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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백희나 "'달 샤베트' 아파트·'알사탕' 돌돌이집도 전시…아이들 눈높이 맞췄어요"

2023.06.22

[뉴시스]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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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나 그림책展'...첫 단독 대규모 개인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 개막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백희나 그림책展' 프레스투어에서 백희나 작가가 그림책 '구름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6.21. [email protected]

백희나의 그림들은 책에만 갇혀있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작품들이다.

세계 최고 아동 문학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는 자신의 그림책 속 장면을 위해 세트와 캐릭터 인형을 직접 제작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4년 '구름빵'을 시작으로 '달 샤베트', '장수탕 선녀님', 최근작인 '연이와 버들도령'에 이르기까지 11개의 그림책은 모두 그가 직접 종이, 섬유, 골판지로 제작한 모형을 촬영해 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전시를 이렇게 빨리하게 될 줄 몰랐어요. 제 작업방식이 힘들다 보니 붓을 들지 못하는 노년에 전시를 하려고 했는데…"

예술의전당은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백 작가의 그림책을 전시한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펼친 '백희나 그림책전'은 백 작가의 첫 단독 개인전이자 그간 그림책을 제작하며 만들어 둔 모형을 대중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21일 전시장에서 만난 백 작가는 "책을 위해 만든 배경과 인물, 소품을 다시 관람객이 예술작품으로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 형태로 만들기 위해 또 다른 창작을 해야 했다"며 고생스런 후일담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백희나 그림책展' 프레스투어에서 백희나 작가와 함께 관계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3.06.21. [email protected]

이번 전시는 어린이를 위해 책을 만들어 온 백 작가답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림책 '꿈에서 맛본 똥파리'에 등장하는 연못은 전시장 바닥에 설치했고 '알사탕', '나는 개다' 등의 세트장은 진열장의 높이를 성인에게는 낮지만 어린이에게는 보기 좋은 높이로 설치했다.

"내가 만드는 책은 한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는 과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시를 준비하며 그래도 떳떳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 작가는 "물론 전시를 하나의 감상할 수 있는 예술작품으로 세련되게 연출하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 흔들리지 않은 기준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것이었다. 어린이 관람객이 다른 사람들에게 가로막혀 아무것도 못 보고 돌아가는 전시는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백희나 그림책展'의 '달 샤베트' 아파트 모형. 2023.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재우 기자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 '백희나 그림책展'의 '달 샤베트' 아파트 모형. 2023.06.21. [email protected]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보스턴글로브 혼 북 어워드' 명예상 수상작 '달 샤베트'의 아파트 모형이다. 무더운 여름날 늑대들이 사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 백 작가는 7층 높이의 아파트를 직접 만들었다. 그는 "아파트 전체가 필요한 장면은 몇 개 없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 만큼 전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집마다 서로 다른 디테일이 숨어있고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여러 각도에서 보면서 그림책에서 봤던 장면을 다른 방식으로 디테일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백희나를 있게 한 데뷔작 '구름빵'도 액자 그대로 보관했던 작품을 전시를 위해 가져왔다. '알사탕'의 주인공 '돌돌이'의 집은 이번 전시를 위해 콘센트와 에어컨까지 새롭게 설치하며 그림책에선 찾을 수 잆던 디테일을 더했다.

그림책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숨은 이야기와 재미를 만들어 내며 백 작가는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그는 "기존에 책을 주 매체로 여기고 다른 부수적인 것들을 2차 매체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콘텐츠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후배 창작자에게 알려주고 싶기도 하다. 어떻게 책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림책에서 시작해 하나의 전시가 완성됐듯 백희나는 이번 전시가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길 바란다.

"이번 전시를 보며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전시를 다 보고 나서 무언가 만들어 보고 싶다는 창작욕이 생기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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