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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병든 노모 버리려다 되돌아 온 심정입니다"

2015.11.14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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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호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수상 기념 '유비호' 개인전 13일 개최.

남자가 백발의 노모를 등에 업고 다리를 절뚝거리며 길을 걷는다. 서울 북아현동 재개발지역, 목동 오목교 부근 둔치, 인왕산 선바위, 인사동 좁은 골목길 등 남자는 노모를 버리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정처 없이 걸어갈 뿐이다. 해가 떨어졌지만 이들은 말없이 어둠 속에 잠길 뿐이다.

작가 유비호(46)는 오는 13일부터 12월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진행하는 개인전 '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을 통해 현대판 고려장을 그린 영상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를 비롯한 현대화 과정의 잊혀가는 삶을 포착한 신작을 모아 선보인다.

성곡미술관이 선정한 '2014 내일의 작가상'을 받은 유비호의 개인전에는 신작 영상 작품 6점과 음향 설치작품 그리고 다수의 사진 작품이 전시된다. 유 작가는 영상 매체 작업을 해왔으며 이번 개인전에서 경제 발전과 현대화 속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잊혀가는 삶과 낡고 버려진 것들에 주목한다.

그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그늘진 마음에 빛을 쫴주는 것이 내 작업의 출발점"이라며 "내 작품이 사회적 관계에서 버려진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는 황량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빠져나와 도시 한복판을 떠돌아다니다 다시 폐허 같은 공간으로 돌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은 삶의 터전에서 밀려난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14 내일의 작가상'을 받은 유비호 작가 © News1

또 '나의 뫼르소'는 매일 산 정상으로 돌을 굴려 올려야 하는 비극적 운명을 타고난 '시지프스'처럼 권태로운 일상을 자각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표현했다. '안개 잠'은 망부석 설화와 인어공주 도상을 빌려온 영상작품이다. 소녀가 안개 낀 바닷가 바위에 앉아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뒷모습을 담았다.

'밀물'은 2013년 7월 충청남도 태안에서 열린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학생 5명이 실종·사망한 사건을 다뤘다. 새벽 바다의 밀물 사진을 연속해 찍은 작품이다. '이너 뷰'(inner view)는 한국 사회에서 일어났던 대참사의 당사자와 가족들을 작가가 직접 인터뷰해 만든 작품이다.

유비호는 또 "전시 제목인 '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시'에서 발췌했다"며 "살면서 절망을 겪을 수 있겠지만, 사랑과 관심 속에 둘러싸여 있어야 이 힘든 세상을 견뎌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5000원. 문의 (02)737-7650. 다음은 주요 작품 이미지다.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유비호 개인전'해 질 녘 나의 하늘에는' 중 연작 '떠도는 이들이 전하는 바람의 노래'(부분) (사진제공 성곡미술관)

박정환 기자(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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