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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광주디자인비엔날레, 볼만하네 호평…최경란 총감독이 뭘 어쨌기에

2015.10.2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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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과 '열정'이 밀어 붙였다. 기간은 6개월, 미션은 '어려움 타파'였다. 총 35개국 3994명을 모았다. 이 중 해외작가는 460명이다. 작품은 1933점이 쏟아졌다.

결과는? 일단 반응은 좋다. 난해함을 벗고 '쉽고 재미있고 신기하다'는 관람객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15일 개막한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다.

"예산도 절반이 줄고, 준비기간도 짧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역발상하는데 힘이 됐지요."

26일 최경란(52)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디자인 총감독은 "디자인이란 제한된 조건 내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는가"라며 "여러가지 제약 속에서도 풀어낸 이번 비엔날레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뒤로 빼지 않았다. "야심차게 추진한만큼 홍보의 절실함도 깨달았다"며 8264㎡(약 2500평)의 전시장을 돌며 일일히 작품 설명을 했다. "변화를 위해 도전했다"면서 "시도하고 보여주고 믿게 하고 희망을 주는게 비엔날레"라고 강조했다.

이전과는 달라야했다.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로 번갈아 하자 '그게 그것'인 행사로 전락했다. 광주시민들에게는 '비엔날레 피로도'까지 있었다. 디자인산업의 가치창출을 목표로 했지만 1, 2회가 지나면서 길을 잃었다. '비엔날레'라는 틀을 쓰고 예술이 개입하면서 담론으로 흘렀다. 무거워진 비엔날레는 '디자인은 없고 아트만 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디자인비엔날레 개최에 위기까지 왔다.

예산도 2013년 45억원에서 50% 삭감된 24억원뿐이었다. 특히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에서 올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추진단으로 주관처가 이관돼 준비 기간도 짧았다. 최 감독은 3월23일 선정됐다. 비엔날레 준비기간이 통상 1년~1년6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갑갑했어요. 6개월 준비는 불가능하다고 했죠. 하지만 짧다고 덮어둘 상황이 아니었어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정체성을 찾는게 급선무였다. 최 감독은 "올해 행사는 산업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엔 아트만 보여줬다면, 이번에 대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결합했죠. 특히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기업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 차별화입니다."

실제로 디자인 미학과 산업화 등이 어우러져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서고 있다. 1전시실 '광주브랜딩'전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기업과 세계적인 디자이너와의 협업과정을 거친 완제품을 선보였다.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조명,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미니밴 주방용품, 데니스 산타치아라의 조명등은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워 눈길을 끌었다. 전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으로 개발, 유통될 예정이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제품이 상용화된 첫 사례로 디자인 비엔날레의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처음엔 지역기업들이 믿음이 없었어요. 세계적인 디자인과 일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의구심이 많았지요. 하지만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기뻐하고 고마워하고 감사하다고 할 때 보람을 느꼈지요. 정말 윈윈이 된 극찬할 일입니다. 지역 기업이 디자인 차별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비엔날레를 방문한 전문가들도 "예산은 반인데, 효과는 두배"라는 평을 내놓았다. 특히 실용성과 예술성이 접목된 디자인비엔날레로 정체성을 찾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주최측인 광주시는 디자인 산업화의 가능성과 지역 성장 동력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전시장은 흥미롭고 볼 만하다. 일상적인 아이템이 주를 이뤄 대중과 공감하고 있다. '일상 용품'과 '삶의 공간'이 '전시 공간화'되어서인지 '사고 싶고 갖고 싶은 물건'들이 많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라는 개최지의 특성도 살렸다. 2전시실에서는 '한중일의 문화 가치'를 주제로 아시아디자인허브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관(53명 작가, 335개 작품), 중국관(27명 작가, 40개 작품), 일본관(34명 작가, 259개 작품) 등으로 나눠 리빙, 다이닝, 키친 공간 등 한·중·일 주거 공간 디자인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광주의 자매도시이자 동아시아 문화도시인 중국의 칭다오와 취안저우, 일본 요코하마와 니가타 등의 작품도 선보이면서 의미를 더했다.

최 감독은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시점에서 한중일 3국의 디자인 문화는 동서양의 가치가 융합된 디자인으로서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리드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에서 지속가능한 미래 디자인문화의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자인 연출의 백미를 보여주는 전시장도 있다. 이탈리아 디자인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는 이 전시장에서는 작품을 '회전 초밥'처럼 보여주는 컨베이어 벨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음식부터 커뮤니케이션까지, 다양한 분야에 디자인이 적용됐다는 점을 연출의 힘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역 디자인계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3전시실에는 광주문화디자인숍이 별도 공간으로 마련됐다. 지역 막걸리 사발과 김치제품 포장 디자인 10개 개발 결과물은 실제 광주세계김치축제 기간(24~28일)에 전시 판매한다. 전시관 광장에는 소쇄원을 모티브로한 도요 이토의 조형물 '윤무'가 설치됐다. 담양의 대나무를 활용한 이 작품은 앉을 수도 있어 휴식공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쉽게 이해하고 모두가 기억할 수 있는' 비엔날레로 꾸민 제6회 '201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는 '신명(晨明)'이다. 디자인으로 신명나고 디자이너들이 신명나게 디자인하고, 디자인 기업이 발전하고 성장하여 신명이 나는 우리 모두의 '신명'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예향 광주시가 디자인 도시로서 신명나게 역량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인 지 다시 시험대에 섰다. 총감독이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발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라는 타이틀로 국제화 브랜딩하려면 광주시의 적극 지원은 필수다.

최경란 총감독은 "창조경제, 문화융성시대에 디자인을 선도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우리나라의 자랑"이라며 "미래 방향을 견인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한 지원은 나라에 대한 투자이자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짚었다. 전시기간도 지난해보다 한 달이나 줄었다. 11월1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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