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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식[요나루키] Where are you? - 정희기展

2018.07.26

Writer :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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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are you?

정희기展 / JUNGHIGI / 鄭喜基 / mixed media

 

2018_0717 ▶ 2018_1008

 

요나루키

YONALUKY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2-138

Tel. +82.(0)31.959.3838

www.yonaluky.com

 

 

 

'마주하기'의 책임성 ● 유년기의 상실에 관해 이야기하던 정희기는 최근 이를 보다 확장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는 부재한 대상들이 어린 시절 늘 작가와 함께했던 '코코'라는 인형에 집약되어 드러났다면, 현재는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다양한 존재로 형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정희기는 '마주하다'라는 동사를 덧붙인다. 이제 정희기는 과거를 기록하거나 흔적을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를 현재로 새롭게 재구성해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또한 시간의 표지를 더듬는 데 그치지 않고 그녀의 기억을,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존재들을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존재하던 세계를 '마주'해야 한다.

 

우리에게 이 모든 것들은 당연히 우리 바깥에 있는 낯선 '타자'일 수밖에 없다. 정희기는 타자의 현전을 제시하며 이를 마주하길 권한다. 이 과정은 마치 레비나스가 말했던 것처럼 타자를 마주해야 하는 무한한 책임성을 불러일으킨다. 나와 다른 존재인 타자를 마주하는 일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낯선 자는 그 낯섦으로 인해 '나'라는 동일성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 각자가 지니고 있는 자아의 이기적인 힘을 흐트러뜨리며 타자를 위해 소진될 수 있을까?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밖으로부터 온 타자에 기꺼이 노출됨으로써 윤리적인 '나'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렇게 작품을 마주한 우리에게는 수많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그것이 의도되었든, 의도되지 않았든 우리는 그녀의 '추억'과 '기투' 사이에서 헤매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메타적으로 우리 또한 또 다른 타자를 마주하는 경험을 만들어낸다. 그녀는 그녀가 마주한 타자들을 어떻게 책임지고 있을까? 더불어 그녀가 맺은 관계는 어떠한 세계를 연출하게 될까? 마지막으로 그녀가 구현한 세계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 위치하게 될까? 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역시나 우리 모두가 각자 '그녀'와 '그녀가 마주한 타자들'을 '마주하는 것' 하나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관계성을 염두에 둔 채로, 우선 정희기의 작품을 마주해 볼 필요가 있다. ■ 최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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