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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북서울미술관으로 들어온 현대자동차… 무슨 사연 있나?

2016.03.2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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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하늘색 차안에 꽃밭을 만든 이주용의 창 너머이 기억. 2016-03-21

서울시립미술관, 대중친화 위해 기업과 손잡아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시즌2:동행' 22일 개막

현대자동차가 미술관으로 들어왔다.

지난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첫 선을 보여 화제가 된 현대자동차의 '사연있는 자동차' 전시다.

올해는 서울시립미술관이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았다.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시즌2:동행'전을 타이틀로 서울 노원구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22일 개막한다.

미술관과 기업의 콜라보레이션은 명분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21일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이 북서울미술관에서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시즌2:동행'전을 설명하고 있다. 2016-03-21

시립미술관은 이 전시를 유치하기까지 고민했다. 공공미술관이 기업의 협찬을 받아 진행하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노원구 북서울미술관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연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기업이 경제적 예산을 지원하기 때문에 반대 급부가 요구되고 공공미술관의 공익성을 행여 해칠수 있다"는 "양면적인 상황에서 한동안 줄다리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관장은 전시를 추진했다. '자동차'라는 매혹적인 소재를 잡고 싶었다. 특히 북서울미술관의 활기를 위해서였다.

김홍희 관장은 "그동안 북서울미술관에서 좋은 전시가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상의 제약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이번 대중적인 전시를 통해 미술관의 인지도를 높일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원구에 위치한 북서울미술관은 서울시내(광화문)에서 30분 거리이지만, 상당히 동떨어진 분위기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1998년식 쏘나타 3는 저희 집의 두번째 차였습니다. 14년동안 저를 대신해 어머니와 함께한 차였다는 이걸 사연자의 옛 추억을 다운라이트 프로덕션 디렉터인 박재영이 추억이 담긴 다양한 물품과 함께 설치작품을 만들어냈다. 2016-03-21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대중성과 예술성,두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자동차는 일상생활하고 관계가 밀접하다. 1960년대 미국소비문화를 이끌어낼때에 글래머러스한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김 관장은 "특히 자동차는 권위 파워를 갖는 남성문화의 상징으로 현대문명에 대한 자성적이고 비판적인 좋은 소재감"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가 사연을 신청받고, 1월부터 전시기획이 진행됐다. 미술관이 사연에 맞는 작가를 섭외하고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2개월정도 걸렸다.

국내외를 오가며 드로잉, 퍼포먼스, 조각, 설치, 비디오 등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해 오고 있는 김기라X김형규, 김상연, 김승연, 김진희, 민우식, 박경근, 박문희, 박재영, 이주용, 전준호, 정연두, 홍원석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대부분 영상 미디어작가로 알려진 작가들로, 작가 구성은 현대자동차의 입김도 반영됐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21일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조원홍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시즌2:동행'전을 소개하고 있다. 2016-03-21

대중 친화적인 전시도 중요하지만, 이 전시를 중국과 유럽에 수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이대형 아트디렉터는 "해외 진출을 위해 세계 유명 비엔날레급에서 전시했던 작가들을 추천한 전략적 안배였다"고 설명했다.

이대형 아트디렉터는 "미술관과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인 만큼 철학적 질문을 던질수 있는 전시로 추진됐다"고 말했다.

"BMW아트카 시리즈가 히스토리가 있듯이 연속성 있는 전시를 위해 기업과 작가 미술관이 어떤 것을 할수 있을까"를 고민한 전시다.

미술관에 들어와서일까. DDP '시즌1'전시보다는 얌전해졌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북서울미술관에 영상으로 소개하는 정연두의 작품. 2016-03-21

각자의 사연이 생생하게 돋보인 '시즌 1'전과 달리 이번 전시는 좀 무겁다. 자동차를 매개로 한 특별한 추억, 자동차가 환기하는 삶과 문화의 의미, 자동차로 대표되는 기계 문명과 인간 본질에 대한 성찰등 세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말(설명)이 많다.

'시즌1'때 가슴 찡한 사연으로 주목받았다면, 이번 전시는 일상의 소재가 어떻게 현대미술이 되는지를 살펴볼수 있게했다.

미술관 전시라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기혜경 시립미술관 운영부장은 "미술관전시는 DDP전시와는 달라야 한다는 자만이 있었다"면서 "미술관에 들어온 만큼 물질적인 자동차 이상의 내러티브를 발견할수 있는 지점까지 선보인다"고 말했다.

기업과 손잡은 전시는 명분이 있어도 태생을 감출수 없다. 북서울미술관 1,2층에 펼친 전시는 '현대자동차 전시장'같다. '자동차의 자동에 의한 자동차를 위한' 전시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시즌2:동행'전은 낡은 자동차가 예술작품으로 탄생되기까지의 사연과 배경이 아카이브로 소개되어 있다. 2016-03-21

최첨단 자동차 전시는 아니다. 낡고 폐차위기의 차들이 예술가들의 아이디어로 인공호흡기를 달았다고나 할까.

차안에 꽃밭을 만들고, 운전대를 오락실처럼 선보이고, 부품을 드러내며 자동차에 대한 향수를 연관시킨다.

'어떤 사람'의 현대자동차와 추억이 깃든 '아날로그 노스텔지어'가 담겼지만, 이를 알아채기는 쉽지않다. 기계, 자동차의 흔적이 사연보다 강하게 다가온다.

입구부터 현대자동차의 상징으로 시작된다. 전시장 마당에 따로 설치된 '별을 단 그랜저'가 눈길을 끌고 있다. '부자의 상징'이었던 각진 차 그랜저는 '아트 택시'로 변신해 서울의 동북부 5개구 지역을 직접 운행하며 불특정 다수를 만날 예정이다. 설치 작가 홍원석의 '아버지의 시간이자 자랑'인 '미스터 각' 작품이다.

미술관에 연 자동차 전시는 아카이브를 강화했다.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영상작품을 모두 공개해, 왜 이 자동차가 이런 모습으로 탄생했는지를 보여준다.

【서울=뉴시스】홍원석_블랙스타(Blackstar)_2016_가변크기_개조차량, 1채널 영상 20min, 사연자 오브제 2016-03-21

이 전시는 자본력을 무기로 미술관까지 진출해온 현대의 '문화파워'를 보여준다. 건설 자동차등 문화에는 딱딱했던 현대는 지난 2~3년전부터 '미술관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10년간 120억을 투입, 작가들을 후원하며 문화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현대자동차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brilliant memories’)전을 중국에서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 말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전시된 데 이어, 작년 10월 중순부터 지난 2월 말까지 중국 북경의 798 예술구에서 총 13개점을 전시했다.

현대자동차 조원홍 부사장은 "북경 798예술특구에 공간을 장기임대했다"면서 "규모가 큰 작품들이어서 현재 현대차에서 소장하고 있지만 향후 전시작품을 위한 수장고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미술관으로 들어온 자동차 전시는 북부지역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성과 예술성의 명분이 있든 없든, 작품이 된 자동차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포스트 뮤지엄'을 주창하는 김홍희 관장은 이번 전시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기업과 미술관이 행복한 관객을 유치하면서 동행할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함께 자동차가 우리들의 일상을 드러내고 사회를 담아내며 세상과 교류할 수 있는 존재이자,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 전시가 끝나면 5월 4일부터 8월 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한후 사연의 주인공에게 소장용 사진 작품을 전달해 현대자동차와의 기억을 평생 간직할 수 있게 한다. 작품은 현대자동차가 소장한다. 전시는 4월 21일까지. 관람은 무료.

한편, 북서울미술관은 어린이갤러리에서 박미나의 '빨주노초파남보'전시를 연다. 현대자동차가 전액 기부해 마련된 전시다. 02-2124-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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