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In brief'블랙리스트 팝아티스트' 강영민, '박근혜'를 불러내다

2017.11.10

[뉴스1] 김아미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강영민, 먹방(Mukbang), Acrylic on canvas, 300x240cm, 2014 (대안공간루프 제공) © News1

11~12일 '선감학원과 팝아트투어' 진행

영화 '황해'에서 주인공 하정우가 김을 먹는 장면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로 치환됐다. 캔버스에 아크릴로 우스꽝스러운 북한 '선전화'를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로 낙인 찍혔던 강영민 작가(45)의 작품이다.

팝아티스트 강영민이 팝아트 형식을 도구로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를 소환했다. '금지된 사랑'(Exiled Love)이라는 주제로 지난 3일부터 서울 마포구 서교동 대안공간 루프에서 연 개인전에서다.

강영민은 최근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발표한 박근혜 정부 시절 '문예계 주요 좌성향 인물 현황' 리스트에 언급된 작가다. 그는 2013년 4월 경북 구미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 위에 인공기를 게재하는 퍼포먼스를 전개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오는 12월1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대안공간 루프가 기획하고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전시에서는 강영민 작가의 회화 36점, 설치 2점, 영상 6점 등 총 44점을 선보인다.

루프 측은 "강영민은 작품을 통해 이데올로기로 나눠진 기표와 키워드의 장을 무너뜨리고자 한다"며 "자연스럽게 내면화되는 이데올로기를 '도구'로 사용해 기존 체계를 교란시키는 동시에, 대중소비문화와 예술을 적절히 재배치해 새로운 감각의 창출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강영민, 박리자베스 Parklizabeth, spray paint, acrylic on canvas, 53x46cm, 2014 (대안공간루프 제공) © News1

작가는 지난 5년 동안 전국을 돌며 회화, 설치,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반도 이남의 산과 들, 바다와 섬의 순간들을 기록해왔다.

'눈부신' 압축성장 시대인 한국의 근대화부터 민주화 시대를 거쳐 이른바 '세계화'로 수렴되는 신자유주의 시대까지, 체제가 드리운 그늘을 자신만의 예술언어로 추적했다. 루프 측에 따르면 "'체제가 낙태시킨 금지된 사랑'을 따라가는 여정"이다.

강영민은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캐릭터는 '조는 하트'(Sleeping Heart)다. 붉은 색 하트 모양의 얼굴이 무언가를 음미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작가는 하트라는 '보편적이고 몰개성적인' 소재를 통해 관객 각자가 다른 스토리로 감정이입하고, 일상의 비밀스럽고 사적인 순간들을 되돌아보도록 유도한다.

강영민, 디어 리더스(Dear Leaders), Acrylic on canvas, 91x73cm(each), 2017 (대안공간루프 제공) © News1

그동안 강영민 작가는 미디어시티서울, 광주비엔날레, 미국 뉴욕 덤보아트페스티벌 등 주요 전시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 캐딜락, 뵈브클리코, DKNY, KUHO, 베이직하우스와 함께 예술협업을 진행했으며, 월드비전과 서울문화재단의 '사랑의 동전밭' 프로젝트에 아트디렉터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전국을 유랑하며 회화, 설치,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 소비문화와 자본주의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작가는 오는 주말인 11~12일 '팝아트투어'를 진행한다. '선감학원과 팝아트투어'라는 주제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선감학원터 공동묘지(현 경기창작센터)에서 야영을 하는 프로젝트다. 선감학원과 세월호 참사라는 아픈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 이른바 '다크투어'다.

선감학원은 단원구 선감동의 섬인 '선감도'에 있던 소년수용소다. 일제강점기 말인 1941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세워졌고, 제5공화국 초기인 1982년까지 40년동안 운영되며 강제노동과 폭력 등 인권유린이 자행됐다.

야영 다음날인 12일에는 위령비를 참배하는 한편, 단원고등학교, 416기억저장소, 경기도미술관 합동분향소 등을 돌아본다.

강영민, 열사시리즈(Patriot series05_Lee So Sun-Mirroring이소선-미러링), spray paint, mirror, digital print on canvas, 80x80cm, 2016 (대안공간루프 제공) © News1

amigo@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