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하춘근(52)의 '휴머니즘의 오류–DMZ 155마일'전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애니꼴에서 개막했다.
사진예술에 '휴머니즘의 오류'라는 철학적 사유를 담아 연작 중인 작가다. 전쟁, 테러, 폭력 등으로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심각하게 위협받은 국내외 역사적 장소에서 휴머니즘의 오류를 찾는다.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4년간 촬영한 다큐멘터리 사진들을 선별, 추상적 예술로 표현한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다. 다큐멘터리 사진을 기반으로 하지만 사진의 물성을 벗어난 다른 표현 방식의 사진, 영상, 설치 작품들이다.
어릴 때부터 전쟁영화를 좋아한 작가는 '라이언일병 구하기', '지옥의 묵시록', '플래툰', '킬링필드' 등 끔찍한 폭력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에 매료됐다. 난관을 뚫고 목숨을 걸고 동료를 구하고 공포 속에서 대의를 품고 죽어가는 이들, 절대적 정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들의 결연한 모습에 어리는 '고결한 인간다움'의 표상을 감동적으로 바라본 시절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영화의 역사적 배경이 된 전쟁들이 어떤 이권 속에서 발발했는지 알게 됐고, 휴머니즘의 허구도 깨닫기에 이르렀다.
[뉴시스] 조수정 | 201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