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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익갤러리는 이 그림을 두고 '풍경화'라고 소개했다. 커다란 덩어리가 버티고 있는 그림에는 어떤 형상도 보이지 않는다. 무언가를 형상화 한 듯하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감각적인 다양한 색감과 과감하면서도 밀도감 높은 터치로 그려진 이 덩어리는 상대적으로 단색으로 느껴지는 배경 위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오는 11일부터 하지훈 작가의 개인전을 여는 이화익 대표는 "어떠한 풍경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 아니지만, 일종의 풍경화"라며 "겹겹이 쌓이는 색과 터치의 흔적들을 드러나게 함으로써 가시적인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23.10.07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에 위치한 청작화랑(대표 손성례)은 유리 조각가 고성희(남서울대학 교수)의 개인전을 5~25일까지 연다. '기억 연습'을 제목으로 단 작품은 유리의 물성 자체를 그대로를 보여준다. 미완성 같은 거친 표면이 고승희 작가의 유리 작품 특징이다. 투명성을 돋보이게 하려는 유리 조형 작품들과는 다른 결이다. 고성희 작가는 우리나라에 ‘유리 조형’을 들여온 1세대 작가다. 홍익대에서 조각을 전공했지만, 늘 새로운 재료연구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프랑스 파리국립미술학교를 거쳐 체코와 독일 등의 여러 공방까지 수년 동안 섭렵하며, 유리 조형 작업의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귀국한 국내 실정은 유리 작업에 관한 기자재나 시스템이 전무한 상태였다. 그나마 유럽 시절에 고물상에서 구해온 ‘납 활자’를 작업에 응용해 작업을 시작했다. “납 활자에 대한 첫 선입견은 차가움이지만, 활자를 통해 텍스트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더없이 따뜻한 감성과 감흥을 자아낸다. 대화의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죠." 작가는 "활자는 또 조형적으로도 완결성까지 지녔다"며 "작품의 중심 매개체였던 활자를 한국에선 구할 수가 없어서 유럽에서 가져온 서너 주먹으로 초창기 작업을 했다가, 최근에 파주출판단지에서 극적으로 납 활자를 구하게 되어 다시 활자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23.10.05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 장욱진의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은 한국적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는 그의 60여년간의 화업 인생을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서양화를 기반으로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더해진 작품들은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진솔한 자기 고백이자,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의 표현이다. 전시는 ‘까치’, ‘나무’, ‘해와 달’, ‘가족’ 등 제한된 몇 가지 소재들을 반복해서 그린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네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그 중 한 주제인 '진眞.진眞.묘妙’는 아내 이순경 여사의 법명(法名)이자,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보살상을 의미한다. 아내와 자식들을 가족보다도 더 귀하게 여기고, 동물들도 인연(因緣)으로 존중하며, 그림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했던 장욱진의 가족 사랑은 전시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추석 연휴동안 가족들과 함께 고궁 전시장에 방문하여 모더니스트 장욱진의 소박하고 꾸밈 없는 가족 사랑을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누구보다도 나의 가족을 사랑한다. 그 사랑이 그림을 통해 서로 이해된다는 사실이 다른 이들과 다를 뿐이다.” 장욱진 (1974년 9월 샘터)
[뉴시스] 박진희 | 2023.09.29
“척박한 땅에서 온몸을 비틀며 자신을 짜 올려, 고귀한 열매와 기름과 사랑으로 피고 맺은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나무. 나에게 올리브 나무는 오래고도 한결 같은 사랑 그 자체다.” '노동의 새벽'으로 유명한 시인 박노해의 '올리브 나무아래 사진전'이 10월4일부터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라 카페갤러리에서 열린다. 고대의 정취가 어려있는 요르단 제라시에 들어가 담아온 올리브 나무 사진이다. 제라시에는 100만 그루 이상의 올리브나무가 자라고 있다. 올리브 나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유실수이자 가장 오래 살아남는 나무로 '신이 내린 선물', '나무 중의 으뜸'으로 불린다.
[뉴시스] 박현주 | 2023.09.26
익살스러운 미소와 함께 한쪽 팔을 올리고 손을 흔들고 있는 캐릭터는 작품 제목이 '워크'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모니터를 통해 주로 볼 수 있는 RGB 컬러인 주황, 노랑, 파랑의 화려한 색들로 머리와 몸통, 다리 부분이 표현되어 있다. '권투 선수'출신 작가 오스틴 리(Austin Lee)의 작품이다. 회화에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시각예술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작가다. '워크'는 디지털 드로잉이 어떠한 방식으로 회화나 조각 같은 작품으로 변환 되는 지를 엿볼 수 있다.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오스틴 리만의 작업 특성을 잘 보여준다.
[뉴시스] 박현주 | 2023.09.25
독일에서 활동하는 원로 화가 차우희(78)의 개인전이 서울 강남 S ART SPACE에서 열리고 있다. '흑백으로부터, 흑백을 넘어'를 주제로 1990년대 주요 작품에서부터 2000년대 이후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차우희 화백은 1985년 독일 연방정부 학술교류기금(DAAD)의 지원을 받아 독일로 이주해, 서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원로 미술평론가이자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오광수 씨의 부인이다.
[뉴시스] 박현주 | 2023.09.24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김성희 전 홍익대 교수가 선임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오전 김성희 신임 관장에 대한 임명장을 수여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임명은 인사혁신처 공개모집과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임기제 고위공무원인 김 관장의 임기는 오는 18일부터 2026년 9월17일까지 3년간이다. 김성희 관장은 전시기획, 예술교육, 신진작가 발굴 및 창작·전시기회 확대, 소외계층 지원 등 한국미술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아 왔다. 특히 2000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기획, 2007년 국제인천여성비엔날레 총감독 역임 등 다수의 전시를 기획했다. 홍익대 미술대학원 예술기획 전공 교수, 중앙부처 미술품 및 국립현대미술관 운영 자문위원을 지냈다. 사회적 기업 캔파운데이션을 창립, 국내 청년작가 창작 지원과 소위계층 문화향유에 나서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뉴시스] 박주연 | 2023.09.15
'사각 박스'들을 예술 세계로 올린 미니멀리즘 대가 도널드 저드(95)의 10년만의 한국 첫 개인전이 열렸다.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펼친 저드의 전시는 저드 재단 예술 감독 플래빈 저드가 기획했다. 1960년대 초기부터 1990년대 초까지 30년에 걸친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작가의 작업 세계에 초석이 되어준 회화 작품을 3차원 작품과 함께 소개하고, 1991년 한국에 방문하여 개념화시킨 20점의 목판화 세트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전시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23.09.15
전시 제목 ‘가장 진지한 고백’은 "그림처럼 정확한 내가 없다”고 말한 장욱진의 언급에서 착안됐다. 화가 장욱진(1917~1990)은 그의 화문집(畵文集) '강가의 아틀리에' 서문에서 밝혔듯이 참된 것을 위해 뼈를 깎는 소모까지 마다하지 않는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창작에 전념했다. 그림 그리는 시간의 대부분을 방바닥에 쪼그려 앉아 수공업 장인처럼 그렸다. 이렇듯 지속적이고 일관된 그의 창작 태도는 작품에서도 드러난다. 장욱진은 60여 년 화업 인생 동안 제한된 몇 가지 소재들을 반복해서 그렸다. 재료를 가리지 않는 자유로움과 하나의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 태도로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그의 이러한 열정 덕분에 서양화를 기반으로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하고 한국미술사의 새로운 장을 연 화가를 평가를 받고 있다. 동양의 정신과 형태를 일체화시켜 수묵채색화 같은 유화 및 특유의 비현실적 화면 구성 등이 독창적이다.
[뉴시스] 박현주 | 2023.09.13
유인촌(72)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평생을 현장에 있었다. 모든 답이 현장에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유 후보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뤄진 개각 발표에 참석해 "문화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이 요즘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잘 맞도록 모든 지원 방식도 새롭게 더 앞서가며 쫓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지역균형발전 문제도 문화가 중심이 돼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다. 문화로 그 역할을 하겠다"며 "청년예술가들이나 창조적인 일에 종사하는 분들이 국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유 후보자를 비롯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내정했다. 유 후보자는 지난 7월 신설된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문화특보)에 임명된지 두 달 만에 장관으로 지명됐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유 후보자에 대해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갖고 있고 과거 문체부 장관직을 수행한 만큼 정책 역량도 갖췄다"며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컬처의 한 단계 높은 도약과 글로벌 확산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냈다. 2008년 2월부터 2011년 1월까지 3년여간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문체부 장관을 기록했다. 이번에 임명될 경우 두 번째로 문체부 장관직을 수행하게 된다. 그는 후보 지명 전날인 12일에도 경기 용인포은아트홀에서 열린 모노오페라 '라 칼라스' 무대에 올랐다. 칼라스 남편 역 등으로 출연과 동시에 연출도 맡았다.
[뉴시스] 강진아, 김승민 | 2023.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