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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김창일 회장 "상하이 덩샤오핑 아들 건물에 갤러리 입성"

2017.06.2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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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7월1일 확장 개관하는 아라리오 갤러리 상하이 전경.

■상하이 웨스트번드 문화특구에 확장 이전
약 300평 규모,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오픈
강형구~수보드굽타등 22명 7월1일부터 개관전

"중국 정부에서 미술관을 하라고 난리다. 하지만 미술관보다는 갤러리다. 아라리오는 아시아 최고의 화랑이 될 수 있다. 왜? 아시아 작가를 발굴해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은게 목표다."

아라리오갤러리 김창일 회장(66)이 또다시 야망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상하이 헝샨가(衡山路 Hengshan Rd)에 아라리오갤러리를 개관한 후 3년만에 확장세다.

오는 7월 1일 중국 상하이 웨스트번드구에 약 1000㎡(약 300평)규모로 갤러리를 이전한다.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국화랑이 모두 철수한 것과는 다른 이례적인 행보다.

상하이 웨스트번드는 2008년부터 상하이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문화 특구로, 웨스트번드 구를 황푸강(黄浦江)을 따라 약 11km에 이르는 지역을 2019년까지 유럽과 북미 등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이곳에 문을 여는 아라리오는 한국갤러리로는 유일한 입성이다.

김창일 회장은 "확장 이전하는 갤러리 건물은 덩샤오핑의 3째 아들이 건물주"라며 "1층에 자리잡기까지 런던갤러리와 자리다툼이 치열했지만 결국 아라리오가 입성했다"며 중국과 호의적인 관계라는 것을 넌지시 암시했다. 이 건물에는 홍콩, 상하이등 유명 갤러리와 레스토랑이 들어온다.

【서울=뉴시스】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개관전 '아시의의 목소리'전에 선보인 Li Hui의 Dissociative Self. 2011_2015_stainless steel_150x190x210cm.

중국 진출은 벌써 12년째 시작됐다. 2005년 베이징 지우창에 아라리오갤러리를 처음 연 이후 중국에서 외국작가 전시를 여는 갤러리로 인정받았고 이후 상하이로 눈을 돌렸다. 김 회장의 "아시아 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할 곳"이라는 촉이 발동했고, 그것이 맞아떨어졌다.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의 확장 오픈은 그동안 경직되었던 한중(韓中)관계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얻은 성과다.

김창일 회장은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의 확장 이전은 아라리오갤러리와 오랜 기간 함께 한 작가들을 더욱 큰 플랫폼을 통해 소개하기 위한 묘수(妙手)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는 1000㎡규모 1층 2개관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아라리오갤러리 소속작가들을 중국 본토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현재 한국 25명, 중국 12명등의 전속작가를 두고 있다.

김창일 회장은 "갤러리가 생존하려면 전속작가가 없으면 안된다"면서 "또 전속작가가 되지 않으면 작가도 생존할수 없다"고 했다. "얼마나 좋은 전속작가를 많이 갖고 있느냐가 앞으로 갤러리의 생존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갤러리인 아라리오가 아시아 작가를 전속으로 두지 못한다면 세계에서도 경쟁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이제 상하이에 입성한 그는 벌써부터 들떠있다. 아시아를 접수한후 유럽으로 가겠다는 목표다. "결국, 중국에서 살아남아야 살아남을 겁니다. 정면승부하니까요. 그리고 뉴욕으로 다시 갈겁니다. 2007년 첫 진출할때 임대료가 너무 올라 철수했는데 다시 간다면 임대가 아닌 건물을 지어서 갈겁니다. "

【서울=뉴시스】Dongwook Lee_Pooh_2013_mixed media_35x16x16cm

◇김창일 회장은 누구인가

서울이 고향이 그가 천안사람이 된 건 어머니 때문이었다. 1978년 어머니가 운영하던 천안 버스터미널을 시작으로 사업가 수완을 발휘했다. 승승장구하던 30대 초반 정치계의 유혹도 있었지만 뿌리쳤다. 결혼할때 부인이 '정치만은 하지말라'는 당부를 순수하게 받아들인 순정남이기도 하다. 2만평 버스터미널 운영을 성공한 후 마이다스손이 됐다.

신세계백화점과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며 '천안 갑부'에서 '미술갑부'로 변신한 건 1981년부터다. 당시 LA현대미술관 전시를 감명깊게 관람한 이후 국내외 현대미술품을 수집했다. 1998년 이후 영국의 YBAs와 독일 라이프치히 화파에 주목하면서 서구 현대미술로 수집의 범주를 확장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중국 인도등 동남아시아 신진작가들의 작품에 집중, 동서양을 아루는 약 3700여점의 현대미술 컬렉션을 갖추고 있다. 2002년 이후엔 세계 100대 혹은 200대 컬렉터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 미술계 큰손이다. 지난해엔 아트넷에서 선정한 100대 컬렉터에 선정됐다.

김회장은 재미로 본 사주에서 100이면 100 '부자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도 아트재테크에 강하다. 버려진 공간을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는 귀재다. 김 회장은 150억원에 사들인 공간사옥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탈바꿈시키고 제주도에서만 미술관 4곳을 열었다. '버려진 건물'이었던 탑동 시네마 등 기존 건물을 활용해 미술관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럼에도 미술계의 시선은 곱지않다. 아라리오뮤지엄은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이유로 미술관 등록이 늦어지기도 했고, '돈질'한다는 눈치가 많다. 특히 컬렉터에서 직접 작업을 하는 화가로 변신은 그를 더욱 '이상한 사람'으로 여기게했다.

김회장은 그 차가운 시선을 알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그는 지난 2014년 공간 사옥을 사들여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개관전을 할때 전시 타이틀을 '리얼리?'(Really?)로 지었을 정도다. "갤러리스트와 화가를 겸하는 그를 향해 그림을 샀을때도, '정말?', 그림을 그렸을때도 '정말? 네가 했어?' 라는 따가운 눈총에 대한 반항이자 저항의 전시 제목이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아라리오갤러리 김창일 회장이 7월 1일 상하이 차세대 문화특구에 위치한 웨스트번드 아트센터에 확장 개관하는 아라리오 갤러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8일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오픈과 관련 기자들과 만난 그는 여전히 3년전 아라리오뮤지엄 개관때 자신이 직접 그리고 만든 'Really?'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날 "내게 미술은 운명"이라고 강조하던 그가 의식했는지, "아 오늘은 '리얼리' 말고 바이 데스트니(By Destiny) 티를 입고 올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중요한 것은 미래입니다. 미술은 대중 보편적이면 안됩니다. 스페셜해야하죠. 남이 했던거 하면 안되요. 최고의 관심을 가질수 있는 작품을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상하이에서 아시아 작가들의 모든 걸 보여줄겁니다."

한편, 7월 1일 문을 여는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개관전은 회화와 설치 및 영상 등 62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형구를 비롯한 한국 작가 5명, 미야오샤오춘등 중국 작가 9명, 코헤이 나와를 비롯한 일본 작가 4명,필리핀의 레슬리드차베즈,인도네시아의 에코 누그로호, 인도의 수보드굽타 등 아라리오 갤러리와 함께한 아시아의 22인 작가들이 모였다. 전시는 8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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