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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미술사가 이태호 교수 "나 화가하면 어떨까요?"

2017.07.1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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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태호, <여름 인왕산>, 2015, 종이에 수채, 37.8×56.4cm

■노화랑서 첫 개인전···인왕산등 '수묵 선묘' 전시
옛 화가들 그림 현장 담은 '서울 산수' 출간 기념회

녹음이 짙게 드리운 7월입니다. 노화랑은 청록의 계절에 미술사가 이태호 교수의 서울 그림전을 준비했습니다.

노화랑과 이 교수와의 인연은 벌써 30년을 훌쩍 넘겼고, 지난 2월 노화랑이 함께 기획한 '한국미술사의 절정'전시회는 빅 이벤트였습니다. 이 교수의 미술사 실력을 한껏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동시에 노화랑의 품격을 한층 높였습니다.

전시를 마무리하며, 정년을 맞은 이 교수가 “나 화가 하면 어떨까요” 묻길래, 단박에 그건 아니라고 답했네요. 그동안 이 교수가 쌓은 학문적 업적도 그러하려니와, 이 시대 누구보다 밝은 눈을 가졌다는 명성에 걸맞게 미술사가로서 할 일이 더많이 남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서울=뉴시스】이태호, <한양 도성과 동교 전경>, 2016, 면지에 수묵수채, 38.3×53.9cm

이 교수는 안목이 높은 미술사가로 유명하지만, 본디 미술대학 회화과 출신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입사하기 전, 미술교사 시절 국전 비구상 분과 1977년에 단색화 계열 작품으로 입선한 작가였습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듯이 필치가 좋아 그림을 잘 그린다는 칭찬도 심심찮게 듣곤 합니다. 근래 자선 경매에 출품된 그림마다 인기가 높아 상당한 값에 낙찰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서울=뉴시스】이태호, <신도원의 꿈>, 2015, 종이에 수묵담채, 37.8×56.5cm

이 교수는 지난 2년간 '월간미술'에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로 본, 옛 그림과 함께 만나는 '서울이 아름답다'(2015.5~2017.3)를 연재하여 많은 이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크게 변한 서울의 옛 모습을 기리는 그의 부지런한 발길은
서울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할지도 얘기해주는 듯 합니다. 이 연재를 묶어 이번 달에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또 이 교수는 연재하는 동안 겸재 정선을 비롯해 옛 화가들의 그림 현장을 찾으며 그 장소의 스케치를 병행해왔습니다.

출판과 함께 그림들을 모아 개인전을 하고 싶다 해서, 선뜻 노화랑에 초대했습니다. 이 교수의 첫 개인전이겠네요. 마침 전시기간은 윤 5월이니, 266년 전 ‘신미년1751년 윤5월 하순’에 그렸다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그린 시절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개인전의 때맞춤은 '서울 산수' 출간과 더불어 겸재와 인왕산에 대한 그의 애정을 잘 보여줍니다.

【서울=뉴시스】이태호, <인왕산의 봄기운>, 2017, 종이에 수묵담채, 56.4×76.3cm

스케치 그림 30여 점을 펼쳐놓으니, 미대 회화과 출신의 기량이 여전합니다. 화가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뛰어난 솜씨입니다. 40여 년 미술사에 전념해온 학자의 그림이니, 분명 우리시대 현대 문인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의 화풍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한 경향은 우리나라 옛 지도의 회화적 표현방식을 따른, 지도식 서울 전경도입니다.

도성과 주변, 한강 동호와 서호 풍경을 넓게 펼쳐놓은 구성도 독특하며 재미있고, 수묵 선묘의 필력에 탄력이 실려 좋습니다. 또 다른 경향은 한강의 일출이나 보름달 뜨는 장면, 그리고 인왕산이나 북한산, 도봉산경의 해질녘 풍광을 포착한 작품들입니다. 수채화풍과 담묵의 맛이 조화로운, 우리 전통수묵화의 새 기분이 가득해 좋습니다.

이 교수의 서울 그림들은 서울 산수의 이름다움을 새롭게 보여드릴 겁니다. 전시는 17일부터 22일까지입니다. ◆글=노화랑 노승진 대표.

【서울=뉴시스】이태호가 옛그림의 현장을 답사해 출간한 '서울 산수'.

◇이태호 서울산수연구소 소장(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초빙교수)=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교 대학원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미술교사,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전남대학교 교수 및 박물관장, 명지대학교 교수 및 박물관장, 문화예술대학원장을 지냈다. 문화재위원, 한국고지도연구학회, 동양미술사학회, 문화유산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리산, 금강산, 강원도, 경기도, 한강, 서울 등 겸재 정선, 지우재 정수영 등 옛 화가들의 진경 작품 현장을 찾아다녔고 글을 써왔다. 지난 40년간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에 관한 글을 묶어낸 ' 화가들은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2011년에 ‘우현학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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