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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英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 "내겐 농담과도 같은 작품"

2017.03.29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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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an Gander, I is...(xii), 2015, Marbel resin, 95x105x180cm (이하 갤러리현대 제공) © News1

29일부터 갤러리현대서 한국 첫 개인전


"제 작품들은 모더니즘 미학을 담고 있지만 모더니즘을 추앙하진 않습니다. 제겐 일종의 '농담'이죠. 그런데 아무도 웃질 않네요. 하하"

29일부터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는 영국 개념미술가 라이언 갠더(41)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그는 '소프트 모더니즘'이라는 주제로 평면 및 입체 신작들을 선보인다.


라이언 갠더는 설치, 미디어, 회화, 조각, 사진, 텍스트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예술과 작가 개인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내는 작가다. 2011년 베니스 비엔날레, 2012년 카셀도큐멘타13 등 주요 현대미술전을 통해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의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간결한 모더니즘 미학을 담고 있으면서 장난기가 넘치지만 미묘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물건을 병치함으로써 두 요소 사이의 기존 관념에 대한 인식의 전복과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갠더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방식으로 작품들을 연결시킨다. 미술계의 엘리트주의나 미술사에 관한 지식, 혹은 굳어버린 생각들을 내려놓고 그저 작품을 보며 즉각적인 연상을 하면서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권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장 3개 층에서 각기 다른 스토리텔링으로 모더니즘의 변용을 이야기한다. 1층에서는 어린 아이들의 숨박꼭질 같은 장난과 감수성에서 영감을 얻은 조각 작품을, 지하 1층에서는 '셀피'(selfie)문화와 '나르시시즘'(narcissism)에 주목한 영상·설치 작품, 그리고 2층에서는 그의 작업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인 모더니즘과 미술사를 다룬 작품들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20세기 모더니즘과는 다른, 21세기 급변하는 현대사회에 적용되는 모더니즘적 '신개념주의'(Neo conceptual art)"라 명명했다. 그는 "작품이 다 달라 보여서 여러 작가가 참여한 것처럼 보이지만 개념적으로 같은 주제와 이슈를 다루고 있다"며 "각각의 작품들은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장치들"이라고 말했다.

대리석을 자를 때 쓰는 나무에 톱질 자국이 복잡하게 교차한 흔적의 추상적인 패턴이 작품이 되고, 오히려 대리석은 '액자'가 되는 방식으로 사물의 역할이 뒤바뀐 평면 작업은 갠더식 '몬드리안 비틀기'다.

대표적인 모더니즘 운동인 '데스틸'의 창립 멤버 조르쥬 벤통겔루의 극적으로 딱딱하고 뻣뻣한 조각을 만화에 나오는 '설인' 캐릭터처럼 하얗고 둥근 털뭉치들로 재해석한 입체 작품은 이번 전시의 주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작품을 "둥근 모서리를 가진 '아이폰'"에 비유하면서, "역사적으로 미술은 쓸모없는 것(useless)이었는데, 모더니즘 운동을 통해 미술이 우리의 일상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모더니즘에 근간하면서도 모더니즘, 또는 포스트모더니즘과 거리를 두고 있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끔찍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며 '디즈니월드'같다"고도 했다.

그는 "저의 개념적인 작품들은 서구보다는 동양권에서 더 잘 어울리는 측면이 있다"면서 "유치한(cheesy) 노래를 듣듯 농담처럼 전시를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이언 갠더는 1976년 영국 체스터에서 태어나 현재 런던에서 작업하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 국제 미술계의 주목할만한 신진 작가로 부상하며 비엔나 현대미술관(2007), 샌프란시스코 CCA 와티스 현대 미술관(2007),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10), 프랑스 파리의 팔레드도쿄(2012), 맨체스터 현대미술 센터(2014), 벨기에의 돈트-데넨스 뮤지엄(2016)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는 5월7일까지.

Key performance indicator xv (Habitual Abstraction), 2017, Acrylic on canvas, vinyl dots, 180x135x2.7cm (unframed), Image Courtesy of Artist and Gallery Hyundai © News1

Lost in the complexity of a language of my own making (White Macaubas), 2017, wooden cutting board, 86x65x4.5cm, Image Courtesy of Artist and Gallery Hyundai © News1

Group Portrait-Ten members from a British Council delegation. 2017, Cut from mirrored glass, Image Courtesy of Artist and Gallery Hyundai © News1

라이언 갠더. © News1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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