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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공중목욕탕에 웬지 불길함이…' 캐롤라인 워커 한국 첫 개인전

2015.09.1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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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캐롤라인 워커 한국 첫 개인전이 17일부터 열린다. Bathers, 2015, oil on linen, 185 x 150cm 2015-09-09

스페이스K 서울에서 17일부터 전시.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은 오는 17일부터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캐롤라인 워커의 한국 첫 개인전 ‘배스하우스(Bathhouse)’를 개최한다.

런던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를 졸업한 워커는 전형적인 여성성이 가공해온 이미지와 현대의 일상적 환경과의 관계를 화폭에 담아왔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부다페스트에 체류하며 접했던 다양한 스타일의 공중 목욕탕을 모티브로 제작한 13점의 신작을 발표한다.

주로 고급 주택이나 정원과 같은 사적인 공간에서 전개된 전작과 달리 이번 개인전은 내밀하고 사회적인 장소인 목욕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작가에 따르면 온천으로 유명한 부다페스트에는 16세기 터키 스타일의 어두컴컴한 욕탕에서부터 20세기 초의 웅장한 아르 누보 양식이나 네오바로크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뽐내는 목욕탕, 그리고 현대식 스파 시설에 이르기까지다양한 목욕탕들이 있다고 한다.

"목욕탕이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을 위한 공공 시설이라는 역설에 매료됐다"는 작가는 "내밀하면서도 사회적이고 대중적인 공간인 이곳에서 뭔가 다른 세상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워커, Sauna III, 2014, oil on board, 37 x 30cm. 2015-09-09

몇 세기에 걸쳐 똑같은 행위가 반복되어온 증기 가득한 공간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은 외부 세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어떤 미지의 공간, 마치 영화 세트장이나 비현실적인 환상의 공간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감추기와 은폐, 감시는 그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다. 작품속 인물들은 서로를 주시하거나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를 기다리거나 화면 바깥의 관람객을 바라보기도 한다. 반면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에서는 관음자로서 관객의 입장을 뒤바꾸는데, 그들 스스로가 어떤 보이지 않는 시선의 대상이 되는 등 여성과 관음성(觀淫性)은 워커의 작품에 일관되게 등장해온 모티브다.

욕탕 시설의 풀이나 스팀 욕실, 치료실 등을 차례로 옮겨 가는 느낌을 자아내는 작가의 연작은 'Sauna'의 강렬한 진홍색부터 'After the Turkish Bath'의 진흙빛에 이르기까지 각 작품마다 독특한 색채와 드라마틱한 조명을 부여하여 그 미묘함을 한층 강화시킨다.

그래서일까. 작품은 여러 장면을 잘라 붙여 도입부를 구성한 알프레드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에서처럼 혼란스럽고 심지어 불길함마저 느껴진다. 관음과 프라이버시, 오리엔탈리즘을 둘러싼 여성성의 역사와 신화, 이데올로기를 가로지르는 작품이다. 전시는 11월 12일까지. 02-3496-759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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