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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미술관에서 멋진 '셀카' 찍으며 놀아 볼까

2017.04.26

[뉴스1] 박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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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무스 '뮤지엄 셀피 프로젝트' 사비나미술관 제공 ©News1

사비나미술관 '#셀피-나를 찍는 사람들'전 4월26일~8월4일

우리나라에선 흔히 '셀카'라고도 부르는 '셀피'(Selfie). 이 말은 2002년 호주의 온라인 포럼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얼굴을 찍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걸 뜻한다. SNS가 확산하면서 현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2013년 옥스퍼드 선정 '올해의 단어'에 뽑히기도 했다.

현대인들은 왜 셀피를 할까. 사비나미술관이 최근 3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셀피를 즐기는 연령과 성별은 20-30대 여성이 80% 이상이었다. 이들은 셀피를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을 얻기 위한 행위'로 생각하고 있었다.

셀피는 가상의 세계에서 다른 사람과 교류하면서도 자신을 고립시키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하는 문화 현상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인 셈이다. 사비나미술관에서 26일 개막한 특별기획전 '#셀피-나를 찍는 사람들'에선 이런 현대인의 초상을 재발견하게 해준다.

셀피를 소재로 삼은 만큼 가만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니다. 미술관에서의 사진 촬영이 자유롭지 못했던 기존의 굴레에서 벗어나 관객은 전시된 설치 작품과 더불어 다채로운 방식으로 셀피와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김가람 #SELSTAR, 아크릴 거울, 조명, 메이크업 화장품, 가변크기, 2016© News1

전시장 1층에 있는 김가람 작가의 설치작품 '셀스타'(#SELSTAR)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전시장 인증샷'을 유도한다. 셀피가 잘 나오게 조명을 설치했고, 셀카 전용 카메라도 비치했다. 작품 뒤에는 화장품이 놓여 있어 바로 화장을 고칠 수도 있다.

김가람 작가는 "인스타그램으로 신청하면 셀스타에서 셀피를 찍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어 설치 작품 위에서 상영한다"며 "다만 신청자가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영상의 주인공이 매일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을 꿈꾸는 대중의 심리를 반영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또 동작을 인식하는 카메라와 특수효과 화면을 이용해 음악과 함께 즐기는 설치 작품도 있고, 전혀 보정이 안 되는 옛날식 카메라로 직접 자신을 찍는 공간도 있다. '자화상 사진관'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설치 작품에서 아날로그 셀피를 찍어보려면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별도로 필름이 필요해 입장료 포함해 2만원의 참가비가 있다.

업셋프레스(안지미·이부록)의 설치 작품 '워바타 스티퍼 파병 추신'에선 전쟁 반대 스티커를 들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이후 일상에서 찍은 인증샷을 작가에게 보내면 전시장 벽면에 함께 설치된다. 현대인의 삶의 현장이 바로 전쟁터임을 은유한다.

고상우 '내서적인 사람' 설치전경.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2층 전시장에 있는 고상우 작가의 '내성적인 사람'은 사진으로 만든 자화상이다. 작가가 미국에 살면서 느꼈던 소외감과 외로움 등의 감정을 얼굴에 글씨로 써 표현했다. 전시장에 놓인 모니터로 작품을 비춰보면 얼굴에 글씨를 칠한 작가의 실제 얼굴이 나온다. 고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모두 경험할 수 있도록 사진을 반전처리 했다"고 설명했다.

지하 전시장에 설치된 강은구 작가의 '월 앤 도어스'(Wall and Doors)는 한번 들어가면 셔텨가 닫혀 30초간 나올 수 없는 두 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방에는 다른 방과 통하는 카메라와 모니터가 있다. 실제 관계는 단절돼 있으면서 가상의 SNS 셀피로 연결된 현대인의 삶을 느끼게 해준다.

이밖에도 온라인 퍼포먼스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아말리아 울만 등 총 8팀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또 덴마크 출신의 큐레이터 올리비아 무스는 '뮤지엄 셀피 프로젝트'로 이번 전시에 힘을 보탰다. 미술관에 전시된 고전 작품 속 인물들이 마치 셀카를 찍는 것처럼 연출해 웹사이트에 올린 프로젝트다.

한국미술관협회장이기도한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지금까지 국립미술관보다 앞서 시대상을 반영하는 다양한 융복합 전시를 많이 했는데, 이번 전시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재현 사비나미술관 전시팀장은 "미술관에서 재미있게 셀피를 즐기면서 일상에서 나를 드러내고, 타인을 들여다보는 현대인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8월4일까지. 3000~5000원. 전시 문의 (02)736-4371.

아말리아울만_Paper Towel Red Dress_2016_Fuji Photo Print on Resin_100x100cm.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아말리아울만_Red Heart White Dress_2016_Fuji Photo Print on Resin_100x100cm© News1

업셋프레스 안지미x이부록-인간불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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