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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야수파' 거장 블라맹크는 그림만 잘 그린 게 아니었다

2017.06.05

[뉴스1] 박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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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맹크의 양귀비 꽃(Bouquet de coquelicots) 1936-37, oil on canvas, 55.5 x 38cm . 이하 예술의전당 제공 © News1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블라맹크'전…8월20일까지
강렬한 색채, 쏟아질 듯한 질감…집필도 왕성했던 문필가

"내 그림이 나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내가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겨울 혹은 여름 풍경, 정물, 빵 조각, 테이블 위의 물병, 꽃다발을 그려도… "이것은 내 것이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의 거장으로 꼽히는 화가 블라맹크(1876~1958)는 이런 자기 생각을 오롯이 그림에 표현했다. 고흐의 작품을 보고 감명받은 그는 캔버스에 자신만의 개성을 덧칠해 원색의 거칠고 생생한 색감과 자유로운 필치를 화폭에 펼쳤다.

야수파는 유럽 현대미술에서 마네, 모네, 르누와르, 고갱, 세잔 등 인상파에 이어 새로운 길을 모색한 대표적 미술 사조다. 인상파가 빛과 대기에 변화에 따른 작가만의 시선을 그렸다면, 야수파는 작가의 개성이 부각된 강렬한 색채와 거친 필치가 특징이다.

'야수파'의 거장 블라맹크. © News1

야수파는 피카소로 대표되는 입체파가 활동을 시작하기까지 유럽 현대미술 발전에 공헌했다. 하지만, 인상파와 달리 국내에는 지금껏 별로 소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블라맹크의 단독 전시가 한국에선 처음으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내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3일 개막해 오는 8월20일까지 이어진다.

블라맹크의 주요 작품 70여 점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왜 유화를 원작으로 감상해야 하는지를 증명한다. 쏟아질 듯한 질감과 선명한 색감으로 이뤄진 실험적인 화면 구성은 관객에게 신선한 미적 충격을 준다. 프랑스 시골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을 보면 마치 거리에 유화 물감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블라맹크'전시장 모습. © News1

블라맹크는 프랑스 파리 피에르 지역에서 태어나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자유롭고 반항아적인 기질로 학업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이후 바이올린 연주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사이클 선수로도 활동했다.

청년기 블라맹크는 채색 석판화를 수집하여 따라 그리는 것을 즐겼는데, 1901년 반 고흐 회고전에서 큰 감명을 받으며 화가의 길을 시작한다. 1905년 '앙데팡당' 전과 '살롱 도톤느'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야수파 스타일에 집중하게 된다.

그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이 주는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전개했다. 거친 날씨의 어두운 풍경화에서는 쏟아질 듯한 빛나는 터치로 강한 생동감을 부여했다. 블라맹크는 독창적인 표현력이 돋보이는 강렬하고 역동적인 작품들을 통해 야수파를 이끌어 나갔다.

블라맹크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 서재에서 독서에 심취하기도 했는데, 1899년경 자유 성향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진보적 매체를 통해 혁명적인 글을 기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설, 회고록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기도 했다. 뛰어난 화가이면서 문필가의 면모도 함께 가진 것이다.

'나는 내 삶을 일구어 가는 장소를 화폭에 담는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내 작업을 위해 새로운 것, 근대적인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삶을 좀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 카페인이나 아편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다.'

이번 예술의전당 블라맹크 전시는 작품 성향이 변화했던 주요 시기를 중심으로 배치했지만, 더 폭넓은 시각으로 블라맹크의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작가의 예술관이 드러나는 글귀를 그의 저서에서 찾아 함께 구성했다. 블라맹크가 글을 쓴 건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었다. 시대와 삶의 현실 그리고 예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블라맹크의 작품을 미디어로 재현한 대형 미디어 영상 체험관도 구현된다. 작품에 직접 들어간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블라맹크가 작품을 그리는 시선을 조명하는 미디어 연출도 함께 진행된다. 6000~1만3000원. 전시 문의 (02)580-1300, 1616.

다음은 전시 주요 작품 이미지다.

눈 덮인 마을(Village sous la neige) 1935-36, oil on canvas, 54.5 x 65cm © News1

브르타뉴 어선의 귀환(Retour de pêche. Bretagne) 1947, oil on canvas, 60 x 73cm © News1

빨간 지붕(Les Toits rouges) 1908, oil on canvas, 79 x 92cm

눈길(La route sous la neige) 1931, oil on canvas, 81 x 100.5cm © News1

겨울 마을의 거리(Rue de village en hiver) 1928-30, oil on canvas, 60 x 73cm © News1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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