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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갓쓰고 한복입은 예수라니…' 김기창 '예수의 생애' 독일서 화제

2017.04.1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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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운보 김기창(1914~2001)의 '예수의 생애' 전작 30점이 12일부터 독일역사박물관에서 소개되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루터 이펙트》(영문명: The Luther Effect: Protestantism―500 years in the world) 기획전에 초청됐다.

'갓 쓰고 한복입은 예수라니…'

한국에서 온 운보 김기창(1914~2001)의 '예수의 생애' 30점이 독일 문화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12일 독일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전 '루터 이펙트'전에 초대된 '예수의 생애'전시는 프랭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대통령이 참석 범국가적인 주요행사로 열렸다.

이날 프랭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한국 기독교의 전파와 한국 미술의 저력을 동시에 그림으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축사 하며 “동아시아 최대의 기독교 국가인 한국의 발전을 생각할 때에 종교 개혁이야말로 세계 역사 속에서 가장 큰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서울관 미술관 소장품 운보 김기창(1914~2001)의 '예수의 생애'가 독일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모니카 그루에터 독일 문화부 장관은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이 역사적으로 성공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한 중요한 전시회가 열렸다”며 “한국은 국민의 20% 이상이 기독교 신자로 구성된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국가로 이번 전시회에서 역사적으로 주요한 나라에 선정되어 연구 전시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 전작 30점은 주요 섹션인 ‘한국-기독교 부흥의 땅(Korea―Boom Land of Protestantism)’에 전시되어 대한 민국 개신교의 전파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게 된다.

'예수의 생애' 전작 30점은 서울미술관(이사장 서유진)의 대표 소장품이다. 독일로 날아가 독보적인 한국미술문화를 선보일수 있었던 것은 작품 소장자인 서울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이 2015년 4월 보험금액 한화 100억원에 작품 대여를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오는 11월 5일까지 약 7개월간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프랭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연방 대통령이 예술의 생애를 관람하고 있다.사진=서울미술관 제공

서울미술관은 "이번 전시에서 성화 작품 중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다룬 연작은 '예수의 생애'가 유일하며, 이를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함과 함께 한국 미술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되어 벅찬 기분"이라고 밝혔다.

'예수의 생애' 연작은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들을 30점의 화폭에 압축적으로 담은 한국적 성화이다.

갓을 쓰고 흰 두루마기를 입은 예수를 비롯해 조선시대의 복색을 한 등장인물들과 우리 전통 가옥이 유연한 세필로 묘사되어 생생한 현장감이 드는 전통 풍속화를 연상시킨다.

【서울=뉴시스】프랭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연방 대통령이 서울미술관 서유진 이사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의 성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자적인 기법으로 그려진 예수의 일대기는 기독교가 토착화되었음을 드러내는 한국적 성화로서도 가치가 높지만, 빠른 운필과 뛰어난 구성력 등 운보의 드높은 회화적 성취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 미술사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예수의 생애'는 장애를 예술로 승화시킨 운보의 대표작품이자 한국 회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세계 기독교 미술사를 통틀어 매우 독창적이며 중요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 되고 있다.

운보는 전쟁으로 온 국민이 고통 받는 시기, 우리나라에 예수가 재림한 듯 온 힘을 다해 '예수의 생애' 29점을 1년여(1952~53년)에 걸쳐 완성했다.

【서울=뉴시스】운보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중 '병자 고치다'

예수의 고난이 우리 민족의 비극과 유사하다고 생각한 운보는 한국적 성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예수의 성체가 꿈에도 보이고 백주에도 보였다”고 할 정도로 작품제작에 몰입하였다고 한다. 6.25전쟁의 암운을 피해 운보는 일가족과 함께 아내의 고향 군산으로 피난을 떠났다.

어려운 피난 시절에도 그의 예술세계를 담아낸 역작들이 제작되는데 '예수의 생애' 연작이 이 시기에 그려진 대표작이다.

예수의 일대기 중 주요 장면들로 구성된 이 연작은 운보와 친분이 두터운 선교사의 권유로 제작되었다. 이 작품들은 1954년 4월 종로 화신백화점에 있는 화신화랑에서 첫 전시를 했으며, 그 뒤 전 세계 25개 나라에서 전시해 많은 호응을 받았다. 첫 전시를 한 뒤, 한 독일 신부가 예수의 부활 장면이 빠졌다며 1점 더 그리기를 권해 3년 뒤에 '부활'을 완성해,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가 고난의 여정을 넘어 부활하는 모습까지 전체 30점이 완성 되었다고 한다.

서유진 서울미술관 이사장은 “독일연방정부로부터의 전시 초청은 개관 5주년을 맞이하는 서울미술관에게 매우 뜻 깊은 일이자 한국 미술계에 반가운 소식이라 그 감회가 새롭고 책임감도 남다르다“며 독일역사박물관의 전시 종료 후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관람객에게 다시금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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