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제주를 그렸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제주를 그리는 작가로 기억한다.
나는 제주를 떠나고서야 제주가 그토록 아름다운 곳이란 것을 깨달았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저처럼 소박한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다.
제주를 그리는 것은 제주에 대한 나의 무한 애정의 표현이요,
변해가는 제주에 대한 안타까움의 발로이고 사라져가는 그래서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행위이다. 내 어린 시절 나의 감성을 키우고 사라진 후에야
그 가치를 느끼고 아쉬움에 쌓이게 한 그 풍경들을 그리는 것은 내게는 어쩌면 당연히 해야 할
의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소중한 것은 너무 빨리 사라진다.
더 더욱이나 그 가치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내 그림을 통해서 내가 느껴왔던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