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취'·유찰 유찰…서울옥션, 11월 경매 낙찰률 60% 고금리와 경기불황에 미술품 경매 시장도 썰렁해지고 있다. 28일 오후 열린 서울옥션 11월 경매는 출품이 취소되고 유찰, 유찰이 이어지면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낙찰률 약 60%, 낙찰 총액 약 20억 원을 기록했다. 경매 전 화제를 모았던 추정가 30억 원에 나온 피카소의 '여인 초상화'와 120호 박서보의 '노란색 묘법'(낮은 추정가 5억5000만원)도 출품이 취소됐다. 이어 무라카미 다카시, 아야코 록카쿠 등 대작들이 잇따라 유찰됐다. 다만 판화가 경합이 이뤄지며 새 주인을 찾아갔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판화 '탕아의 편력'이 4억2000만 원에 낙찰, 이 날 낙찰된 작품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해외 에디션 작품에는 해외 소장가들의 전화 응찰이 활발했다"고 전했다. 앙리 마티스의 '줄무늬 바지를 입은 오달리스크' 1억9500만원, 앤디 워홀의 'Shoes (F. & S. 254)'는 8700만 원에 팔렸다. 박서보 '묘법 No.070130'은 1억9000만 원, 장욱진 '바침'은 1억2000만 원에 낙찰됐다. 한편 경매 전 출품 취소와 관련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유찰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소장가들의 전략"이라고 전했다. 작품 가격에 흠집을 내지 않으려는 것으로 유찰되는 순간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배경으로, 결국 출품 취소와 인기 대작들의 유찰은 미술 시장이 관망세에 들어갔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박현주 2023-11-29 뉴시스
박기일, 희망 그리기… '장난감 미싱'의 화끈한 판타지 어머니는 40년 간 미싱사로 바쁘게 일했다. 매일 혼자 집을 지키는 날이 많았다. 집에 있었던 오래된 미싱은 좋은 장난감이었다. 그 장난감이 환상적인 자동차로 변신해 질주한다. "TV에서 나오는 AFKN 방송 화면 속 이국적인 장면들과 미싱을 타고 놀이를 즐겼던 그 시절 단편의 기억들을 모았어요." '미싱카'를 타고 경주하듯 멋있게 달리는 사람은 화가 자신. ‘독수리 오형제 헬멧’을 썼지만 어느새 늙어 버린 얼굴엔 덥수룩한 수염과 척박한 사막 풍경이 삶의 무게를 보여준다. 화가로 어른이 된 박기일(42)은 '미싱카'를 탄 남자 등 혼자 노는 유년의 세계를 화폭에 담아냈다. ‘장소 없는 장소’를 주제로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5년 만에 선보이는 전시는 기억에 대한 몰입과 감정적 교류를 만들어낸다. 박현주 2023-12-07 뉴시스
벨라스케스의 스페인 왕비 초상화, 경매 나온다…가격은? 17세기 스페인 궁정화가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그린 스페인 왕비의 전신 초상화가 내년 2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다. 이번 그림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최고 낙찰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벨라스케스가 그린 이사벨 데 보르본 스페인 왕비의 초상화가 그의 작품 경매의 기존 최고가인 1690만 달러(약 220억70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3500만 달러(약 457억원)에 낙찰될 것으로 예상된다. 2m 높이의 캔버스에 그려진 이 작품은 화려한 검은색 궁정 드레스를 입은 20대의 이사벨 왕비가 한 손에는 부채를 들고 다른 한 손은 의자 등받이에 올린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그림이 그려질 당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왕 펠리페 4세의 부인이었던 이사벨 왕비는 재치와 지성, 관대한 품성으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고 소더비는 밝혔다. 펠리페 4세는 1623년 벨라스케스를 궁정화가로 임명했다. 이에 따라 작품도 왕과 왕실 가족, 궁정 광대 등의 초상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경매에 오르는 초상화는 수년 동안 스페인 마드리드의 부엔레티로 궁전에 걸려 있었다. 이후 프랑스로 건너갔고 19세기에 금융투자가이자 책 수집가인 헨리 허스에게 팔려 영국 서식스주에 있는 와이크허스트 공원에 걸렸다. 그 다음에는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됐다가 1978년부터 현재 소유주가 소장하게 됐다. 글로벌 경매업체 소더비의 미주지사 회장이자 세계 고미술품 공동 책임자인 조지 워크터는 “이 뛰어난 그림은 아름다움과 우수한 특성뿐만 아니라 규모와 주제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워크터는 “벨라스케스는 왕실 초상화를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예술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이사벨 데 보르본의 이 웅장한 초상화는 전성기 시절의 벨라스케스의 실력을 보여주는 탁월한 사례로 다음 세대의 초상화 방향성을 정립했다”고 평가했다. 또 “반세기가 넘도록 이런 규모를 가진 벨라스케스의 다른 그림은 시장에 나온 적이 없다”며 다가올 경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사벨 왕비의 초상화는 내년 2월 뉴욕 경매에 앞서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영국 소더비의 뉴본드스트리트 갤러리에서 전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김하은 2023-12-03 뉴시스
벨라스케스의 '비너스' 그림, 또 다시 시위 표적으로 기후환경 활동가들이 영국 런던의 내셔널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유화를 훼손하려고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됐다고 6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작품을 훼손하려 한 활동가들은 '저스트스톱오일(Just Stop Oil)'이라는 단체에 속한 2명으로, 작은 망치를 이용해 해당 유화를 덮고 있는 보호유리 패널을 부수다 발각됐다. 피해를 입은 작품은 17세기에 그려진 벨라스케스의 '비너스의 화장(The Toilet of Venus)'이었다. 저스트스톱오일은 이전에도 유명 예술품과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유사한 시위를 주도해왔다. 이 단체는 이번 시위에 대해 영국 정부가 영국에서 화석연료의 탐사·개발·생산에 대한 모든 허가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유화의 경우 스페인 화가의 가장 유명한 걸작 중 하나인데다, 1914년에도 여성의 참정권을 요구하던 운동가에 의해 잘려진 적이 있던 작품인 점을 감안해 목표로 삼았다고 활동가들은 주장했다. 비너스의 화장은 나체의 비너스가 등을 보이면서 침대에 누운 채 아들인 큐피드가 들고있는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다. 이 그림은 1914년 여성 참정권을 요구하던 운동가인 메리 리처드슨이 동료 여성 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투옥에 항의하기 위해 훼손을 시도했고 이에 작품이 여러 군데 찢어졌지만 이후 수리됐다. 이번에 체포된 활동가들은 내셔널갤러리에서 유화를 덮고 있는 유리 패널을 두드린 뒤 관람객들에게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을 해야 할 때"라며 "정치가 우리를 실패시키고 있다. 1914년 여성들을 실패시켰고 지금도 우리를 실패시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내셔널갤러리는 해당 작품을 관리자들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시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내셔널갤러리에서는 지난해에도 활동가 2명이 화석연료 사용에 항의하기 위해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위에 토마토수프 통조림 2개를 던졌다. 다만 이들은 유리로 덮인 해당 그림을 훼손하지는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박정규 2023-11-07 뉴시스
쉼터에 대한 물음 던지다…'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展 현대자동차 브랜드 체험관인 수영구 F1963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8일부터 내년 6월 16일까지 신규 전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2022' 수상자 박지민 큐레이터의 전시로, 집이라는 물리적 거주 공간을 넘어 어디든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박지민 큐레이터는 "내게 안정감을 주는 '나의 쉘터는 어디인가'에 대한 생각이 전시의 시작점"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쉘터를 찾아 나가는 여정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에게도 당신의 쉘터는 어디인지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이동 ▲확장 ▲관계 ▲아카이브 라운지 총 4개 파트로, 고정된 거주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해 더 나은 쉘터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거쳐 다양한 형태의 쉘터 제시와 나만의 쉘터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아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유리 스즈키의 '히비키 트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중앙에 설치된 스피커에 한 소리를 들려주면 각기 다른 나팔관으로 전달된 여러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첫 파트 '이동'에서는 고정된 거주지 '집'이 과연 우리의 진정한 쉘터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집에 담긴 여러 사회·정치적 맥락을 통해 집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리슨투더시티의 '집의 의미 그리고 을지로의 미래 시나리오', 비행기 이동량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펠릭스 렌츠의 '정치적 기류', 한국에 기반한 사람들의 이동과 이주민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오픈투베리어블스의 '연착륙'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어 '확장' 파트에서는 여러 이동 상황에서 고정된 거주지가 아닌 새로운 쉘터를 찾아 나가는 과정을 선보인다. VR 경험을 통해 작가의 추억을 보이는 '이향정: 기억으로 만든 집', 식물과 인간의 공생관계를 표현한 아키타입의 '아열대로부터', 해수면이 상승하는 세상에서 복어가 가장 이상적인 동물이라 말하는 장명식의 '복어되기' 등 흥미로운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관계' 파트에서는 작가들의 경험을 통해 제안하는 다양한 정서적 쉘터를 보여준다. 기계를 통해 사람 간의 포옹 행위를 재현하는 루시 맥래의 '압축 카펫 2.0', 우포늪 안에서 백로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작품인 정봉채의 'UPOJBC130810'와 함께 김대욱의 '노리', 박은영의 '필로우 스터디 2'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 마지막 파트인 '아카이브 라운지'에서는 이번 전시가 탄생하기까지의 발자취를 그린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아카이빙 된 여러 서적, 이미지와 전시를 연결함으로써 전시에 대한 자신만의 매듭을 지을 수 있다. 김민지 2023-12-08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