌지미술관, 헬로우뮤지움, 서울
현대미술의 응시, 부산대학교 아트센터, 부산
2009 평화미술제 – 대지의 꽃을 바다가...,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예술의 새로운 시작 – 신호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85호 크레인 – 어느 망루의 역사, 평화공간 SPACE*PEACE, 서울
2008 언니가 돌아왔다, 경기도미술관, 안산
페미니즘 여성작가 3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서울
여성주의 작가 3인, 당진문화원, 당진
티베트의 길 위에서 평화를 연다, 평화공간 SPACE*PEACE, 서울
이중섭미술상 20년의 발자취 – 역대 수상작가 20인,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데일리 라이프 인 코리아, 퀸즈갤러리, 방콕
꿈엔들 잊으리야, 페스티벌 하우스, 통영
메모리즈, 김재선갤러리, 서울
2007 경기, 1번 국도, 경기도미술관, 안산
2006 여성ㆍ일ㆍ미술 – 한국미술에 나타난 여성의 노동,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여자를 밝히다, 브랜드를 밝히다, 페이퍼테이너 뮤지엄, 서울
상:상의 힘, 고려대학교 박물관, 서울
2005 동방의 신비 – 앙코르와트 기행전, 거제문화예술회관, 거제
사람ㆍ집ㆍ가족, 제비울미술관, 과천
광복60주년기념 한국미술100년 (1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쿨&웜, 성곡미술관, 서울
2004 금호미술관 개관 15주년 기념전, 시선의 발현과 전개, 금호미술관, 서울
집의 숨ㆍ집의 결,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영암도기문화센터, 영암
찾아가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바그다드 551km, 제비울미술관, 과천
일상이 담긴 미술,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정지와 움직임, 서울올림픽미술관, 서울
예술의전당 특별기획 Ⅱ, 구성 & 중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지겐-서울-지겐-서울, 지겔란트박물관, 지겐, 독일
룩 & 씨 – 엡솔루트 랜드스케이프, 성곡미술관, 서울
평화선언 2004 세계 100인 미술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3인의 페미니즘, 한국미술관, 용인
블루,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보더라인 케이시스 경계선상의 여성들, A.R.T., 도쿄
2003 매달다,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자연의 속삭임, 제비울미술관, 과천
기운나는 이름, 어머니,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우리시대 삶과 해학, 세종문화회관, 서울
한독 여성 작가 교류전 – 여자의 열두 계절, 문화일보 갤러리, 서울
조국의 산하 – 반전ㆍ평화, 대안공간 풀, 서울
한국현대조각특별전, 조각이란 무엇인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2 제2회 여성미술제, 동아시아 여성과 역사, 서울여성플라자, 서울
만해 시화, 백담사, 인제
또 다른 미술사: 여성성의 재현,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민족미술 20년, 청주예술의전당, 청주
2001 오월정신 ”행방불명”,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가족,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공상과 창조 III, 가족 – 한국현대미술, 가스가이시민문화회관, 가스가이, 일본
2000 제3회 광주비엔날레: 인간(人+間),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광주
인물로 보는 한국미술, 호암미술관, 서울
제1회 흙의 예술제 구림마을 프로젝트 1, 영암도기문화센터, 영암;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제12회 시드니 비엔날레, 뉴사우스웨일스주립미술관, 시드니, 호주
1999 99 여성미술제 – 팥쥐들의 행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90년대 미술의 정황, 엘렌 킴 머피 갤러리, 서울
Korea+JAALA – 동북아와 제3세계 미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이중섭미술상 10년의 발자취 – 역대 수상작가 10인,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공원 속의 미술과 사람&이벤트, 여의도 시민공원, 서울
현실바로보기, 웅전갤러리, 서울
몽유금강夢遊金剛_그림으로 보는 금강산 300년, 일민미술관, 서울
1999년의 자화상, 갤러리 퓨전, 서울
공연 속의 조각, 서제스천, 국립중앙극장, 서울
1998 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제1회 타이베이 비엔날레 ‘욕망의 장소’,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타이베이
전통과 새로운 형태: 한국현대미술, 하트퍼드 대학 조셀로프 갤러리, 하트퍼드, 미국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 건립기념전, 위안부 기념관, 나눔의 집, 광주
서울올림픽 10주년 기념 야외조각 심포지엄, 올림픽조각공원, 서울
1997 우리시대의 초상 – 아버지, 성곡미술관, 서울
대결 III, 벨란센터, 토리노, 이탈리아
마니프(MANIF) 3! 97 서울국제아트페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아파트먼트 – 사물과의 우연하고 행복한 만남, 갤러리아트빔, 서울
1996 제8회 조국의 산하, 강 – 내일로 흐르는 삶의 도도함처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전국환경미술제, 경기도문예회관, 수원
90년대의 한국미술 – 등신대(等身大) 이야기, 도쿄국립근대미술관, 도쿄; 국립국제미술관, 오사카, 일본
제2회 아시아 태평양 현대미술 트리엔날레, 퀸즈랜드미술관, 브리즈번, 호주
아시아의 현대미술 – 전통과 긴장, 아시아 소사이어티, 뉴욕
한국 모더니즘의 전개 1970-1990: 근대의 초극, 2부 모더니티ㆍ대중ㆍ표현, 금호미술관, 서울
1996 인간의 해석, 갤러리사비나, 서울
미술로 본 20세기 한국인물, 노화랑, 서울
1995 한국현대미술 15인 – 호랑이의 꼬리, 팔라초 벤드라민 아이 카르미니, 베니스, 이탈리아
제6회 작은 조각 트리엔날레: 유럽 – 동아시아, 슈드베스트엘비포럼, 슈투트가르트, 독일
한국(韓國), 100개의 자화상(自畵像), 조선(朝鮮)에서 현대(現代)까지, 서울미술관, 서울; 국립청주박물관, 청주
싹, 아트선재센터, 서울
여성ㆍ역사 새롭게 보기 혹은 넘어서기, 가람화랑, 부산
한국 미술 ‘95 질ㆍ량ㆍ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해방50년 역사미술,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프리미티비즘, 모란미술관, 남양주
95 한국 여성미술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현대미술, 중국미술관, 베이징
한국현대조각의 오늘, 종로갤러리, 서울
우리시대 거울보기, 동아갤러리, 서울
1994 자존의 길 Ⅱ, 금호갤러리, 서울
기술과 정보 그리고 환경의 미술, 엑스포 과학공원 재생조형관, 대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전시회 – 새야 새야 파랑새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민중미술 15년: 1980-199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여성, 그 다름과 힘, 한국미술관, 서울
1993 태평양을 건너서: 오늘의 한국미술, 퀸즈미술관, 뉴욕; 금호갤러리, 서울
기대와 예감, 박영덕화랑, 서울
개관기념전, 코아트갤러리, 서울
신작초대전 – 현대미술의 꽃, 그림마당 민, 서울
그녀의 이야기 II, 바탕골예술관, 서울
1992 제6회 여성과 현실, 그림마당 민, 서울
1988 여성 해방시와 그림의 만남, 그림마당 민, 서울
제2회 여성과 현실, 그림마당 민, 서울
1987 제1회 여성작가 40인의 그림잔치 – 여성과 현실, 무엇을 보는가?, 그림마당 민, 서울
87인간, 그로리치화랑, 서울
민족미술협회 반고문, 그림마당 민, 서울; 광주 가톨릭미술관, 광주
1986 제2회 시월모임, 반에서 하나로, 그림마당 민, 서울
40대 22인, 그림마당 민, 서울
1985 제1회 시월모임, 관훈미술관, 서울
1982 제1회 82 인간 11인, 관훈미술관, 서울
수상
2019 국민훈장 모란장, 여성가족부, 서울
2015 제29회 김세중조각상, 재단법인 김세중기념사업회, 서울
2007 제4회 고정희상, (사)또하나의문화, 서울
1997 국무총리상, 서울
1996 제8회 이중섭미술상, 조선일보사, 서울
소장
테이트 컬렉션, 런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경기도미술관, 안산
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아르코미술관, 서울
퀸즈랜드 미술관, 브리즈번, 호주
오리건주립대 조던슈니처미술관, 오리건, 미국
타이베이 시립미술관, 타이베이
후쿠오카시 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벨란센터, 토리노, 이탈리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과천
금호미술관, 서울
일민미술관, 서울
OCI미술관, 서울
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 서울
도쿠시마시현립근대미술관, 도쿠시마, 일본
도치기현립미술관, 우츠노미야, 일본
미에현립미술관, 츠, 일본
가마쿠라 갤러리, 가마쿠라, 일본
국립여성사전시관, 고양
올림픽공원, 서울
쌈지스페이스, 서울
나눔의 집, 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