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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보이지 않는 힘, 보여줍니다" 일본 개념미술가 케이지 우에마츠

2015.11.1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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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밧줄/ 인체 III', 2015(1974), 젤라틴 실버 프린트(사진), 183×150㎝ 2015-11-13

나팔 청바지와 청점퍼, '청청 패션'에 어깨까지 내려온 장발을 한 남자가 흑백사진 속에서 진지하다. 돌멩이를 흰 실로 묶어 돌리거나, 던지거나, 내려뜨리거나 하는 장면이 순간 캡처되어 있다.

'응답하라 1970'같은 사진의 회색 시멘트 속에 한 남자의 열정과 호기심이 박제되어 있다.

"1974년에 찍은 사진이에요. 중력과 만유인력를 표현한 한 순간의 행동을 퍼포먼스로 담아낸 기록이지요."

일본 개념미술작가 케이지 우에마츠(68)가 13일부터 서울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2015년 'LTE급'으로 변하는 세상, 굳이 40년 전 사진을 전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작업은 변함이 없다"면서 "중력과 장력을 시각화한 사진작업을 통해 물질과 물질 사이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긴장감을 과거와 현재의 작업을 비교하며 볼 수 있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케이지 우에마츠 2015-11-13

지하 1층의 전시장은 그의 호기심이 극대화된 공간이다. '보이지 않는 힘'을 시각화했다.

전시장 중심에는 '부유하는 형태-보이지 않는 축(Floating Form-Invisible Axis)'이라는 제목을 단 타원형 구리 조각이 천장에 매달려있다. 흡사 거대한 총알이나 미사일 같은 매끈함과 유연함이 돋보인다. 가로 5m, 무게 120㎏이지만 손가락 하나 만으로도 움직인다.

원형을 그리면서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건 그 옆에 있는 커다란 돌덩이 때문이다. 마치 '이우환 작품'같은 돌덩이가 와이어에 돌돌 묶인 채 '구리 조각'의 발랄함을 지탱해주고 있다. 각각의 무게가 서로 평형상태를 이루며 물질과 물질, 물질과 건축, 긴장과 균형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릴 적부터 근원적인 것이나, 원초적인 것, 우주적인 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왜 우주는 둥글까, 정말일까. 물론 BC 300년 이집트에서 우주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아직도 우주에 대한 이야기는 저를 설레게 하죠."

'부유하는 형태–보이지 않는 축', 2015, 구리, 돌, 940×100×450㎝ 2015-11-13

물질의 구조와 인간의 존재에는 '중력'이라는 보편적이지만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 드러나기를 원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유리, 나무, 돌, 섬유, 금속 등의 소재를 사용해서 일상적으로 의식하는 일이 없는 압력이나 중력, 장력을 시각화해냈다. 우스꽝스럽거나 의미없어 보이지만 작가는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1970년대 사진 작업에서부터 최근 설치 작업까지 45년동안 신체와 오브제, 오브제와 환경, 혹은 그 모든 것 사이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집착적이고 철학적인 작업세계를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우주의 힘을 통해 '예술은 철학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은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뉴욕 P.S.1, 베니스 비엔날레에 소개되며 국제적 인지도를 얻었다. 테이트 모던, 뉴욕 현대 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12월27일까지. 02-54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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