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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홍콩 페로탕갤러리, 단색화 이후 故이승조 작가 주목

2017.05.1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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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Nucleus, 1984, Oil on canvas, 387 x 224 cm

■ 26일부터 '핵(Nucleus)시리즈' 전시

홍콩 페로탕갤러리가 단색화 이후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었던 작가로 故 이승조(1941~1990)의 작품을 주목했다.

이승조는 1962년 창단된 '오리진'멤버다. 4.19 세대에 속하는 20대의 청년작가들로, 최명영, 서승원, 이승조 등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한국작가들이 1950년대 국제적 추상미술인 앵포르멜과 추상표현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데 반해, 이들은 기존의 경향에 반발하면서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표방하고 새로운 실험정신을 외쳤던 신세대작가였다.

홍콩 페로탕갤러리는 오는 26일부터 이승조 작가가 활동했던 전 기간 동안의 '핵(Nucleus)시리즈'를 선보인다. 갤러리는 홍콩 센트럴, 50 코노트 로드 17층에 있다.

이 전시는 지난 2016년 1월 파리 페로탕 갤러리에서 박서보 화백이 큐레이팅한 3명의 오리진 그룹 작가들—이승조, 최명영, 서승원의 그룹전에 이어 기획됐다.

【서울=뉴시스】Nucleus 84-30, 1984,Oil on canvas, 162 x 130 cm

이승조는 당시 한국화단의 주된 흐름이었던 단색화 운동을 서구의 기하학적 추상, 옵아트 등과 조화시키면서 독특한 '파이프 화풍'을 완성했다.

1941년 평북 용천 태생으로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이승조는 화단에서 이일, 오광수 등 제1세대 비평가들에 의해 대표적인 '파이프 (통)' 작가, 혹은 '핵(核, Nucleus)' 작가로 불렸다. 그는 1963년 작가로서 데뷔한 이후 1990년 작고까지 25년 동안 작업하면서 모든 작품의 제목을 '핵(Nucleus)'으로 불렀으며, 다른 단색화 작가들처럼 제작연도와 시리즈 번호를 부제로 달았다.

구체적 사물, 착시적 효과를 지니는 '핵'에서 출발하여 점차 "비물질적인 공간성에로의 이행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박서보가 '묘법(Ecriture)'을 주된 명제로 삼고 한국적 추상회화를 구축하고자 했다면, 이승조는 25년간을 ‘핵(Nucleus)’을 내세워 기하학적 추상세계를 구축했다.

이승조는 초기(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에 다양한 크기로 구성된 원통형의 파이프 띠를 이용해 방향감을 부여했다. 25년 동안 "평면과의 치열한 대결을" 하였고, 기하학적 추상의 여러 단층을 단순한 띠 하나로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유화를 계속해서 붓질로 반복한 결과 만들어진 균질적인 색면을 구성한다. 그는 자를 사용하거나 스프레이를 전혀 뿌리지 않고, 직접 손으로 그림의 표면을 꼼꼼하게 채웠다."

【서울=뉴시스】홍콩페로탕갤러리는 26일부터 이승조의 첫 홍콩 개인전 ‘Nucleus(核)’를 개최한다.

박서보와 하종현, 정상화, 정창섭 등이 단색화 특유의 '물질성'을 강조했다면, 반대로 이승조는 작가는 화면구조를 매트한 비물질적 화면, '비물질성'을 구성하며 '회화적 균질성'에 천착했다.

정연심(홍익대학교 교수)미술비평가는 "화가 이승조의 가장 큰 특징은 오리진 그룹 멤버들과 유사하게 평면적 추상을 공유하면서도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중반까지 옵적인 일류전으로 이차원적 평면성과 삼차원적 일류전을 균일한 힘의 장력으로 균형을 이루는데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승조의 기하학적 추상은 선배들이었던 단색화 세대와 교감하면서도 동시에 평면 위에 여러 시각적 요소를 대립시키며 미학적 '거리두기'를 이뤄낸다"면서 "이것은 이승조의 작업이 다른 오리진 그룹의 작가들과 차별화 되는 지점인 동시에, 박서보, 하종현, 정상화, 윤형근,정창섭, 권영우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단색화의 작품들과도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1990년 작고한 후 이승조 회고전이 호암갤러리 (1991) 를 비롯, 갤러리현대 (1996), 토탈미술관 (1996), 부산시립미술관 (2000) 등 한국의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열렸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워커힐미술관, 도이치뱅크, 토탈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서울=뉴시스】Nucleus F-77, 1971, Oil on canvas, 145 x 145 cm

작품 '핵 시리즈'는 여전히 역동적이다. “색띠와 색면은 서로 호응하면서 화면 전체에로 확산되어 가며, 무한히 연속적인 내재적 리듬을 타고 은밀히 진동한다”(평론가 이일).

이번 홍콩 페로탕 갤러리 전시에서는 이승조 작가의 초기 (68년 ~ 70년대 중반), 중기 (70년대 후반),말기 (80년대 중반부터 작고 시까지) 작품을 고루 포함하여,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적 전개 과정을 한 자리에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홍콩 페로탕 갤러리는 세계적인 메이저 갤러리인 프랑스 파리에 본점을 둔 페로탱 갤러리가 뉴욕에 이어 두번째로 문을 연 전시장이다. 페로탕은 지난해 3월 세번째 분관으로 서울 팔판동에 서울분점을 오픈했다. 전시는 7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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