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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득하면 그리워지리라'…실재인 듯 낯선 봄의 풍경들

2019.11.12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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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나 개인전 '먼 봄'…오는 30일까지 선화랑에서 전시

이만나 작가와 그의 작품 '봄 성 Ⅱ'.© 뉴스1 이기림 기자

멀리서 보니 사진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그림이다. 세밀하게 표현된 풍경의 재현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아득하면서도 낯선 풍경의 이면을 그렸다.

이만나 작가(48)의 이번 신작은 '아득하면 그리워지리라'라는 채수영 시인의 작품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 작가의 개인전 '먼 봄'(The distant Spring)이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에서의 낯선 경험과 내면의 심리를 오랜 시간 반복해 붓칠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작가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도 오랜 시간을 거쳐 그려낸 그림들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 개인전의 주인공격에 해당되는 화랑 1층에 선보인 '먼 봄' 시리즈는 이 작가가 2년 동안 준비한 신작이다.

11일 만난 이만나 작가는 "구슬비가 내리는 봄에 나무가 젖어가는 모습이 장지(한지의 일종, 두껍고 질김)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는 작업과 잘 맞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며 "대기가 봄철에 뽀얘지는 공간감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작가의 말처럼 장지에 봄의 풍경을 그린 작품 '봄 성 Ⅰ'과 '봄 성 2'는 우리가 봄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생동감이나 화사한 모습을 느끼기 어렵다.

대신 그 화사함을 피워내기 위해 비를 맞으며 기다리는 아득함만이 존재한다. 뿌옇게 표현된 색감은 이런 감정을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한다.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이만나 개인전 '먼 봄'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작가의 작품은 매우 세밀하게 이미지가 묘사돼 마치 사진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작가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만나 작가는 "사실적이기 보다는 낯설게 보이길 원했다"라며 "표면적으로는 현실에 한발을 딛고 있는 사실적 풍경처럼 보이지만 제가 그리는 그림은 현실 이면에 있는 100년의 세월을 함께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실과 초현실 그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신작 이외에도 작가가 그동안 그려온 작품 대부분이 소개된다. 작가에 따르면 이 작품들은 그의 전 재산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그만큼 '이만나'가 어떤 작품을 하는 작가인지 한 자리에서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구작들이 전시된 2층까지 돌아보고 나면 왜 이번 전시에서 '아득함'이란 감성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작가는 공간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작품을 그린다고 하는데,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얼마나 그 공간이 작가를 오랜 시간 기다려 왔는지 관객들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작품을 보고 있으면 과거 라디오에서 사연과 노래를 들으며 느낀 아련함과 그리움이 떠오르는 전시다. 전시에는 회화 14점, 드로잉 9점이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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