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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리움의 '별난' 신예발굴 기획전…전시→심사→집중조명 '역주행 코스'

2016.05.16

[머니투데이]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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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 2016'전선정 작가진. /사진제공=리움

리움, 6월 유일한 '아트스펙트럼 작가상' 배출…"보다 각별한 신예 작가 기획전으로 다가올 듯"

극소수의 신예 현대미술 작가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린 뒤 별도의 비공개 심사를 거쳐 무대 위 단 한 명의 주인공만을 집중 조명하는 이례적인 전시가 열린다. 삼성 미술관 리움의 신예 발굴 기획전인 '아트스펙트럼'전 얘기다.

과거 국내의 대표적 신예 발굴 전시는 별도의 상을 주지 않고 모두에게 균등한 조명을 비추거나, 전시 전 미리 대상부터 입선까지를 결정해 수상작의 위계를 정한 다음 열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아트스펙트럼 전은 그러나 본전시 이후 치열한 각축전을 이끄는 체제로 개편됐다. 2014년 전시부터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이 신설돼 전시 기간 중 심사를 통해 참여 작가 한 명(팀)에게 시상했다.

아트스펙트럼 전은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한국 작가들을 선정해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자 마련된 기획전이다. 2001년 리움의 전신인 호암갤러리에서 시작한 이 전시는 15년 후인 현재 국내에서 사실상 독보적인 권위의 신예 발굴 기획전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리움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아트스펙트럼 2016'전 참여 작가진은 열 명의 추천위원단이 각각 한 명씩을 추천하는 형식으로 선정됐다. 아울러 전시 개최 기간인 오는 6월 별도 심사단을 꾸려 작가상 수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올해 참여 작가인 김영은(사운드 설치), 박경근(영상), 박민하(영상·설치), 백정기(설치), 안동일(회화·사진), 옥인 콜렉티브(설치), 옵티컬 레이스(설치), 이호인(회화), 제인 진 카이젠(영상·설치), 최해리(회화·영상·설치) 등 열 명(팀) 가운데 가장 강렬한 조명을 받을 인물이 탄생하는 셈.

작가들은 내용 면에서 분단과 근대화, 경제화를 거쳐 오늘날 '삼포세대 현상'을 아우르는 한국 사회의 특징적인 면면을 조명했다.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개인적인 서사부터 한국의 근현대사까지 맥락을 짚었다. 한국 고미술을 출발점으로 삼거나 통계와 그래픽 디자인을 접목하고, 시각이 아닌 청각에 집중하기도 했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트스펙트럼 2016'전 전시장 전경. /사진제공=리움

이번 전시 기획을 주도한 이진아 리움 학예연구사는 "2014년과 비교해 사회적인 맥락을 작품과 연계시키는 경향이 뚜렷한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작가상 제정 이후 수상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들이 받는 주목도의 차이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경쟁 구도가 도입된 이후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모두에게 ‘고른 조명’을 비출 목적으로 전시 개최 시점에서 작가상을 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트스펙트럼 전 참여 작가 선정을 위해 리움은 물론 국립현대미술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의 문화예술 공간인 아뜰리에 에르메스 소속 큐레이터 등이 모였다. 작가상은 이와 별개인 심사단을 구성해 선정될 예정이며 이번 심사단 구성 인원에 대해 리움 측은 확인을 거부했다.

2014년 아트스펙트럼 전 사상 첫 번째 작가상을 받은 작가는 이완으로, 당시 별도 심사에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 관장, 정도련 홍콩 M+미술관 학예연구실장,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이 참여했다.

공교롭게도 국내 유일의 국립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이 2014년 전시를 끝으로 운영 방향 재정립 과정에서 열리지 않고 있다. 리움의 아트스펙트럼 전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신예 발굴 무대로 꼽히는 전시로, 신예들을 비추는 중요한 '조명등' 하나는 꺼진 셈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오래된 정례 기획전(1981년 첫 개최)인 ‘젊은 모색전’은 별도의 시상이 없는 전시이며, 과거 신예 작가들의 독보적인 발굴 무대로 평가받았던 대한민국미술대전(미전)은 수상자를 결정한 다음 전시를 개막해 왔다.

올해 신예들에게 아트스펙트럼 전은 물론, 아트스펙트럼 작가상의 무게감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미술 평론가는 "아트스펙트럼 전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 서울시립미술관(SeMa) ‘SeMa 블루’ 등이 주요한 신예작가 발굴 무대로 여겨진 가운데, 특히 국립현대미술관과 리움이 작가 발굴의 양대 축을 형성해 왔다"며 "'젊은 모색전'이 열리지 않게 되면서 올해 신예 작가들을 주목하는 핵심 무대는 협소해졌기 때문에 아트스펙트럼 전 참여가 보다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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