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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씨킴 "나의 예술은 놀며 즐기는 것"···논(㯎)-논다놀아

2017.06.1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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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아홉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씨킴이 자신의 작품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나는 예술로부터 받는 감동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수집해 전시해왔고, 작가로 변신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은 격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연다. 어느덧 나의 예술적 이상은 아름다움에 대한 정복에서 함께 어울리고 놀며 즐기는 것으로 바뀌었다.”

김창일(66) 아라리오 회장이 씨킴(Ci Kim)으로 남몰래 변신한 건 2003년. 이후 2년마다 개인전을 열며 '화가'로 등극한 그가 아홉번째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돈 많은 기업가의 취미를 넘어선 작업세계로 현대미술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연 이번 전시는 '논(㯎) - 논다놀아'를 주제로 건축재료를 활용한 대형 회화와 설치, 조각,영상,사진 등 총 70여점을 선보였다.

【서울=뉴시스】 씨킴, 무제, 2017, 혼합재료,가변크기 설치 (부분)

다소 낯선 글자인 전시 제목 ‘논(㯎)’은 '어리석은'이라는 뜻인데 "예술적 언어와 행위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비하면 한없이 어리석을 수 밖에 없다"는 씨킴의 진솔한 고백이 담겼다.

작품들은 독특한 재료가 눈길을 끈다. 시멘트, 흙, 나무, 철, 알루미늄 등 건축 재료로 만들었다. 이는 작가의 삶과 가장 밀접한 물질(material)이다. 씨킴은 그동안 사업가로서 갤러리와 미술관, 터미널, 외식 공간 등 수십개의 건축물을 짓거나 재정비해왔다.

【서울=뉴시스】무제, 2017, 혼합재료,가변크기 설치

작품으로 승화된 건축재료들은 예술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게 된 작가 씨 킴의 모습을 반영한다.

씨 킴은 지난 20여 년 동안 철가루가 녹이 슬어서 내는 다양한 색과 질감의 스펙트럼, 토마토가 썩어 문드러지는 과정, 바닷가에서 수집한 폐냉장고 나철판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실험적 작업을 전개해왔다.

【서울=뉴시스】무제, 2017, 캔버스에 시멘트와 페인트, 320x244cm, 6개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진 마네킹에 마스크와 가발을 씌우고 시멘트를 바른 군상 조각, 바닥에 비닐과 합판,철판을 겹쳐 깔고 햇볕에 말리고 비에 적시기를 반복한 흔적들, 그리고 벽돌을 올려놓은 자국이 선명한 낡은 합판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또 제주의 자연을 담은 듯한 다채로운 빛깔의 시멘트 페인팅과 겉면 일부를 뜯어내어 속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캔버스들도 곁들여져 채도를 높인다.

전시장 위층 공간은 씨 킴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하다. 8m 길이의 좌대에는그동안 사용하던 물감통, 마른 붓,국자, 시멘트를 섞던 큰 대야,뜯어낸 테이프 등작업의 재료들과 장화,저울, 쇼핑백, 지인에게 받은 우편 봉투와 같은 작가의 개인적인 오브제가 전시됐다. 이들작품 너머로는 작가가 제주, 천안, 서울을 다니며 촬영한 비 오는 풍경 사진 작품도 전시됐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씨킴 개인전에는 씨킴이 제주,천안, 서울을 다니며 촬영한 비 오는 풍경 사진작품도 전시장 한 쪽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화가로서 즐거이 노는 자신의 삶을 예술에 투영해 ‘노는 예술인’으로서의 면모를 제시한다. 기업가면서 컬렉터, 컬렉터이면서 화가로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 씨 킴의 세계는 직장인들의 허덕이는 일상을 자극한다.

씨 킴은 “예술과 놀이에는 위계도 갈등도 성공에 대한 압박도 없다"며 "이번 전시에 방문한 관람객들이 놀이하 듯 작업한 내 작품과 함께 어울려 놀다 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밝혔다. 전시는 10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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