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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갤러리일호] 김연희展 7. 29 ~ 8. 4

2015.07.24

Writer :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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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일호 전시 보러가기 http://www.galleryilho.com

 

 

<전시소개>

 

메멘토모리(memento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로 인간이 지닌 지나친 탐욕과 오만함에 대한 경고로 쓰였던 말이다. 그것은 바니타스(vanitas)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는 물질의 유한성을 산소와 만나 부식하는 메탈릭(metallic) 재료의 변화 작용으로 만든 이미지를 통해 영혼의 존재까지도 가변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함을 반영하는 원인 변수는 시간이라는 속성이 환경과 만나서 이루어지는데 노화라는 외형적 변화와 뇌의 녹슮 현상에도 나타난다. (Mementomori-5) *이하M- 으로 약칭.

 

노화-시듦-녹슮의 과정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자연현상은 바로 꽃의 개화~낙화까지의 과정이다. 이것은 마치 영원할 것 같은 뇌쇄적인 매력을 가진 20세기 마를린먼로에게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사건이 되어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것과 같다. 유리알로 표현된 깨지기 쉬운 속성의 마를린먼로의 아찔한 미모, 그와는 대조적으로 둔탁한 철페인트의 녹슨 바탕화면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식하며 변해가듯 36세 그녀의 요절도 다양한 논란거리가 되어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올 수 있는 최종 진단서는 결국 [0 : 1] 0.1을 무한 등비수열로 나열했을 때 0에 가까워지는 상태를 거울에 비친 숫자로 표현한 이상의 ‘오감도–네 번째 시’야 말로 죽음의 메멘토모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비유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시간성에 관한 영화(secret,2007)에서는 피아노 악보를 매개로 과거-현재-미래가 넘나 드는데 이것 또한 시간과 함께 영원할 수 없는 유한적 삶과 변하고 마는 사랑이라는 이상적 가치를 판타지적으로나마 영원히 지속 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영상에 담았다 할 수 있다. 시간 속에서 변질되고 왜곡된 덧없는 현실은 장자의 꿈속에서 본 나비와 같이 어떤 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조차 구분이 모호 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가짜가 더 진짜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여기에 더해지는 한자 항렬(行列)자가 의미하는 가문의식은 곧 현대인의 페르소나(persona) 가면과 가식일 수 있고 이런 가면들은 그 대상을 진짜로 만들어 버린다. 마치 선장인 척하는 선장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뫼비우스 띠에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안과 밖을 구분 할 수 없게 만든 띠로 우리가 믿고 있는 진실 혹은 거짓, 선과 악, 승자의 역사로 기억되는 영웅들 또한 왜곡 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오늘날 모든 사회악들은 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적 시스템적 그물망의 문제로서 바라보아야 하며 우리사회 모두가 문제적 원인의 공범자 일 수 있다는 것이다. 9.11테러로 기억되는 뉴욕 맨하튼의 월드스트레이트센터(쌍둥이 빌딩)의 붕괴만 하더라도 누구에게 그 책임 소재를 물어야 할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지금은 화려한 관광명소인 뉴욕의 부룩클린 다리를 보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Last Exit To Brooklyn (1989)’ 2차 대전 후 모두가 힘들었던 1950년대.. 산업화의 이면에 드리워진 빈민층 블루칼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영화에서 부조리와 혼란, 범죄, 불법이 판을 치는 이곳 부룩클린 항구엔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영화에 삽입된 OST 마크노풀러감독의 ‘A Love idea’ 애잔한 음악을 들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어둠과 대비되는 아주 작은 긍정의 부분인 인간의 따뜻한 내면이나마 현대인들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희망을 보게 된다. 또한 마리아가 예수의 주검을 안고 느끼는 인간 모성으로서의 비통함{pieta}은 공포 속에서 인류를 구원할 힘의 원천이고, 그것은 세상의 편견, 가식, 왜곡의 덧없음으로부터 벗어날 유일한 비상구인 것이다.

 

그 외에 언급하지 않은 작품들에 대해선 위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작품에 대한 주관적 해석은 각자의 몫이라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작가의 표현의도를 전달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것이 예술에 대한 사회적 소통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마지막 작품을 제작해 보았다.

 

 

누구에게나 있는 그립고도 서글펐던 유년의 윗목….

사물들은 녹슬고, 불빛들은 명멸한다.                          - 작가 노트 김연희 –

 

 

<작가약력>

 

김연희 kim yeonhee

 

1999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입선

2001 인천미술대전 특선

2005 인천판화가협회 기획초대전

2011 홍익대학교 미교원전

2013 1회 개인전 원초적 사유 (현갤러리)

2013 그리고전 (갤러리일호)

2013 세택 서울아트쇼

2015 단체전 그리고전 (갤러리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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