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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한국 미술 시장 뒤바꿔놓은 김환기…'우주'로 정점 찍다

2019.11.25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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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최고의 걸작' 평가된 작품…한국 최초 100억원 돌파
소장자와 인연도 눈길…132억원 낙찰 받은 새 주인 정체 궁금증

© 뉴스1

100억원이 넘는 한국 작가의 미술품이 사상 처음으로 등장했다.

131억8750만원(8800만 홍콩달러)을 기록한 김환기(1913∼1974)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홍콩 컨벤션 전시센터에서 열린 크리스티 '20세기&동시대 미술 이브닝 경매'에는 '우주'가 출품돼 57억2000만원(3800만 홍콩달러)에 경쟁을 시작했다.

응찰자들은 2억~3억원씩 가격을 올려 부르기 시작했고, 5분여 만에 100억원을 넘은 작품은 결국 130억원대에 도달했다.

10여분 동안 33차례의 경합을 거쳐 나온 결과였다.

이번 경매 결과는 한국 미술품 최고가라는 기록과 100억원을 돌파했다는 특징도 있지만, 한국 미술품 시장에서 김환기 돌풍이 계속 됐다는 점과 함께 작품의 아름다움, 작가와 소장자와의 인연도 특별하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 '김환기 최고의 걸작이자 유일한 두폭화' 우주

'우주'는 크기 254x254㎝로 김환기의 작품 중 가장 큰 추상화이자 유일한 두폭화다.

자연의 본질을 화폭에 담아내려한 작가의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성체이며 김환기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라고 크리스티코리아는 설명했다.

작품에는 '환기블루'라고 불리는 푸른색이 두 폭의 캔버스를 채우고 있다. 이런 푸른색으로부터 지구와 우주, 희망, 열정, 그리움 등 다양한 존재와 감성이 느껴진다.

또한 물감의 농담을 조절하는 기법을 통해 무한한 공간감과 깊이가 느껴지고, 김환기의 추상화 가운데 완전한 원형의 소용돌이 패턴을 그린 매우 드문 예라는 것도 작품의 매력이다.

특히 '우주'는 김환기 자신이 의미를 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1971년 미국 뉴욕 포인트덱스터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준비를 한창 하던 중 쓴 일기에 "종일 캔버스 틀을 두 개 만들었다"는 글과 "두 점 완성. 전자와 후자. 연결시켜 한 폭 작품이 된다. 후자가 좌편"이라는 글을 적었다.

지난 23일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 작품 '우주'가 낙찰되는 모습.(크리스티 코리아 제공)© 뉴스1

◇ 한국 미술시장 바꾼 김환기 돌풍…최고가 경신 이어질까

이번 경매 결과로 김환기의 인기는 정점을 찍은 듯 하다. 앞서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도 김환기가 가지고 있었다. 지난해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낙찰된 1972년 붉은 전면 점화 '3-Ⅱ-72 #220'가 85억3000만원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한 상위 10위까지의 기록은 9위인 이중섭의 '소'를 제외하고 모두 김환기의 작품, 특히 1970년대 그린 추상 점화 작품이 차지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2015년 10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1971년작 푸른 전면 점화 '19-Ⅶ-71 #209'가 47억2100만원(현 8위)에 낙찰된 이후 4년여간 국내 미술품 시장은 김환기 시대였던 것이다. 아시아 미술시장에서도 100억원대를 넘어선 작품의 작가는 6~7명만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다만 미술시장 관계자들은 김환기 작품의 인기는 꾸준하겠지만 최고가를 경신할 작품은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환기 화백의 가치 있는 작품들은 이미 많이 나온 상태"라며 "한국 미술품 최고가를 경신할 작품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김환기 인기는 계속되겠지만 현재 한국 미술계에선 100억원이 넘는 작품도, 이를 구매할 컬렉터를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1972년 김환기 화백이 김마태 박사의 뉴욕 집 거실에 걸린 자신의 작품 '우주' 앞에 앉아 있는 모습.©환기재단·환기미술관, 이미지 제공 크리스티 코리아© 뉴스1

◇ 김환기와 소장자 김마태 박사의 오랜 인연 눈길

새롭게 주인을 찾게 된 우주의 원 소장자인 김마태(본명 김정준) 박사와 김환기 화백의 우정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김마태 박사는 25세의 나이에 한국을 떠나 미국 뉴욕에서 뛰어난 외과의사가 됐다.

김 박사가 김환기와 처음 만난 건 1951년 부산 피난시절이었다. 김 박사의 아내인 전재금 여사(당시 약혼자)와 함께 우연히 길에서 김환기를 만난 뒤 친구가 됐다.

이후 김 박사는 김환기를 위해 여러 측면에서 도왔다. 김 박사가 어린 시절 김기림 시인, 김하군 화백 등 예술가들을 선생님으로 만나며 예술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점도 한몫했다.

예술이란 공통된 관심사로 뭉친 김마태 부부와 김환기 부부는 자주 만남을 가졌다. 김 박사는 김환기의 작품을 컬렉션하기 시작했다.

'우주'도 그중 하나로, 김마태 부부가 김환기에게 직접 구입해 40년 이상 개인 소장한 작품이다. 작품은 1971년 완성된 이후 처음으로 경매에 출품됐다.

'우주'에 대한 관심은 100억원이 넘는 돈을 주고 누가 구입했는지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한 언론사에서 한국인 큐레이터가 이를 낙찰 받았다고 기사화하기도 했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경매사측은 고객 정보 보호를 위해 비공개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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