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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환권 '예기치 않은 만남'···이번엔 납작 누운 '물웅덩이'

2017.06.1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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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Traffic Jam W2150 D540 H1010 F.R.P.Acrylic Hand pigment 2014(2)

■ 예화랑서 16일부터 개인전
신작 'A puddle' 등 10여점 전시

길쭉하고 납작하게 짜부러진 것 같은데 마치 3D를 보는 것같은 '희한한 조각'을 만드는 작가 이환권(43)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강남 신사동 예화랑은 16일부터 '예기치 않은 만남’을 타이틀로 국내 미공개 신작 10여점과 작가의 시그니쳐 작품들을 선보인다.

예화랑 김방은 대표는 "이환권 작가와 서울 도심의 환경 조형물 프로젝트를 하면서 인연이 맺어졌다"며 "도시 환경안에서 조각이 가질 수 있는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며 그 연장선에서 이 전시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Etiquette Class W493 D516 H342 F.R.P Pigment Hand Painted 2017 (1)

이번 전시는 2000년 이후 17년간 지속된 이환권의 조형미학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1층에서 3층까지 전시된 작품들은 각각의 서사와 상징을 경계 지으면서 한국사회의 현실을 되비추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작품으로 김종길 미술평론가는 2층에 전시된 'A puddle'(물웅덩이)연작을 꼽았다.

서 있는 형상을 늘이고 줄이고 하던 그가 이번에는 ‘물웅덩이’(우물·거울)로 '그림자 장치를 미학화'했기 때문이다.

김종길 평론가는 "영화 속 환영을 현실에 재현하거나, 왜곡된 현실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왜곡'이라는 미학적 장치를 실험해 온 그가 우물에 어린 그림자의 실체를 현실로 불러들였다"면서 "그림자 실체로 등장하는 이 작품은 '없는 현실의 실존(일종의 일루전으로서 ‘다른 차원의 타자적 세계)'를 찾아야 하는 난제에 봉착하도록 만든다"며 비평의 어려움을 논했다.

【서울=뉴시스】A Puddle, w1020 d564 h424 Cement steel 2014

기존의 익히 알려진 늘려 짜부러진듯한 작품과 달리 'A puddle' 은 그림자의 주체가 사라진 상태에서 오롯이 비춰진 모습으로 제작되었고 또 그렇게 바닥에 드러눕듯이 설치되었다.

전시공간에서 이 형상들은 바닥보다 다소 높게 눕혀서 설치됐지만 관객의 발바닥 면과 붙어서 보일 때 제대로 해석될 수 있다.

"관객이 어느 순간 이 여성의 발바닥과 딱 붙어서 서 있을 때 비스듬히 옆으로 기울어 있는 이 우물 속 형상이 ‘나’의 그림자로 환영되면서 어떤 전도된 상징에 다가가게 되는 것으로, 비가 온 뒤의 물웅덩이는 거울이기도 하고 우물이기도 하다"며 김종길 평론가는 '거울 이론'을 제시했다.

【서울=뉴시스】Lantern man 11-W210 D210 H1360 F.R.P.,LED,2012

현실 리얼리티의 ‘내재적 표현’으로 은유했던 조각계 선배 세대와 달리 이환권은 오히려 ‘왜곡된’ 현실 그 자체를 형상화하는데 관심을 갖는다. 작품은 우리와 이웃의 모습이다. 친구의 3살배기 아들,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지만 낮에는 다른 일을 하는 남자, 고아가 된 삼남매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인물들이다.

납작하게 찌그러지거나 왜곡된 인물상. 작가는 왜, 이렇게 왜곡된 조각을 만들게 됐을까.

"1970~80년대 TV 속의 인물은 가끔 상하로 길게 늘인(혹은 홀쭉한) 모습으로보였는데 이런 평면왜상을 공간으로 인식한 것이 나의 작업에 동기가 되었다."

작가는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친다. 겉으로 괜찮은 듯 의연하지만 내부는 긴장된 삶에 대한 환치"라며 "왜곡된 공간은 긴장을느끼게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Unification W272 D271 H496 F.R.P Pencil hand painted 2017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보다 10배높은 가격에 작품이 낙찰되면서 스타 작가로 떠올라 국내외 조각시장을 확장시켰다. 올해 28회 김세중 청년조각상 작가로 선정됐다.

왜곡과 왜상의 시선이 다층적으로 변화하는조각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아무리 봐도 신기한 마술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이다.

전시기간 예화랑 건물 외벽에는 작품 '알리'를 설치, 마치 건물을 따라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착시로 도심속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7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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