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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헤르손서 철수한 러군, 박물관 소장품 80% 약탈…크름반도로 이전

2022.11.25

[뉴시스] 김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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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서명 나치 신분증, 종교화·풍경화 등 약탈
훔친 작품들 크름반도 박물관으로 대부분 이전

[서울=뉴시스]러시아군이 헤르손 철수 과정에서 헤르손 역사박물관 내 비치된 소장품들을 약탈해 간 뒤 남겨진 모습이다. (사진=우크라이나 트위터) 2022.11.22.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市)에서 물러난 러시아군이 퇴각 과정에서 헤르손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품의 80% 가량을 약탈해 크름반도 박물관으로 이전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군이 헤르손 내 역사 박물관과 미술관에 비치된 주요 소장품을 훔쳐 갔다고 작가·박물관 관계자들이 관련 사실을 토로했다. 러시아 군이 철수한 이후 박물관 유리 진열장은 파괴됐고, 바닥에는 무거운 작품을 끌고간 흔적들이 남았다고 한다.

헤르손 역사박물관에서 작품 기획·전시 업무를 담당했다는 아나톨리 그리야즈노프는 "러시아 군이 헤르손에서 철수하기 전에 평생을 바쳐 수집한 작품 대부분을 약탈해갔다"며 "내 인생의 20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스비틀라나 두민스카 헤르손 시의회 의원은 "러시아군이 훔쳐간 작품들은 역사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인상적인 콜렉션들"이라며 "그들이 떠난 뒤 박물관은 폐허가 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역사박물관 내 총과 무기 관련 전시 코너를 휩쓸다시피 했다. 이동 가능한 모든 소장품을 가져갔다. 이 과정에서 세계 2차대전 당시 히틀러의 서명이 새겨진 나치 군의 신분증도 사라졌다.

올렉산드르 트카첸코 우크라이나 문화부 장관은 "박물관 소장품의 약 80%가 사라졌다"며 "사라진 소장품은 대부분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던 가장 귀중한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세르히 흘란 헤르손 지역의회 의장은 "러시아 군이 드니프로 강(江) 우안 노바 카호우카 댐 인근에 위치한 역사박물관 분관의 작품들도 훔쳐갔다"며 "그들은 훔쳐간 것을 숨기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군은 역사박물관 인근 미술관에 전시된 주요 미술품들도 훔쳐갔다. 17세기의 유명 종교화부터 19~20세기의 현대 미술까지 100년 이상된 작품들을 있는 대로 가져갔다.

헤르손 경찰은 문화·예술품 약탈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수사를 착수했다.

NYT는 헤르손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사라진 작품들이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 미술관으로 옮겨지는 모습들이 우크라이나 사회관계망(SNS)에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문가들은 SNS상에 올라온 사진들을 근거로 풍경화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화가 이반 포크히토노프 작품, 모더니스트 미하일로 안드리옌코 네치타일로 작품들이 크름반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는 점을 확인했다.

안드레이 말긴 크름 박물관 소장은 이달 초 모스크바타임즈 인터뷰에서 "포크히토노프 작품 등은 크름반도 내 심페로폴 인근 타우리다 중앙방물관에서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르손 미술관 전시품을 임시 보관하고 있다가 정당한 소유자에게 돌려줄 때까지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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