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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전기회로로 빛나는 애국심과 연민…배수영 개인전

2015.08.19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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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ngers _Recycled parts, beads, LED, Mixed media_300 x 150 cm_2015 2015-08-18

나무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 9월21일까지.

'애국심과 연민'은 작가 배수영(42)의 힘이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줄곧 일본에서 설치미술가로 활동해온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즉 '연(緣)'에 대해 끊임 없이 탐구해왔다.

지난 13일부터 서울 북촌로 나무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은 작가의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다. 광복 70주년에 맞춰 기획된 전시이자 나무 갤러리 개관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설치작품전이다.

전시장은 화려하지만 엄숙한 분위기를 전한다. 화려한 색채의 조명이 결합된 작품에는 대한민국의 영웅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 'Co-Vengers'는 이순신 장군, 안중근 열사, 논개, 류관순 열사, 김구선생, 명성황후, 피겨 퀸 김연아를 오마주해 빛을 내게한다. 모두 일본에게 아픔을 준 위인들로 일본에서 살고 있는 작가로서는 우리나라 고난의 역사에 대해 상기하며 더 큰 애국심을 품게 한 사람들이다.

작품을 빛내는 건 독특한 기법이다. 전기회로로 이어져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빛을 낸다. 알고보면 '쓰레기의 대변신'이다. 언젠가 제 역할을 수행했지만 지금은 버려진 폐품들을 모은 오브제를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LED를 연결해 빛을 내게 함으로써 '고물을 값진 것으로 둔갑시키는 마술'을 펼친다.

자궁성, LED, dummy, Mixed Media_variable installation, 2015 2015-08-18

작가는 "설치작가로서 산업폐기물에서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고 했다. 복잡한 전기회로는 어느 하나라도 단절되면 부활시키지 못한다. 작가는 "이런 모습이 마치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그 관계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전기회로’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 위에 융합된 폐품들은 관계 속에 존재하는 나름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의 심장같은 전기회로를 꺼내 다시 박동하게 만든 작품은 회화와 설치의 경계에서 독특한 아우라를 전한다.

미술평론가 서성록(안동대 미술학과)교수는 "인간과 자연이 밀접히 연관되어 있듯이, 작가의 작품은 인간과 인간 사이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작가는 강조한다"며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이지만 우리가 상생을 도모할 때 삶이 더 풍부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점을 알려준다"고 설명한다.

역사의식과 더불어 인간성 회복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 이번 전시는 치유의 의미도 담았다. 전시장 안에는 높이 3m가 넘는 거대한 '천막'이 설치돼 있다. 알록달록 한복천을 위에서 아래로 늘어뜨린 작품 이름은 '자궁성'. 안으로 들어가 앉아볼 수 있는 천막은 어머니의 뱃속처럼 안식처를 제공해 평화로움을 느껴볼 수 있게 한다. 전시는 9월 21일까지. 02-745-22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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