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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가족의 소중함 담은 그림[박진희의 사진으로 보는 문화]

2023.09.29

[뉴시스]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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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최초의 가족도 1955년작 '가족' 최초 공개
'진眞.진眞.묘妙' 아내를 보살상으로 표현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족'(1955) 작품. 1964년 반도화랑에서 열린 장욱진의 첫 번째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이다. 당시 반도호텔에 머물던 일본인 사업가에게 판매된 이후 공개된 적이 없다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극적으로 발굴되어 60년만에 출품되었다. 가족 시리즈를 여러 점 그렸던 장욱진의 그림 가운데 최초의 가족도란 점에서 미술사적 의미가 크다. 화면 속 한가운데 자리 잡은 집 안에 네 명의 가족이 앞을 바라보고 있고, 집 좌우로 나무가, 주변으로 두 마리의 새가 날아가고 있다. 대상이 군더더기 없이 짜임새 있게 배치된 '가족'은 장욱진의 조형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그의 가족도 가운데 어머니와 아이들이 함께 있는 도상이 아닌, 아버지와 아이들만 함께 그려진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 깊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 장욱진의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은 한국적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평가받는 그의 60여년간의 화업 인생을 조망할 수 있는 기회다. 서양화를 기반으로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더해진 작품들은 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진솔한 자기 고백이자,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의 표현이다.

전시는 ‘까치’, ‘나무’, ‘해와 달’, ‘가족’ 등 제한된 몇 가지 소재들을 반복해서 그린 장욱진의 작품 세계를 네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그 중 한 주제인 '진眞.진眞.묘妙’는 아내 이순경 여사의 법명(法名)이자, 그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보살상을 의미한다. 아내와 자식들을 가족보다도 더 귀하게 여기고, 동물들도 인연(因緣)으로 존중하며, 그림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려고 했던 장욱진의 가족 사랑은 전시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추석 연휴동안 가족들과 함께 고궁 전시장에 방문하여 모더니스트 장욱진의 소박하고 꾸밈 없는 가족 사랑을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누구보다도 나의 가족을 사랑한다. 그 사랑이 그림을 통해 서로 이해된다는 사실이 다른 이들과 다를 뿐이다.” 장욱진 (1974년 9월 샘터)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마을'(1954) 작품. 장욱진의 일화 관련하여 제자 조영동(趙榮東, 1933-2022)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1955년 가을, 조영동이 장욱진의 기침을 걱정하여 시골집에서 약병아리 한 마리와 건삼을 얻어와 장욱진에게 준 일이 있었다. 다음 해 봄에 그가 인사차 들렀더니 장욱진이 그 병아리를 약으로 쓰기는커녕 집까지 만들어 주고 잘 키워 그 닭이 낳은 첫 알을 그에게 건넸다고 한다. 1954년의 작품인 '마을'에서 부부와 아이, 새끼들과 함께인 돼지와 닭, 그리고 소, 까치, 개 등이 모두 따사로운 정원에서 한 가족처럼 묘사된 것은 이러한 일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장욱진이 드러내놓고 신앙생활을 한 것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직간접적으로 접해왔던 불교의 영향이 적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구추봉도'(혼인앨범 표지, 1941) 작품. 장욱진은 일본 도쿄의 제국미술학교 재학 중이던 1941년 4월에 3살 연하인 이순경(1920-2022)과 결혼한다. 결혼앨범 표지에 궁중용 자수 베갯모에 자주 등장하는 무늬 그림인 구추봉도(九雛鳳圖)를 포스터 물감으로 그렸다. 일반적인 민수용民需用에서 등장하는 여섯 마리보다많은 아홉 마리의 새끼 봉황을 그렸는데, 사각형의 궁중용과 다르게 모서리를 둥글게 구성했다. 화면 하단에도 바위 대신 거북이를 그려 넣어 화목과 다산의 상징에 장생長生의 길상성을 강화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족도'(1972) 작품. 화가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밖을 내다보는 장면을 표현한 이 작품은 옆에 전시된 1955년작 '가족'이 그리워 거의 유사한 구도와 색조, 모티프를 사용해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화가의 작품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집은 1951년 전쟁을 피해 고향인 충남 연기군에 피란해 있을 때 처음 그려진 이후 덕소 시기(1963-75)에 자주 그려진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살고 싶은 소망이 두터운 질감과 함께 표현되어 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아기'(1983) 작품은 화면 가득 둥근 얼굴의 건강한 사내아이가 화면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으며, 양 옆으로 두 나무와 뒤쪽에 그려진 마을이 정확한 대칭 구도로 그려졌다. 이 그림은 절대적인 생명력과 건강한 아이의 장래를 염원하는 기복적 성격이 담긴 작품이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소와 돼지'(1977). 장욱진의 그림에는 일찍부터 한 울타리 안에 사람과 소, 돼지, 닭 등이 정겹게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눈동자를 강조한 통통한 애호박 같은 독특한 돼지의 형상과 어눌한 표정의 네모난 엉덩이를 가진 소가 반복적으로 표현된다. 장욱진은 제자가 건강을 염려하며 건넨 약병아리를 닭으로 잘 키워 제자에게 닭이 낳은 달걀을 되돌려 줄 만큼 동물을 좋아하며 한 가족으로 대했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족'(1979) 작품. 첫째 아들을 하늘로 보낸 해에 그린 그림이다. 화면 네 귀퉁이에 정자와 원두막, 해와 달을 그리고, 그 가운데에 다시 둥근 구획을 주어 한 가족을 담아냈다. 옷을 입고 있지 않은 가족을 그림으로써 '자연'으로서 가족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앞쪽에 어슬렁거리는 강아지 역시 한 가족일 것이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족'(1981) 작품에서 화가의 모습은 발밑의 나무가 왜소해 보일 만큼 거대한 크기로 화면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뒷짐을 진 채 아래에 있는 화가의 부인을 곁눈질하는 표정이 다소 익살스럽다. 나무의 크기를 압도할 정도로 화가의 모습이 크게 그려진 모습은 이 작품 외에는 찾기 어렵다. 이에 대해 화가의 부인은 ‘이 무렵부터 화가가 조금씩 당당해졌다.’고 회상했고, 장욱진 스스로도 ‘덕소 시절까지 진 빚을 수안보에서 처음 갚았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잊고 당당해진 화가의 모습이 과장된 크기의 대비로 유머러스하게 표현된 작품이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가족'(1976) 작품. 원형으로 구획한 공간 안에 부부와 아이들을 그린 ‘가족’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장욱진의 일반적인 ‘가족도’ 형식에서 벗어나 있는데, 가족들이 모두 집 안에 있는 모습이나 생략된 선과 단순한 형태의 조형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작품 속 가족은 야외를 배경으로 마치 기념 사진을 찍듯 정면을 응시하고 있으며, 인물들, 특히 부부에 대한 묘사가 비교적 상세하다. 전반적으로 밝은 색조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12년간의 덕소 생활을 청산하고 가족이 있는 서울 명륜동 집에 살면서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여유로움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진진묘'(1970) 작품. ‘진진묘’는 이순경 여사의 법명(法名)으로, 장욱진이 직접 제목을 붙인 작품이다. 장욱진은 명륜동 집에서 기도하던 여사의 모습을 지켜보다 ‘화상(畵想)’이 떴다며 갑자기 덕소 화실로 향했고, 그 추운 곳에서 일주일간 오직 제작에만 몰두했다. 작품을 완성한 장욱진은 그 길로 부인에게 달려와 득의(得意)의 작품이라며 그림을 건네고 한동안 심하게 앓았다고 한다. 이 드라마틱한 일화를 지닌 '진진묘'는 장욱진의 첫 불교 관련 작품으로, 단순히 기도하는 부인을 그린 초상화의 성격뿐만 아니라 불보살상을 떠올리게 하는 종교성이 짙은 그림이다.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3.09.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진진묘'(1970) 작품. ‘진진묘’는 이순경 여사의 법명(法名)으로, 장욱진이 직접 제목을 붙인 작품이다. 장욱진은 명륜동 집에서 기도하던 여사의 모습을 지켜보다 ‘화상(畵想)’이 떴다며 갑자기 덕소 화실로 향했고, 그 추운 곳에서 일주일간 오직 제작에만 몰두했다. 작품을 완성한 장욱진은 그 길로 부인에게 달려와 득의(得意)의 작품이라며 그림을 건네고 한동안 심하게 앓았다고 한다. 이 드라마틱한 일화를 지닌 '진진묘'는 장욱진의 첫 불교 관련 작품으로, 단순히 기도하는 부인을 그린 초상화의 성격뿐만 아니라 불보살상을 떠올리게 하는 종교성이 짙은 그림이다. 2023.09.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자화상'(1951) 작품. 6.25전쟁 이후 임시수도인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하던 장욱진이 종군화가로 복무 중에 잠시 고향인 충남 연기군(지금의 세종시)에서 머물던 시기 그린 작품이다. 그는 이 시기 방황에서 잠시 안정을 찾으니 작품 의욕이 솟아 “미친 듯이 그리고 또 그렸다”고 전한다. 한 뼘 크기의 작은 종이 위에 유화 물감으로 그려진 '자화상'은 누렇게 황금 물결을 이룬 벼 이삭과 기찻길처럼 하염없이 펼쳐진 붉은 황토색의 논두렁 사이로 콧수염을 기른 모던한 모습의 장욱진이 걸어오고 있다. 결혼식 때 입은 하이칼라 프록코트 차림으로 귀향 중인 그를 따라 동네를 서성이던 검둥개와 새들이 뒤따른다. 노년기에 등장하는 서너 마리가 일렬로 줄지어 나는 새들의 비행 도상도 이 작품에 처음 등장한다. 2023.09.29.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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