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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김구림의 한국 최초 실험영화 英테이트모던서 상영

2015.09.10

[뉴시스] 빅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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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을 제치고 미술인의 작품이 한국 첫 전위영화의 타이틀로 세계무대에서 공인받는 것입니다”

아방가르드 예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김구림 화백(79)의 1969년 작 ‘24분의 1초의 의미’가 오는 18일부터 3일간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스타오디토리움극장에서 상영된다.

한국 최초의 실험영화로 기록돼 있는 이 작품은 프랑스 릴의 ‘릴3000페스티벌’에서 오는 10월16일부터 3일간 서울이라는 도시를 집중 조명하는 행사에도 초대됐다.

‘1/24초의 의미’ 라는 작품 제목은 영화에서 1초에 24개 스틸컷들이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며, 1960년대의 한국의 군부통치 시절, 산업화가 시작되고 엄격한 질서와 통제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던 시대상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차 안에서 보는 고가도로의 난간’ ‘샤워하는 남자’, ‘행위예술가 정찬승이 하품하는 모습’, ‘피어오르는 연기’ 등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의 시간에 담아낼 수 있는 일상들이 연관성 없는 수 백 개의 장면으로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으며, 산업사회를 바쁘게 살았던 1960년대의 편린들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권태를 동반한 삶의 시간과 당대의 역사를 읽어 볼 수 있다.

'1/24초의 의미'는 1969년 처음 공개 상영 후, 원본이 유실됐던 비디오 테이프를 16mm 필름으로 복원했다. 지난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김구림의 대형 회고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출품되어 당시화제가 되었다. 아라리오갤러리의 소장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현재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상영 중이다.

김구림 화백은 지난 2012년부터 해외 미술계에서 주목해 주가를 높이고 있다. 당시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에서 ‘A Bigger Splash : painting after performance’ (부재 퍼포먼스 이후의 회화) 전에 참여해 한국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전시에는 전 세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인 잭슨폴록, 데이비드 호크니, 니키드 생팔, 쿠사마야요이, 신디셔먼 등의 20세기 현대미술사에 획을 그은 유명작가들과 함께 우리나라 작가인 김구림 화백의 이름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김 화백은 이 전시에 1969년에 펼쳤던 행위예술을 담은 사진을 내놓았다. 당시 서울에서 여성 모델의 몸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며 시도했던 ‘보디 페인팅’ 퍼포먼스 과정을 촬영한 사진이었다.

김 화백은 삶 자체가 전위예술이다. 젊은 시절부터 '정신나간 이상한 놈'과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대구에서 손꼽히는 부잣집 외동아들로 태어난 그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라이프지와 예술잡지를 보며 미친듯 전위 미술에 심취했다. 고졸이지만 미대출신 작가들과 일대일 토론을 벌이며 제압했고 1969년 한국 전위예술에 획을 그은 '제4집단' 수장이 되기도 했다.

이후 작가로서 '기괴함'이 시작됐다. 한국현대사회의 기성문화를 비판한 해프닝 '콘돔과 카바마인', 기성문화를 비판한 해프닝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과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경복궁 미술관을 흰 베로 감는 작업과 같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충격을 선사했다. 연극과 영화, 무용의 무대미술과 연출활동까지 장르를 초월하며 줄곧 한국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그는 1980년대 중반 자신의 양식에 안주해버린 동년배 작가와 달리 자신의 입지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시대정신과 감수성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 끊임없이 새로운 실험을 추구해왔다. 1990년대부터 음양사상을 기초로 한 다양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모색하는 작품활동을 통해 현대문명사회에 대한 예술적 비판과 작가적 성찰을 펼치고 있다. 현재 아라리오갤러리 소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김구림 화백은 서울 수송동 OCI미술관에서 제자인 극사실화가 김영성씨와 함께 '그냥 지금하자' 2인전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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