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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중국미술 여전히 활활…성남아트센터큐브미술관 '페킹발 北京發'

2017.04.25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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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수신핑, 초상 시리즈.2012, 2012, 330x240cm(36x26cm*9ea), Charcoal on Paper

2000년대 초반 중국 현대미술은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전시가 잇따랐고, 작가들도 내한해 기자들과 만났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중국 그림'이 싹 없어졌다. 중국 현대미술작품값이 폭등하면서다. 그림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중국미술은 경매시장에서 히트했고, 한국에서 전시는 사라졌다.

작품 폭등세도 있지만 중국그림이 국내 미술시장에서 인기를 잃은 건 ‘냉소적 사실주의’를 담은 정치팝과 극사실화풍 탓이기도 했다. 급변하는 환경속 취향이 변한 큰 손들에 의해 급격히 동력을 잃었고, 상업화랑 주인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다.

2007년이후 국내에서 슬쩍 자취를 감춘 '중국 미술'이 10여년만에 다시 왔다. 이전에 유명세를 탄 그림들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미술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살펴볼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이 '페킹발 北京發'전을 27일 개막한다.

【서울=뉴시스】수신핑, 2017, 십(十)No.1, 336x308cm / 십(十)No.2, 336x336cm / 십(十)No.3, 336x280cm, Etching

박천남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은 "이 프로젝트는 한국미술계 시장을 강타했던 중국미술의 현재를 주요 거점 중심으로 국내와 지역에 소개하며 한국현대미술의 현재를 상대적으로, 유비적으로 진단하고 또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쓰촨(四川)발에 이은 전시로 '로컬 리뷰’ 형식의 이 프로젝트는 동시대 지역미술을 지역의 눈으로 살핀다는 취지다. 특히 중국 현대미술이 한때 유행처럼, 열병처럼 지나간 미술인지,아니면 내리막인지를 파악할수 있게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이런 풍토속에서 특정 시류와 사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호흡과 리듬을 두 작가를 소개한다. 작가이자 교육자로서, 또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동시대 작가들에게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수신핑(蘇新平·57), 왕화샹(王華祥·55) 이다. 둘은 중앙미술학원 스타작가이자, 같은 듯 다른 선의의 라이벌이다. 공통점은 종교적인 신앙적인 기운이 보인다는 점이다.

【서울=뉴시스】로컬리뷰2017 '페킹발 北京發' 왕상량 전시장면

전시는 2인 개인전 형식으로 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과 갤러리808에 각각 나누어 소개한다. 왕화샹 46점, 수신핑이 20점을 전시한다.

▶수신핑= 내몽고 출신으로 어릴적부터 천재적인 미술재능을 인정받았다. 텐진미술학원(1979)을 거쳐 중앙미술학원(1989)을 졸업했다. 넓은 들판과 드높은 하늘이 맞닿아 있는 몽고 초원에서의 어릴적 경험은 평생에 걸쳐 풀어내야할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다.

수신핑은 자신의 화업 전체를 인간의 절대고독과 인간실존이 화두다. 판화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서정적이면서 정적이 흐르는 초현실적 화면이 압권인 그의 판화는 섬세 그 자체다. 판에 이미지를 새기거나 얹고 찍어내는 이른바 판화의 전통 어법으로부터 판 그 자체를 그대로 제시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서울=뉴시스】로컬리뷰2017 '페킹발 北京發' 왕상량 전시장면

최근에는 동판화 수 백 장을 이어 붙인 대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성남을 위해 새로 제작한 그의 초대형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버려진 땅(荒原)' 시리즈는 가로 10m가 넘어가는 초대형 작업들은 풍요의 세상 속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정신적인 빈곤과 소외, 괴리, 단절의 문제를 담아낸 것으로 수신핑의 저간의 미학적 고민과 작업지향을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큐브미술관 전시를 앞두고 마무리에 한창인 이 시리즈는 연필드로잉과 동판으로 제작되고 있다.

수신핑은 지난 30여 년 동안 중화권을 비롯하여 미국, 유럽 각지에서 50여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오사카국제판화트리엔날레, 상하이비엔날레 등에 참여했다.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핀란드,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지의 유명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내몽고사범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미술학원 부원장 및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왕화샹= '귀주 마오타이'라고 하는 중국을 대표하는 전통술로 유명한 귀주 출신으로 귀주예술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미술학원에 입학한 그는 귀주 출신 첫 대학생이다. 1989년 당시 중국 미술계에서는 어린 나이였던 26살에 목판화 '귀주사람들'연작으로 제7회 전국미술작품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스타작가로 올라섰다.

【서울=뉴시스】성남아트센터 '페킹발 北京發'

왕화샹은 31살에 내놓은 ‘틀리면 틀린대로(將錯就錯)’라는 파격적인 책으로 중국미술계를 또한번 강타했다. 당시 미술교육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책은 지금도 중국미술인 사이에서는 유효하며 또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평소 사생, 드로잉 등을 즐겨하는 그는 작품 속에 자신의 생각을 발문 형식으로 더한다는 점이다. 판화이외에도 조각, 입체, 설치, 드로잉, 유화, 아크릴화 등 장르 구분 없이 전 영역에 걸쳐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왕화샹의 명성은 전중국적인 양상을 보인다.

왕화샹은 서구의 대가와 그들의 명성을 좆는 무리들을 경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미술의 자생성과 우수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수신핑의 작업이 정적이고 서정적이라면 왕화샹의 작업은 동적이고 공격적이다. 다른 듯 닮은 이들 두 작가의 공통점이 있다면, 화면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의식과 사명감, 소명의식이 그 만큼 강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또한 판화 전공자들의 확장된, 강력한 호흡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왕화샹의 작품은 스페인, 독일, 영국, 미국 등 유럽 각지의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스페인국제판화전, 상하이국제판화전, 청두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등 유수의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지난 2015년 '세가지 목숨'이라는 타이틀로 중앙미술학원미술관 전관에 걸쳐 대규모 개인전을 가진 바 있으며 2016년 국제학원판화연맹을 창설했다. 현재 중앙미술학원 판화과 학과장 및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천남 전시기획부장은 "중국의 당대 미술은 끝나지 않았으며, 내리막도 아니며,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다"며 "이번 전시는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아야 할지 동시대 한국 작가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분명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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