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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언주의 숨은그림찾기] 주사기로 스타 드로잉하는 강동인 작가

2016.06.07

[뉴시스] 이언주 문화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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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동인 팝아트 드로잉. 조정석-김고은 2016-06-03

배우 김고은, 조정석, 이범수 등 익숙한 스타들의 얼굴에서 리듬감이 느껴진다. 빠른 템포의 전자음악을 들으며 그려낸 듯한 선은 자유분방하면서도 결국 하나의 인물을 완성시킨다. 강동인 작가(29)의 팝아트 드로잉이다.

스스로 ‘모순’이라는 말에 집착한다는 강 작가는 “스타들 역시 화려함 이면에 자신만의 세상이 있을 테고, 모순된 또 다른 모습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은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 같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로큰롤의 왕 ‘앨비스 프레슬리’, 독일 출신의 미국 영화배우 ‘마를렌 디트리히’ 등의 인물을 다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러스트 드로잉 작업은 작가가 추구하는 실제 작업을 하기 전 스케치 단계로 시작됐다. 소조나 설치 작업에 앞서 컴퓨터로 작업한 것. 그러다가 특유의 드로잉 기법을 눈 여겨 본 기획사 등 주위의 요청으로 인물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강 작가 작업의 핵심이기도 한 ‘모순’은 그가 겪은 심한 우울증에서 출발했다. “무엇을 보든 그 이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며 “하지만 그 우울증은 나 자신과 솔직한 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결국은 자신을 더 잘 알게 됐고 정체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모순이 뭐죠? 말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하는 건가요? 쓰다가 뭐죠? 글을 쓰다 라고요? 저는 맛이 쓰다 인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해서 이런 내 생각이 틀린 걸까요?”

【서울=뉴시스】강동인 작가의 작품이 탐앤탐스 서울 청담점에 전시됐다. 2016-06-03

끊임 없이 다른 생각을 하는 그가 사용하는 도구도 특별하다. 붓이나 펜이 아닌 주사기를 이용한다. 주사기 안에 물감을 넣고 피스톤을 눌러가며 선의 굵기나 힘을 조절한다. 얼마나 세개 잡고 짜내는지, 빠르게 움직이는지 등의 필압이나 필선이 주는 감을 살리는 것이다. 그는 '선'이 지닌 맛이 좋아 잭슨폴록을 특별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사기가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데 쓰인다는 면에서 매우 모순적이라 생각했다”며 “앞으로는 주사기를 드로잉의 도구가 아닌 작품에서 오브제로 더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순'을 한참 이야기하는 그는 누구에게나 있는 순수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누구나 마음 속에는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현실의 공간과 시간이 내 마음 속과는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죠. 저는 어느 특정 시점에 머물러 있는데, 시간은 저와 상관 없이 흘러가고요. 저희 할아버지를 보면서, 늙어가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마음이 여전히 있구나 하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

그렇게 흘러가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여수가 고향인 작가는 특히 물, 바다, 파란색을 자주 사용한다. 자유로운 생각과 이상향을 그릴 때는 자연스럽게 물고기나 바다, 사람이 헤엄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린다는 것. 양면성을 지닌 그의 작품을 보면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구석이 있다.

【서울=뉴시스】강동인, RUSH HOUR 112x145x127cm paper sculpture on Panel 2014 2016-06-03

그는 자신의 작품이 우울증에서 비롯됐고, 결국은 스스로 치유의 과정을 겪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제 작업이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품은 7월1일까지 커피 전문 브랜드 ‘탐앤탐스’ 서울 청담점에 가면 직접 볼 수 있다. 탐앤탐스가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매장을 전시공간으로 제공한 것. 강 작가는 ‘모순적 사고’(Contradictory Thinking)를 주제로 했다.

[email protected]

◆ 작가 강동인=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2012)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 석사 졸업(2015)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에서 더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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