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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임인년 호랑이 띠 해...화가 김남표 "내가 호랑이를 그리는 이유"

2022.01.0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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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첫 솔로앨범 제안으로 시작...자켓 이미지에 백호 그려
'우직한 외로움 담아...아버지 모습이자 화가인 내 모습"

[서울=뉴시스]김남표, Sens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몰려오는 파도도 무심하게 뚜벅 뚜벅 걸어나오는 '백호'는 화가 김남표와 닮았다. 모든 것을 감내한 듯한 표정이면서도 여유감이 압권이다. 멸종위기종이 된 호랑이를 통해 화가로서의 자존심과 '실존의 고뇌'를 전하는 김남표의 그림은 여느 화가와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묘사가 탁월하다. 붓이 아닌 면봉, 나뭇가지, 손가락으로 감각적이고 에너지 가득한 '어느 한 순간'을 그려낸다. 얼룩말에서 호랑이로 화폭이 변했지만 결국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천착하고 있다. 김남표 작가에게 직접 '호랑이'를 그리는 이유를 들어봤다.

◆김남표, 내가 호랑이를 그리는 이유..."타블로, 첫 솔앨범에 백호 제안...아버지의 모습"

Instant Landscape (순간적 풍경) 시리즈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동물소재는 호랑이가 아니고 얼룩말이었다. 얼룩말을 선택하는 이유는 얼룩말이 가지는 상징성 혹은 서사적 내용이 아닌 오직 회화적 이유에서였다. (나는 구상회화에서 소재가 가지는 서사적 내용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전에 계획 없이 혹은 밑그림 없이 시작하는 Instant Landscape 시리즈 형식이기에 얼룩말의 검은 줄무늬를 그린다는 것은 고도의 긴장감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얼룩말 같은 초식동물이 주변을 경계하며 무리를 짓고 있는 그들의 밀착된 공간이 주는 따듯한 감정을 좋았고, 조밀한 그 공간에 이질적인 다른 이미지를 넣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2011년 가수 타블로가 제안한 자신의 첫 솔로앨범의 자켓이미지를 백호(타블로 딸의 띠가 백호라고 한다.)를 하고자 제안을 하여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때 타블로는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학위논란)로 고립되어 있었으며, 그러한 이유에서 인지 그의 첫 솔로 앨범 ‘열꽃”의 음악은 최고였다. 그의 음악을 들으며 백호의 우직한 외로움을 느꼈고 백호 그림에 이러한 감정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Instant Landscape-Sensitive Construction #19 작품은 우리들 가슴속에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거친 파도와 같은 인생의 역경 속에서 묵묵히 걷고 있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개인의 삶을 선택할 수 없었던 그의 시대를 바라보며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고자 했다.

[서울=뉴시스]김남표 말-호랑이 그림.

[서울=뉴시스]김남표 말-호랑이 그림.

Instant Landscape - Betweeen#1, #2 백호를 우리는 영물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영물은 다시 말하자면 초월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백호를 하나의 초월적인 존재라고 한다면 반드시 현실을 뛰어넘는 초현실적인 존재와 같은 뜻일 것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명, 과거와 현재, 인간과 자연등 서로가 공존하지만 거리가 먼 대상을 초월전인 백호가 품어내고 있는 것이다. 서로 상이하게 다른 존재를 풍경이라는 공존의 공간에서 백호는 이를 가능하게 한다.

【서울=뉴시스】Senstive Construction - Inward thoughts

◆좀 더 화가답게, 화가스러운 행보

올해는 호랑이의 우직하고 용맹스러운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코로나19로 닥친 인류의 위기는 호랑이의 용맹한 기질처럼 우리는 잘 극복하리라 본다. 또한 인류는 백호의 초월적인 존재처럼 서로가 다름을 배려하고 아름답게 공존하기를 소망한다.

화가로서 2022년은 좀 더 화가답게, 화가스러운 행보를 가지고자 한다.

화가 개인이 브랜드화되고 미술시장은 투자의 열기로 가득하지만 여전히 한자리를 백호처럼 묵묵히 지키고 있는 것은 미술 그 자체이다. 우리는 아마도 미술을 하면서 미술을 왜곡하고 훼손시키는 반복이 아닌가 반성한다. 미술을 하면서 미술을 좀 더 그 자체로 알아가기 위한 모더니즘의 순수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분명한 것은 미술, 예술이 그 사회에 확대가 된다면 그 사회는 선한 영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술의 외연적 확대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과연 그만큼의 선한 영향력을 발현하고 있는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서울=뉴시스]호랑이 작가 김남표

◆김남표 화가는?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은 모두 즉흥적으로 완성됐다. 계획을 세우지 않고, 화면의 첫 번째 터치를 기준으로 순발력 넘치게 다음 장면들을 이어 그린다. 작품에 일관되게 ‘순간적 풍경(Instant Landscape)’이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다. 밑그림 없이 즉흥성을 담보로 마치 드로잉 하듯 그려냈다. 작품은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상태를 가장 중요시 한다. 동시에 자연과의 상생의 메시지가 배어 있다. 인간이 아닌 동물의 시선으로 바라본 관점을 통해 의외의 초현실적 경험을 유도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1970년 서울생 ▲2006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1998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18회 ▶주요 아트페어:2016 Singapore Contemporary Art Show(싱가포르), 2015 Start art fair(런던), Art stage(싱가포르), KIAF(코엑스), 2014 Abu Dhabi Art(아부다비ㆍ아랍에미리트), 2013 TEFAF(마스트리흐트ㆍ네덜란드) 등 국내외 30여회,▶수상:한국문화예술진흥원 전시기획부문 선정, 전국대학미전 대상, 창작예술협회 공모전 금상 ▶작품소장: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외.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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