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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우리는 그의 실험정신을 넘어섰던가…한국추상 선구자 남관 展

2019.11.05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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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랑 '남관의 추상회화 1955-1990'전…6일부터 30일까지

남관 작가의 '파리 시대'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언뜻 보면 철판이 녹슨 것 같다. 새겨진 문양 덕분에 그림인 것을 알아볼 수 있다. 문양은 굉장히 독특하다. 고대에서나 볼 수 있는 상형문자 같기도 하고, 어떤 유적을 묘사한 느낌도 든다.

오는 6일부터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선보이는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남관 작가(1911~1990)의 작품들이 그렇다.

도형태 현대화랑 대표는 4일 "남관의 작업을 단순한 평면회화로만 생각하는데, 그는 평생 실험정신을 가지고 작업했다"며 "세월의 때가 묻어있는 작업이지만 동시대적인 작업이라 생각 드는 작품들이고, 실험정신이 일찍이 앞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남관의 추상회화 1955-1990'전에 소개된 작품들은 그가 1955년 44세의 나이에 프랑스로 떠나 파리 등에 거주하며 13년간 현대미술과 추상화에 대해 공부하며 얻은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남관은 '파리 시대'에 고대 유물과 유적지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는 회색, 자색 계열의 물감을 사용해 세월의 흐름과 때 묻은 모습을 표현했다.

남관, 정과 대화, Oil on canvas, 1978.© 뉴스1 이기림 기자

처음 남관이 국제미술계의 중심지인 파리에 갔을 때만 해도 변방국가에서 온 무명의 작가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1년 만에 프랑스 화단에서 주목 받았다.

가스통 딜 평론가는 남관에 대해 "서양문화를 흡수하고, 또한 동양문화의 어느 일부조차 희생시킴 없이, 동서를 분리시키면서 동시에 융합시키는 거의 독보적인 예술가"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피카소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위적 예술모임 '살롱 드 메'에 한국인 최초로 초대받았고, 4차례 더 참여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망통회화비엔날레에서도 1등상을 수상했다.

아마도 남관의 파리 시대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질감과 색 표현, 문양 등 이미지에서 동양의 신비한 모습을 포착한 듯 하다.

남관은 이런 작업을 위해 서체 모양으로 자른 종잇조각을 캔버스에 움직이며 화면을 구성하는 실험을 전개하고, 안료를 뿌리고 칠했다.

남관 작가.(현대화랑 제공)© 뉴스1

이번 전시에서는 1968년 한국에 돌아온 뒤 작고 전까지 남긴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남관 회화의 핵심적 조형 언어로 꼽히는 얼굴 이미지가 캔버스에 등장하고, 어두웠던 색이 청색으로 환하게 바뀐다.

어두웠던 이미지가 어떻게 환하게 변했는지, 그의 색 표현은 물론이고 문양과 캔버스에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질감 표현 등에 주목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갈 만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현대화랑(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남관의 5번째 전시다. 남관의 작품은 1972년 현대화랑의 첫 추상화 전시로 열릴 만큼 양측에 모두 의미 있는 전시라는 평가다.

전시장에는 현재 38점이 전시돼 있으며 전시가 막을 내리는 30일까지 총 60여점의 작품이 번갈아가며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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