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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카이토 이츠키×갤러리밈 의리…"사람 배설물 그리는 이유요?"

2024.01.1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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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타작가…한국에서 두번째 개인전 17일 개막

Treed Codependency (Belts and Two Embryos), 2023, oil and charcoal on canvas, 91x 72.7cm *재판매 및 DB 금지

"불순함이 순수함을 더욱 강하게 단련하고, 생경스러움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불완전한 상태가 오히려 신비가 된다."

일본 작가 카이토 이츠키(Kaito Itsuki)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에서 열린다. 역설의 신화를 통해 자기 존재에 대한 심오한 탐구와 존재의 희열을 화폭에 쏟아내는 작가다.

17일부터 펼치는 이번 전시는 2021년 갤러리밈과 인연을 맺은 후 한국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여는 의리 있는 자리다.

1993년 생의 일본 도쿄 대학 출신 작가는 런던, 방콕, 베이징, 홍콩, 취리히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오는 5월 중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특별전도 기획중이다. 일본 미술전문지 미술수첩이 꼽은 ‘일본작가 100인’(2021), Forbes JAPAN의 ‘차세대를 이끌어갈 30세 미만의 혁신가(‘NEXT UNDER 30’, 2018)’에 선정됐다.

Tight Intelligence(Birds Love the Music), 2023, oil on canvas, 27.5x22cm.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 세계는 기괴하고 거침없고 대담하다. 숫자와 문자, 칼날과 벨트, 사람의 배설물 등이 혼재하는 독특하고 모호한 풍경이다. 스스로를 구속해 온 저마다의 금기를 해체하고자 하는 의지 표현이 담겼다.

이번 전시 제목은 ‘Treed Codependency’로 균형에 대한 의미다. ‘Codependency’는 ‘공의존’이라는 뜻으로, 자아의 부재로 인해 서로에게 기능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관계를 이르는 심리학 용어다.

작가는 인간과 동물, 사물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모아 나와 타인, 몸과 마음, 개인과 사회 사이를 기묘하게 연결하고 있다.

Treed Codependency(Yellow branches), 2023, oil and charcoal on canvas, 91x72.7cm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의 내러티브 안에서 인간은 새와 함께 화분 속에 심겨져 뿌리를 내리고(‘Green Pot’), 새에게 기꺼이 피를 나누거나(‘Feeding from Vein’), 심지어는 신체 일부를 둥지로 내어주기도 한다(Feeding Birds). 이쯤이면 이제 새는, 너이거나 혹은 내가 된다. 그리고 ‘관계’라는 것에 따라오게 마련인 압박과 순응의 무게를 가늠해 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도 할 것이다. 어리석음과 교훈이 절묘하게 뒤섞인 우화와 같은 형식을 빌어 타존재의 수용과 자아의 영역 사이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실제로 반려동물로 새를 키우고 있는 작가는 대상의 속성을 자신에게 투영시키는 방식으로 자아 표현에 대한 탐구를 이어간다고 말한다."(김현진갤러리밈 전시기획자)

Treed Codependency(Vortex in the head), 2023, oil and charcoal on canvas, 97x162cm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는 "컨셉을 정하면 모티프들이 끝말잇기처럼 연결되며 떠오른다"고 했다.

지난 전시에 이어 거듭 등장하는 인간의 배설물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드러내는 강력한 기호로 자리잡은 듯 보인다. 귀여운 형태와 칼라로 변형된 이 도상은 수치심과 원초적 자아의 상징이다. 불쾌하고 쓸모없고 수치스러운 이 금기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신화의 스토리텔링을 가져왔다. 코코넛 꽃에서 탄생한 여신이 자신의 배설물로 마법의 힘을 지닌 소중한 식량을 키워낸다는 인도네시아 신화 속 여신의 이야기를 함축했다.

Feeding birds(under the light), Oil and charcoal on canvas, 53x33.3cm,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을 통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사람의 배설물 이미지로 표현한다. 쓸모없고 혐오스럽고 불쾌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정체성의 한 부분이다. 사회의 암묵적 규범이나 억압적 금기를 넘어서는 과정들이 우리를 단순한 존재에서 사유하는 인간으로, 그리고 예술의 세계로 이끈다고 생각한다." 전시는 3월15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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