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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소나무 작가 이길래 '생명의 그물망'…사비나미술관, 106점 전시

2024.01.2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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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ennium- Pine Tree Root 2023-2 730x900x650cm, copper welding,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나무 뿌리들이 거미줄처럼 공간을 점령했다. 6m가 넘는 뿌리 줄기 위쪽은 하늘로 향하고 작은 뿌리들이 바닥에 뻗어 나가 꿈틀대는 생명의 에너지를 전한다. 이른바 '생명의 그물망'이다.

'소나무 작가'로 알려진 조각가 이길래의 개인전이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 새해 첫 전시 문을 열었다.

금강송(金剛松)을 차용해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표현한 '소나무 연작'을 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25일부터 '늘 푸른 생명의 원천에 뿌리를 내리다'를 타이틀로 펼치는 전시는 소나무 뿌리와 돌의 결합, 자연물과 인체가 융합된 형태의 신작들을 대거 선보인다.

특히 한국 적송(Korean red pine)의 뿌리와 돌을 대비 시킨 거대한 설치 조각을 주요 작품으로 등장 시켜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다.

작가는 뿌리를 통해 연결된 생태계 시스템을 강조하기 위해 설치 방식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전시장 2, 3층을 관통하는 공간 특성을 활용했다. 2층에서 뿌리 줄기를 밑에서 위로 올려다보거나 3층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게 배치해 땅속에서 꿈틀대는 생명의 에너지가 뿌리에서 흡수되어 줄기를 타고 위로 뻗어가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주요 뿌리에서 여러 개의 작은 뿌리들이 갈라져 뻗어 나가는 사이에는 크고 작은 돌덩어리들이 흩어져 놓여 있다.

작가는 "돌은 수세기 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고요한 불변의 물질로써 시간에 저항하는 강인한 특성을 지녔다"며 "뿌리와 돌이라는 대립적인 속성 간의 결합은 생명과 불변, 변화와 안정, 유기체와 무기체 등의 상반된 요소들이 연결되어 함께 존재할 때 자연은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사비나미술관, 이길래 개인전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Root, 2015, copper welding, 265x255x115cm(오른쪽)Millennium- Pine Tree 2023-7, 2023, copper welding, 160x1390x8cm *재판매 및 DB 금지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해체와 융합이 작업의 핵심 주제다. 동파이프로 만들어진 나무이자 사람, 나무이면서 돌인 작품들은 식물, 인간, 무생물, 자연, 인공이라는 서로 다른 형태와 에너지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우주적인 세계관을 탐험하려는 독창적인 시도다.

'동(銅)'이라는 유연한 재료는 용접 기술이 지닌 독특하고 정교한 제작 과정을 거쳐 고리(세포)들이 반복적으로 결합되며 전체 나무 형태를 만들었다. 개별적인 세포들이 서로 어우러져 나무를 형성하는 자연의 과정을 나타내며, 용접은 나무가 성장하고 형성되는 과정에서의 자연적인 힘과 상호작용을 상징한다.

사비나미술관 강재현 학예실장은 "이길래 조각의 세계관은 서로 다른 형태와 속성을 가진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지구 환경과의 조화로운 관계, 생태계의 중요성, 에너지의 지속 가능성 등을 포함한 포용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를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나무 조각, 드로잉 등 총 106점을 전시한 이길래 개인전은 4월21일까지 열린다.

이길래 작가. 사진=사비나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나무 조각가 이길래는?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술학과 조소 전공으로 졸업했다. 2020년 오페라갤러리, 2015년 겸재정선미술관, 2012년 갤러리BK, 2010년 사비나미술관 등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강조각 프로젝트>(2023, 한강공원 일대, 서울), <영감의 원천>(2023, 주상하이한국문화원, 상하이예술품박물관, 상하이, 중국),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2020, 사비나미술관 서울, GS예울마루, 여수), <현대용접조각전-불로장생>(2018, 성남큐브미술관, 성남)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사비나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삼성문화재단, CJ문화재단, 포항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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