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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출근길 갤러리] 외모를 빗댄 표현을 시각화하다

2016.07.18

[머니투데이] 여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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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현경의 '서니 사이드 업', 76x122cm, 캔버스에 유화. /사진제공=아

<19> 여현경 '서니 사이드 업'(Sunny side up·한쪽만 지진 반숙 달걀) (2015)

나는 외모에 관심이 많다. 나를 치장하는 일뿐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의 모습에 잘 반응한다. ‘저 사람 예쁘다. 저 사람 비율이 잘 맞는다. 저 사람 누굴 닮았다’ 등 머리 속으로라도 꼭 코멘트를 달게 된다. ‘좋아 보이는 것’과 ‘좋아 보이지 않는 것’을 나누는 사회적 기준은 어느새 내 머리 속에도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콤플렉스가 가득한 외모를 비슷하게 생긴 사물에 빗대 조롱하는 표현이 많다. 두꺼운 다리를 ‘무 다리’라고 한다거나, 코가 들려 콧구멍이 보이는 코를 ‘돼지코’, 여성의 납작한 가슴을 보고 ‘아스팔트의 껌딱지’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외국에서는 꼭 끼이는 바지 밖으로 흘러내리는 살을 머핀이 구워지면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의미하는 ‘Muffin top’이라고 표현하며 작은 가슴은 프라이팬에 톡 터뜨려 퍼진 달걀로 빗대어 ‘Fried eggs’라고 말한다.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표현들이다.

나는 이런 비유적 표현에 등장하는 사물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캔버스에 표현된 그림은 나만의 또 다른 유머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지만, 현실에 대한 냉소적인 어조도 함께 한다.

편집자주: 미술시장 사각지대에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해 고객과 접점을 만들어 주고 온·오프라인에서 관람객에게 다앙한 미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트1'과 함께 국내 신진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그림에 딸린 글은 작가가 그림을 직접 소개하는 '작가 노트'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손안의' 혹은 '책상 위'의 갤러리에서 한편의 그림을 감상하고 여유롭게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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