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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포토제닉 드로잉'과 동양화가 만나 '꽃 피우다'

2017.05.23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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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수, 나도 샤프란, 57x77cm, 피그먼트 프린트, 2011(왼쪽), 이정은, 이음, 100x70cm, 장지에 채색, 2017(오른쪽) (이화익갤러리 제공) © News1

구성수·이정은 작가, 이화익갤러리서 2인전

꽃의 계절 5월, 사진작가 구성수와 한국화가 이정은의 2인전이 '플로럴 블로섬'(Floral Blossom)이라는 주제로 오는 24일부터 서울 종로구 율곡로 이화익갤러리에서 열린다. 꽃을 주제로 한 구성수의 사진과 이정은의 동양화 총 50여 점을 함께 소개한다.

사진작가 구성수는 조소와 회화의 방식을 동원한 사진 시리즈 '포토제닉 드로잉'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화가 이정은은 전통적 동양화 기법으로 꽃과 기물을 묘사한다. 나도 샤프란, 베로니카, 용담, 작은 달맞이 같은 야생화들을 소담스럽게 포착한 구성수의 사진과, 전통 동양화의 필치로 현대적인 책가도, 청화백자에 가득한 수국 등을 그린 이정은의 회화가 전혀 다른 작업 방식인데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로 처음 만났다고 한다.

구성수 작가의 작품. (이화익갤러리 제공) © News1

구성수의 '포토제닉 드로잉' 시리즈는 작업방식이 독특하다. 작가는 우선 찰흙에 야생화를 조형적으로 배치한 다음 고무판으로 눌러 음각의 틀을 만든 후 석고 시멘트를 부어 양각의 부조를 만든다. 그리고 그 위를 채색하고 사진으로 촬영한다.

작가 개인의 구성력과 색채 감각, 표현기법을 동원한 독특한 작업 방식의 최종 결과물은 시진이다. 그러나 이미 조각, 회화, 사진의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한 사진 작품을 넘어선다. 경일대학교와 중앙대홍익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구성수 작가는 2010년 일우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일우사진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구성수 작가는 "사진은 왜 예술의 변방이어야 하는가를 고민하다가 이같은 작업을 하게 됐다"면서 "사진을 알기 위해 조각이나 회화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조금씩 배워 작업에 동원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실험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식물도감'을 만들기로 했고, 2010년 독일의 유명 출판사 핫제칸스는 구작가가 제안한 회화, 조각, 사진으로 된 세계 최초의 식물도감의 출간을 지원했다.

이정은 작가의 작품들. (이화익갤러리 제공) © News1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이정은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차분하고 꾸준하게 기록하며 동양화의 전통을 잇고 있다.

동양화 작업의 특성상 장지 위에 물감의 번짐을 막기 위해 아교로 포수를 하게 되는데 작가는 묽은 농도의 아교와 밑색을 내는 물감을 섞어 얇게 칠하기를 십 수번 반복한다. 이렇게 하면 화면의 전체적인 색감이 더욱 차분하게 가라앉기 때문이라고 한다. 농담 조절이 가능한 상태의 종이 바탕이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야 먹과 물감으로 섬세하게 스케치를 시작하는데, 원하는 색의 진하기와 묘사가 나올 때까지 끈기 있게 색과 선의 층을 쌓는다.

이정은 작가의 가계도도 눈에 띈다. 그의 어머니는 40년 넘게 들꽃을 그려 '들꽃 화가'로 유명한 한국화가 노숙자 화백이며, 외삼촌은 배우 노주현 씨다. 이 작가는 "어려서부터 꽃을 그리는 어머니를 보고 자라 '나는 꽃을 그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그리면 그릴수록 더 좋아지는 건 역시 아름다운 꽃이었다"고 말했다.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한국화랑협회 회장)는 "기존의 작업 영역을 뛰어넘어 새로움을 추구하며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구성수의 작업과, 가장 전통적이고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성실히 만들어가고 있는 이정은의 조합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작가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며 "두 작가의 아름다운 작업을 통해 싱그럽게 피어나는 봄의 기운을 한껏 느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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