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Trouble[단독]'간송 국보' 25억에 산 DAO 설립자, 코인 사기·시세조작 연루

2022.10.21

[뉴스1] 박현영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헤리티지DAO' 설립자 김모 씨, 코인 프로젝트 '베이직' 이끌며 디파이 '러그풀'
베이직·소다코인·아로와나토큰 시세조작 가담…부당이익으로 국보 매입 가능성

금동 삼존불감. 케이옥션 제공

간송미술문화재단이 경매로 내놓은 국보 '금동삼존불감'을 지난 3월 25억원에 사들여 화제가 된 탈중앙화자율조직(DAO) '헤리티지DAO'의 설립자가 가상자산 관련 사기 및 시세조작에 연루돼 논란이 예상된다. 국보를 사들인 자금 역시 사기로부터 비롯된 '검은 돈'일 가능성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 결과 헤리티지DAO의 설립자인 김모 씨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 프로젝트 'BCDC'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BCDC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대형 거래소에 모두 상장된 가상자산 프로젝트 베이직(BASIC)의 디파이 서비스다.

김모 씨는 베이직뿐 아니라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아로와나토큰(ARW)을 비롯해 소다코인(SOC), 아이비피토큰(IBP) 등 다른 가상자산의 시세조작에도 연루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은 거셀 전망이다.

◇베이직 핵심 서비스 'BCDC'로 러그풀 사기…개발업체엔 비용 지급 안해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헤리티지DAO 설립자 김모 씨가 개발을 의뢰한 외주 블록체인 개발업체와 BCDC 투자자 4명은 김 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사건은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김 씨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베이직의 설립자이며, BCDC는 베이직 토큰(BASIC)을 스테이킹(예치)하고 이자로 BCDC 토큰을 얻는 베이직의 디파이 서비스다. 김 씨는 이른바 '러그풀'을 통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러그풀이란 디파이 시장에서 운영자가 투자금만 들고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해버리는 사기 수법을 말한다.

베이직은 지난 5월 갑작스레 BCDC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베이직 측은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BCDC는 사업을 종료한다"며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베이직이 BCDC 서비스를 갑작스레 종료하며 쟁글에 게재한 공시. 쟁글 사이트 갈무리

이에 BCDC 투자자들이 투자금 환불을 요구하자 베이직은 투자금을 베이직 토큰(BASIC)으로 환불해주겠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서비스 종료 전 BCDC 토큰 가격은 3.41달러(약 4700원)였으나, 2원대인 베이직 토큰(BASIC)과 1:1로 교환해주겠다는 게 베이직 측의 환불 정책이었다. 투자자들은 환불 정책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며 베이직 및 김 씨를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강행했다.

또 베이직은 BCDC 서비스 개발을 직접 하지 않고, 외주 개발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택했다. 이후 해당 업체에 개발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 해당 업체 또한 투자자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베이직 거래를 계속 지원하는 이유 중 하나가 BCDC라는 점이다.

베이직은 지난해 6월 업비트가 가상자산 25개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대규모 ‘코인 정리’를 감행했을 때, 유의종목으로 지정되고도 상장 폐지되지 않은 유일한 가상자산이다. 베이직을 제외한 나머지 24개는 모두 상장 폐지됐다.

당시 업비트가 베이직을 상장 폐지하지 않은 주요 근거 중 하나가 BCDC 사업이었다. 업비트는 베이직 측에 과거 성과 및 앞으로의 로드맵을 소명하라고 요구했고, 베이직은 주요 로드맵으로 BCDC 서비스를 내세웠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됐을 당시 베이직은 "BCDC에 대한 과거 공시 및 향후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업비트를 비롯한 거래소에 이 같은 내용을 소명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들이 거래 지원을 지속하는 데 영향을 미쳤던 주요 서비스인 만큼, BCDC 러그풀로 인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 내 거래지원 중인 모든 디지털자산은 다방면에서 모니터링되고 있다"며 "특정 디지털자산에 대한 개별 코멘트는 어렵다"고 밝혔다.

◇헤리티지 본체 '크래용DAO'로 여전히 사업…자금은 시세조작 부당이익

또 김모 씨가 BCDC 러그풀뿐 아니라 베이직 토큰(BASIC), 소다코인(SOC), 아로와나토큰(ARW) 등 가상자산 시세조작에 가담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보를 매입한 조직이 러그풀, 시세조작 등을 통한 '검은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뉴스1>은 김 씨가 베이직 토큰의 시세조작을 마켓메이킹 업체에 의뢰하고, 소다코인의 시세조작을 의뢰받았다는 내용의 대화 내역을 입수했다. 'L*** Kim'은 그의 영문 이름이다.

김모 씨가 내부 관계자와 나눈 대화 내용 발췌. 소다코인(SOC) 시세조작을 의뢰받고, 베이직토큰(BASIC) 시세조작을 외부에 의뢰한 정황이 담겨 있다. 독자 제보.

해당 대화에서 김 씨는 소다코인 마켓메이킹에 필요한 예산과 목표 가격 등을 언급했다. 또 "베이직 차트를 올리고 있다"고 언급하며 베이직토큰의 마켓메이킹을 의뢰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글과컴퓨터 그룹의 가상자산 아로와나토큰(ARW) 시세조작을 맡겠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계약의 주체가 된 케이먼제도 법인 '볼트글로벌캐피탈'과 삼존불감을 매입한 싱가포르 법인 '볼트랩스'는 모두 김 씨 소유 법인이다. 그는 '볼트'가 포함된 이름의 페이퍼컴퍼니를 다수 보유하며 국내 법인으로는 체결하기 어려운 계약들을 체결해왔다.

베이직을 이끄는 김모 씨가 아로와나토큰(ARW) 발행사 및 투자사와 체결했던 마켓메이킹 계약서 초안. 유동성 공급(마켓메이킹) 주체 법인인 '볼트글로벌캐피탈'은 김모 씨 소유의 케이먼제도 기반 법인이다. 독자 제보

헤리티지다오가 금동 삼존불감을 매입하며 공개한 입금확인증. 실제 매입 주체는 김 씨 소유의 싱가포르 법인이자 페이퍼컴퍼니인 볼트랩스다. 크래용다오 미디엄 블로그 갈무리.

이와 관련해 <뉴스1>은 김 씨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만 그는 삼존불감을 매입했던 지난 3월 JTBC와의 인터뷰에서 "크래용DAO(헤리티지DAO 본체)는 너무 신설 법인이어서 아직 은행 계좌가 없다. 그래서 제가 있는 다른 법인으로 (삼존불감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김 씨는 BCDC 러그풀 의혹에 대한 입장도 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는 베이직 텔레그램방을 통해 "BCDC는 소수의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베이직토큰과 1:1로 스와프(교환)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한컴그룹의 아로와나토큰(ARW) 시세조작에도 가담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베이직의 본업인 대출 관련으로 아로와나 프로젝트와 업무협약 체결을 비롯한 대화를 나눈적이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해졌다"며 시세조작 연루설을 부인했다.

BCDC 서비스를 종료한 베이직은 현재 크래용DAO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존불감을 매입한 헤리티지DAO는 크래용DAO의 하위DAO(subDAO)다. 즉, 헤리티지DAO의 본체가 크래용DAO다.

크래용DAO는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중심으로 DAO를 구축해주는 'DaaS(DAO-as-a-Service)'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베이직은 본래 블록체인 기반 금융 프로젝트였으나, NFT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내용을 급전환한 모습이다.

현재 그가 힘을 쏟고 있는 크래용DAO는 외주 개발업체에 NFT DaaS 서비스 개발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의 베타 버전도 2분기 출시 예정이었으나, 4분기인 현재까지 미뤄지고 있다.

개발업체 관계자는 "NFT 관련 서비스 개발만 의뢰받았을 뿐, 개발 자금이 러그풀이나 시세조작과 연루된 것은 몰랐다"고 말을 아꼈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