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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코로나19에도 미술계는 뜨거웠다 [2021 결산-미술]

2021.12.20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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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컬렉션 2만3000점 기증…서울 송현동에 기증관 설립
너도나도 NFT 사업에 박차…아트페어 역대기록 갱신하며 활황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생전 수집했다가 국가에 기증한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민들이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을 관람하고 있다. 2021.7.2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021년, 미술계는 더 없이 큰 선물을 받았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조건 없이 기증한 소장품 1만1000여건, 약 2만3000점은 국민적 관심 속에서 서울 송현동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암호화폐 기술 가운데 하나인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이 새로운 블루칩으로 부상했다.

아트부산과 키아프 등 아트페어는 역대 기록을 깨트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올 한 해, 이런 국민적 관심은 책으로도 이어져 미술교양을 쌓고 그림그리는 법을 배우는 미술 관련서적이 인기를 끌었다.

◇ 이건희컬렉션 2만3000점 서울 송현동에 낙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가칭)이건희 기증관 건립부지를 서울 송현동으로 확정했다고 지난 11월10일 발표했다. 이건희 기증관은 송현동 부지 내에 대지면적 9787㎡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내년 하반기 국제설계공모 절차에 들어가 설계·공사를 거쳐 2027년 완공·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현동 부지는 서울의 역사·문화·경제 중심지로서, 도보 20분 거리 내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30여개 박물관·미술관과 60여개 갤러리가 밀집해 있고 5대 고궁과 북촌한옥마을, 인사동 같은 문화·관광 인프라가 풍부하게 갖춰진 곳이다.

앞서 지난 4월28일 문체부는 고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고인의 소장품 1만1023건 약 2만3000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발표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 기증품은 국보 제216호 '정선필 인왕제색도', 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포함해 총 9797건(2만1600여점)이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등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여점과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을 포함해 미술품 약 1226건(1400여점)을 기증받았다.

이에 지난 7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 가운데 일부를 엄선해 공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선 국보 제216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문화재 45건 77점(국보·보물 28건 포함)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선 192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한 현대 미술작품 58점을 만날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일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전망대에서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 시장과 황 장관 뒤로 보이는 부지가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송현동 부지. 2021.11.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NFT, 미술계의 새로운 기대주될까

올해 NFT 거래액은 지난해 대비 170배 증가해 전세계적으로 120억달러(14조1408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열풍의 시작은 디지털 미술작품이었다.

NFT 열풍에 불이 붙은 것은 지난 3월이었다. 디지털 예술가 비플(Beeple)의 NFT 작품 '매일:첫5000일'(Everdays:The First 5000 Days)이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6934만달러(785억원)에 거래되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블록체인 기반 소유권 증명서라 할 수 있는 NFT는 예술 작품 등을 디지털 공간에 '박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누구나 손쉽게 디지털 아트를 감상하고 소유할 수 있는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크리에이터 경제기반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더해졌다.

한국미술협회도 최근 NFT 사업을 본격화했다. NFT 플랫폼 업체인 가이덤재단과 손을 잡으면서다. 이를 통해 4만명에 달하는 소속 작가들이 NFT 작품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재정난에 빠진 간송미술관은 국보 제70호 '훈민정음해례본'을 NFT로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대한민국 국보가 NFT 시장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서울옥션과 손잡고 지난 6월 NFT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NFT 서비스도 본격화됐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지난 7월 NFT 기반 미술작품을 큐레이션해 유통하는 서비스인 '클립 드롭스'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클럽 드롭스는 디지털 작품 유통서비스로, 국내 주요 작가들의 예술품을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통해 한정판 디지털 미술작품으로 재탄생시켜 유통한다. 이달 17일엔 정식 버전이 출시됐다.

클레이튼은 베타 서비스 시작 이후 5개월이 채 되지 않는 이달 중순까지 약 680만KLAY 규모의 판매액을 기록했는데, 클레이 시세 기준으로 약 100억원이 넘는다.

활성화 되고 있는 NFT이지만 저작권을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안고 있다. 지난 6월 국내 한 경매기획사가 한국 근대미술작가 이중섭·김환기·박수근 작품을 NFT로 발행해 경매를 진행하려다 유족과 재단의 반발로 중단한 바 있다.

박서보(90) 화백은 지난 11월에 자신의 SNS에 "누구도 내 작품 이미지를 NFT라는 이름의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는 없다"며 "내 작품이 디지털의 형식으로 상업적으로 거래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을 NFT로 발행하는 것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실제로 작가의 작품을 허락없이 NFT로 발행하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박경희 디라이트 변호사는 "민팅(NFT화 시키는 행위)을 하게 되면 저작물 자체가 복제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미술품을 NFT화 하려면 저작권자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용 작가 작품 모습의 NFT화 계획을 전하는 피카프로젝트(피카프로젝트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1

◇ 아트페어의 활황…내놓기 무섭게 팔렸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전세계의 실물경제는 식었지만 미술계만은 뜨거웠다. 이런 열기는 미술품 구매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이하 KIAF)와 아트부산은 작품을 내놓기 무섭게 팔려가나 완판에 가까운 기록을 남겼다.

KIAF는 미술품 판매액 650억원과 관람객 8만8000여명 등 역대 기록을 갱신하며 지난 10월17일 폐막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KIAF는 국내 재계 인사들과 정상급 연예인들이 총출동하는 등 미술시장으로 쏠린 관심을 여실히 증명한 행사였다. 특히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이어 미술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분석에 걸맞게 유명작가의 작품들은 개막일부터 완판됐다.

박서보·하종현(국제갤러리) 이건용·이강소(갤러리현대) 김구림(가나아트) 이우환(표갤러리 등) 등 유명한 생존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판매됐다. 또한 오세열·유선태·김정수·우국원·정영주·채지민·정성준·윤상윤·이영지 등의 작품들도 인기를 끌었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미술행사에 대한 미술애호가들의 갈망이 어느 때보다 심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지만 한국은 오히려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신진 컬렉터들이 미술작품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제10회 '아트부산'이 지난 5월13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16일까지 4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아트부산은 총 판매액 350억원과 총 관람객 8만명을 기록해 역대 기록을 모두 갱신했다.

아트부산은 코로나19 방역의 일환으로 VIP 관람 시간을 따로 두고 일일 일반관람객 입장을 5000명으로 제한해 참가 갤러리와 컬렉터를 위한 환경을 마련했다. 이런 노력은 참가갤러리와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변원경 아트부산 대표는 "아트페어에 출품되는 작품과 전시 수준을 높이자 갤러리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이어졌다"며 "관객참여형 특별전 10개를 유치해 초보 컬렉터들 또한 주눅들지 않고 아트페어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미술품 장터인 KIAF는 세계 10개국 170여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올해에는 오프라인 전시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온라인 뷰잉룸을 병행할 예정이다. 일반인 관람은 15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2021.10.15/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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